그림책과 백과사전에 이르기까지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분야의 교양서를 쓰는 영국 최고의 논픽션 전문 작가입니다. 현재 도서 편집자이자 발행인으로도 일하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지금 당장 시작해!》 《사춘기 성장 비밀》 《친구야, 어떻게 과학을 그렇게 잘 아니?》 《친구야! 어떻게 자연을 그렇게 잘 아니?》 등이 있습니다.
역자 : 정여진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라디오국 작가, 잡지 편집기자, 출판사 교열자로 수년간 일하였습니다. 문학, 인문, 사회 전반에 관심이 많으며,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입니다.
감수 : 양현아
서울대학교에서 사회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뉴스쿨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자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으로, 여성주의 법학과 법사회학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태아를 둘러싼 주요 쟁점 태아의 성장을 고의적으로 멈추게 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나쁜 것일까요? 낙태는 법으로 규제해야 하는 걸까요?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해 사람들은 대부분 뚜렷한 자신의 의견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간단하게 생각할 문제는 결코 아니지요. 예를 들어 낙태를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때로는 낙태의 필요성을 인정합니다. 마찬가지로 낙태를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낙태를 언제나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낙태를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법에 들어가는 내용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을 달리하지요.
나라마다 다른 낙태법 어떤 형태의 낙태라도 모두 법의 대상이 되며, 낙태법은 나라마다 다릅니다. 낙태를 범죄로 규정하는 나라도 있고, 언제 어떤 상황에서 낙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범위에 제한을 두는 나라도 있지요.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법은 그 나라의 전통적, 사회적, 도덕적 가치를 반영하고 또 강화합니다. 낙태법의 경우에는 특히 더 그렇지요. 하지만 낙태법도 다른 법과 마찬가지로 여론이나 운동 단체, 각종 기관의 압력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또 판사가 특정 사건에 내리는 판결이나 나라 전체의 인식 변화로 바뀌기도 하지요.
선진국과 개발 도상국 간 빈부의 차이 영국에서는 의료 보장 제도를 통해 낙태 수술을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대부분 주에서는 낙태 수술비를 개인이 부담해야 하지요. 하지만 수술 비용을 정부가 부담하든 개인이 부담하든, 선진국에서는 제대로 된 수술 기구를 갖춘 청결한 곳에서 훌륭한 의료진에 의해 수술이 안전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요. 반면에 개발 도상국에서는 상황이 다릅니다. 개발 도상국에는 안전하게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은 물론 수술 기구와 숙련된 의료진마저 부족한 실정이에요. 심지어 합법적인 낙태 비용도 매우 비싸서 대부분의 여성들이 수술비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이지요.
여성의 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국립 병원이나 진료소에서 합법적으로 낙태 수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낙태 수술로 일어나는 2차 피해 발생률에 대해 끊임없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낙태를 불법화한다고 해서 여성들이 낙태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해요. 오히려 여성들이 안전하게 낙태 수술을 받지 못하면서 엄청난 비용까지 지불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수술이 잘못되었을 때조차도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어 여성들의 건강을 더욱 해치게 된다고 주장하지요.
권리와 의무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말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관계가 임신을 유발할 수 있고, 피임한 경우에도 자칫 임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이상, 우리는 행동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게 아닐까요? 낙태 반대자들은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그들은 태아가 스스로의 선택으로 생겨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태아가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기 때문에 태아의 생명권이 엄마의 권리보다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또한 그들은 성관계에 뒤따를 임신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면 여성들이 성관계를 피해야 한다고 주장하지요. 아니면 피임이 실패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확실하게 피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여성의 권리 낙태에 대한 견해는 여권 운동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립니다. 어떤 운동가들은 여성의 가장 필수적인 권리 중 하나가 자신의 신체와 삶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이며, 이 권리를 행사하는 방법 중 하나가 낙태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모든 피임법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와 함께 여성이 만약 아이를 낳겠다고 결심했을 경우에, 믿을 수 있는 보육 지원과 일할 기회를 얻을 권리 역시 낙태할 권리와 똑같이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