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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키스 (상)

죽음의 키스 (상)

한대희 | 초록배매직스 | 2000년 08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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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19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4671010
ISBN10 89846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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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한대희
장편 추리소설 『화려한 정사』로 제4회 한국추리문학 신인상 수상. 작품으로는 『녹색 신기루』『불타는 욕망』『수출 살인』『화려한 정사』『천사의 반란』『쿨러』등이 있다. 현재 국제펜클럽 회원, 한국추리문학작가협회 회원으로 사회참여 문학에의 다양한 욕구를 보이고 있으며, 강렬한 터치의 사회파 추리소설을 발표하여 추리문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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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산다는 게 뭔지, 아직 총각인 그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문제인지도 모르겠지만, 그가 수신 채널을 체크할 때 들려 오는 건 늘 이따위 시시껄렁한 잡담뿐이었다. 비싼 시외전화료를 지불하면서 좀 더 건설적인 이야기를 하면 어디가 덧나는 건지, 혹시나 하는 기대는 언제나 역시 하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그는 다시 한 번 옆 채널에 잭을 꽂았다.

"아멘이 노하시도다!"

순간, 귀청을 대리는 음산한 목소리에 윤박로의 몸이 움찔 굳고 말았다.

"신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카랑카랑한 톤의 비교적 젊은 목소리가 그의 말을 받았다.

"장소는 비치사이드 호텔 205호실이다."

"즉각 거행하겠습니다."

그리고 통화 램프가 꺼졌다. 음산한 목소리와 카랑카랑한 목소리도 함께 사라졌다. 이어서 여자의 낄낄거리는 웃음소리가 전화 회선을 타고 새롭게 끼어들었다. 윤박로는 귀에서 이어폰을 떼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로테스크한 목소리의 충격적인 여운이 아직도 귓가를 맴돌고 있는 듯한 느낌이 그의 정신을 온통 사로잡았다.

'도대체 무슨 뜻일까?'

홍두깨 같은 선문답은 도무지 얼떨떨하기만 할 따름이었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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