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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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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11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153*224*20mm
ISBN13 9791131262924
ISBN10 113126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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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선주 프레스턴이군요. 이쪽은 항해사 윌슨, 당신은 페이지 선장이고.”
이양인들은 한민권의 말에 깜짝 놀랐다. 조선인이 유창한 미국식 영어를 구사하는 데다가, 소개하지도 않은 자신들의 이름까지 알고 있다. 놀라기는 이현익도 마찬가지였다.
“저는 대조선군 육군 중위, 한민권이라고 합니다.”
한민권은 자신과 이승민, 빈기준을 모두 육군 중위로 소개했다. 부사정의 지위가 대략 그쯤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당신은 못 보던 군복과 직위를 갖고 있군요.”
선장이 물었다.
“곧 군제 개편이 있을 예정입니다. 이 옷은 신군대가 입을 군복이고요.”
선주 프레스턴과 선장 페이지는 지금까지 만난 조선인들과는 다르게 당당한 한민권이 맘에 들지 않았다.
“지금 당신들의 행동은 국제법에도 어긋납니다. 오늘 배를 물리지 않는다면 당신들의 불법적인 행동에 대하여 중국에 있는 당신들 미국과 영국의 영사관에 이 사실을 통보하고 공식적으로 항의하겠습니다.”
한민권이 영사관에 공식 항의한다는 말에 이 이양인들은 당황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곧 프레스턴이 큰 소리로 웃으면서 말했다.
“하하하, 어떤 식으로 공식 항의를 하시게요? 북경까지 서한을 보내려면 수개월이 보낼 텐데요.”
“여기 바로 앞이 산둥입니다. 말로 달려 반나절 걸리지요. 산둥에서 북경까지는 전신케이블이 깔려 있습니다. 맘만 먹으면 오늘에라도 당장 이 사실을 귀측의 영사에 알릴 수 있습니다.”
한민권의 말에 이양인들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또한 조선의 신문물에 대해서 이렇게 자세히 알고 있는 인물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
“그대의 나라는 청국의 속국이 아니오? 공식적으로 영사관에 이의를 제기할 형편이 아닐 텐데요?”
“뭔가 잘못 알고 계시는군요. 우리가 청국의 속국이라면 먼저 그 근거를 제시해 주시죠. 설사 속국이라고 하더라도 독립국가가 아니라는 뜻은 아니지 않습니까. 정치 문화적으로 예속이 되어 있다는 의미이지.”
한민권의 청산유수와 같은 말에 이양인들은 할 말을 잃었다.
이현익은 무슨 대화를 하는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으나 분위기를 봐서 저 이양인 놈들이 이 한양에서 온 기이한 양반들한테 몰리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감지하고 있었다.
‘역시 조정에서 그냥 보낸 인물이 아니구나!’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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