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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처갓집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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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0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132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9222274
ISBN10 89392222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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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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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가 꼽은 김명국의 시


새끼 낳는 저녁

사료를 한 바가지 부어줘도 잘 먹질 않는다
구유통 여물도 씹을 생각을 않는다
가만히 뒤로 빠져 한적한 구석에
털썩 주저앉아버린다

소골댁네 수박밭에서 이른 가을무를 심으려고
꼬득꼬득, 마른 수박 줄기 모아 태우는 연기
축사 쪽으로 불어오는데
매워도 그 냄새 그다지 싫지만은 않은지
눈을 크게 치떴다가 깜박거리기도 하면서
출산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징후,
끈끈한 액이 내비치기도 하면서 숨 몰아쉬며
소는 조용히 예정일보다 일찍 찾은 진통을 견디고 있다

소 새끼 낳으려나 보다고,
축사의 젊은 주인은 송아지 한 마리를 얻을 기쁨에
마른 짚도 한쪽에 미리 깔아주고
기우뚱 다리가 틀어진 오래된 의자 딛고 올라가
보름달 같은,
등 나간 소켓에 촉수 낮은
새 알전구를 갈아 끼우고 있다


대숲이 있는 작은 마을

시리도록 투명한 햇살이다
눈길 닿는 곳마다 깨진 사금파리들이
은빛 언어가 되고
아침 해가 떠서 저녁 해가 질 때까지
강물은 잔잔하다
아침 마당에 빨랫줄처럼
늘어진 햇살을 칭칭 감아올리던
나팔꽃 눈들이 보랏빛 물방울을 터뜨려놓았다
풀 끝에 이슬을 손톱으로 톡톡 건드려
밤새 오므렸던 채송화 꽃송이를 부끄럽게 벌리면서
고요한 하루가 시작된다
봉숭아꽃들이 줄을 지어 늘어선 마당 한 귀퉁이
민들레가 피었던 산 밑 방죽에서부터
들판 안개가 살며시 밀려난다
나는 깊은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곤 한다
울창한 수목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숲 오솔길
잎이 푸른 한 그루 상수리나무가 되고픈 시절이 있었다
가지를 떠난 새들이 어디론가 휙 날아갔다 날아오기도 하면서
풍성한 아침 햇살을 풀어놓은 채
개울물이 낮은 돌 그림자를 건드려
작은 여울을 이루는 것을 보았다
물 흐름 소리가 좋아,
조용히 지느러미를 너울거리며
고기 떼가 납작한 돌 틈 나뭇잎 사이로
날래게 몸을 감춰 숨어드는 것을 보았다
나는 고요한 강 언덕까지 나가본다
나무 등짐 하나 가득 지고
노루목께를 내려오는 산나무꾼처럼
털끝에 이슬이 묻은, 검은 까마귀 떼 깃털이 떨어져 있는 외길목
당산나무 그림자에 탑처럼 선다
줍지 않은 논바닥 진흙땅에 박힌 이삭과도 같이
하늘 우물에 빠뜨린 눈썹 몇 개쯤 아득히 잊고
갈수록 빛이 나는 저 억새풀밭에 억새꽃이라든가
갈대가 바람에 몸을 꺾는 들판
후두두 잎 턴 싸리나무가 기러기 울음에 젖을 때
마음의 장작에 불씨 몇 줌 꺼내 노을을 지피고
감나무, 그 붉디붉은 전설이 까치밥으로 영근 대숲 마을에서
나는 동면하는 산짐승마냥 긴 겨울을 나고
이른 봄 햇살로 다시 태어나리라


꽃밭 근무

길기도 길다만, 일 년 반 탈 없이 다니던 직장을 버리니
어머니 걱정하시다
형광등 쓰고 살다가 도로 호롱불 켜고 저녁밥 지어 먹는 일처럼
마음까지 다 일시에 적막강산, 가난해지는가 싶더라
좀 참고 머리 조아리고 더 다니지 그랬니?
사표 쓰고 집에 돌아온 날
밖에는 비까지 내려, 절로 술 생각나더라
아무거나 하겠다고 큰소리로 까불기는 했다만
어디 비빌 언덕이 있나,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겠더라
그냥 말없이 내리는 봄비라면 모를 텐데,
보리밭에서 어서 일어나라고 청보리 몸도 씻겨주고
버드나무 나긋나긋한 허리도 만져주며
여기다가 둥지라도 트는 게 어때, 우리
속도 없이 내리는 봄비라면 좋았을 텐데
아무렇지도 않게 왔다가 지척이 훤해지게
언제쯤 내 인생에도 봄꽃 켜지는 거야?
부족했던 잠 몰아서 한꺼번에 죽어라 자고
오늘은, 느지막이 아침 먹고는 가고 싶은 곳으로 출근하는 날
들에 새로 들어온 신입에게 인사 건네는 꽃들,
벌써 몇몇은 눈으로 점찍어두는 걸 게다
오늘부터 나는 꽃밭에서 근무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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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국의 첫 시집은 베트남에서 시집온 아내의 친정 동네에 대한 지극한 풍물지이다. 그는 백석의 「가즈랑집」풍으로, 왕겨 타는 냄새와 물웅덩이 화장실, 특별한 날에만 신는 운동화를 모셔둔 채 맨발로 뛰는 아이들이 있고, 마당엔 돼지와 오리 떼, 도마뱀들이 수시로 출몰하는 처갓집을 안간힘으로 관찰한다. 쌀국수와 망고, 짜우라는 물소와 전통 떡 반뗏 등 이국의 허름한 풍물에 대한 장황하기까지 한 집착이 일견 생급스럽기도 하지만 문명과 시류 이전의 사람살이의 진정에 긴절해서일까. 우리나라의 육칠십 년대쯤으로나 가름될 그런 ‘구닥다리 풍경’의 파노라마에 첫 시집을 온통 할애해버린 시인의 미감은, 아마도 ‘대숲이 있는 작은 마을’에 김명인 시인의 「너와집 한 채」와도 같은 「굴뚝집」 한 채를 짓고 싶은 마음에 근거할 터. 논과 텃밭 조금, 초가지붕과 낡은 자전거 한 대, 굴뚝의 참새 소리에 눈뜨는 아침과 시로 맑아지는 점심때가 있고, 저녁이면 마루에 등을 거는 집에서 “남은 생은 그렇게 작고 하찮은 일에/다 써버린대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삶을 도모하는 시인의 반문명, 반자본적 궁리에 대고 나는 도대체 무어라고 훈수를 둘 수 있으랴.


고재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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