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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킹 라이프 Shocking Life

쇼킹 라이프 Shocking Life

: 샤넬이 질투한 그녀, 스키아파렐리의 파격적인 패션과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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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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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11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453쪽 | 694g | 145*210*25mm
ISBN13 9788952772190
ISBN10 8952772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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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엘사 스키아파렐리
1920년대와 193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은 패션 디자이너. 처음으로 숄더 패드와 애니멀 프린트를 사용했고, 쇼킹핑크 컬러를 만들었다. 이브닝드레스에 지퍼를 달고, 독특한 모양의 단추를 사용했으며, 눈속임 기법(트롱프뢰유)의 스웨터를 만드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를 패션에 접목시켰다. 또한 장 콕토, 알베르토 자코메티, 살바도르 달리 등의 예술가들과 함께 작업했다. 특히 달리와 함께 만든 랍스터 드레스는 초현실주의 예술을 패션에 접목시킨 매우 탁월한 작업으로 손꼽힌다. 스키아파렐리는 그녀의 도발적이고도 우아한 드레스를 멋지게 소화해준 영화배우 캐서린 헵번과 마를렌 디트리히를 포함한 다양한 고객들을 갖고 있었다. 그녀는 에이미 존슨의 케이프타운행 첫 단독비행 조종사복과, 영국 윔블던 경기장을 분노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테니스 선수 릴리 알바레즈의 치마바지를 만들었다. 매 웨스트 주연의 <모든 날이 휴일이다>와, <물랑루즈> 등 30여 편의 영화에 의상 담당으로도 참여했다. 이 책은 쥐들이 뒤끓는 아파트 한편에서 시작해 일약 스타가 된 디자이너의 삶을 매혹적으로 조명해낸 자서전이다.>
역자 : 김홍기
국내 패션 큐레이터 1호로서 현대미술과 패션을 결합한 독창적인 저술 작업을 왕성하게 이끌고 있다. 문화 매거진 <브뤼트>, 패션 매거진 에 칼럼을 썼으며, 각종 기업 강의 및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 등의 방송에 출연하여 보석과 명품, 패션의 깊고 다양한 의미들을 대중과 소통해왔다. 이외에도 다양한 패션 관련 전시와 기획에 참여했다. 지은 책으로 《댄디, 오늘을 살다》, 《샤넬, 미술관에 가다》, 《K Fashion-Wearing a New Future》, 《하하 미술관》이 있으며, 《알렉산더 매퀸 : 이 시대의 천재》에 심도 깊은 해제를 썼다. 옮긴 책으로 《패션디자인 스쿨》, 《패션 디자이너로 살아남기》, 《불멸의 보석》, 《신발 디자인 교과서》, 《패션 색채 예측》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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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아파렐리, 그녀에 관해선 소문으로 들어 알고 있다. 나는 거울 속에 비친 그녀를 보았을 뿐이다. 그녀는 내게 5차원의 존재다.
그녀는 변덕이 죽 끓듯 하면서도, 속을 들여다보면 마음 한편을 달래주는 편안함도 있다. 대책 없는 게으름병 환자지만 일만큼은 열정 그 자체다. 그녀의 웃음과 눈물은 롤러코스터를 타듯 극단을 달린다. 일을 할 때면 그녀는 한없이 유쾌한 존재가 된다. 절망으로부터 무한 상승하며 천국의 기쁨을 맛본다. 그녀는 관대하면서도 인색하다. 핸드백에 있는 손수건을 내어주는 건 죽어라 싫어해도,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는 건 즐기기 때문이다.
--- p.005

폴 푸아레Paul Poiret를 만난 것은 바로 그 당시였다. 나는 그를 대단히 존경했으며 당대 최고의 예술가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나는 부유한 미국인 친구와 함께 생토노레Saint-Honore 거리에 위치한, 색으로 가득 차 있는 폴 푸아레의 작은 하우스에 찾아갔다. 내 생애 최초의 의상실maison de couture 방문이었다. 내 친구가 멋진 드레스를 고르는 동안, 나는 약간 미친 사람처럼 주변을 둘러보았다. 조용히 옷을 입어보았는데 그 순간 나는 너무 좋아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도 잊어버렸다. 그리고 너무 무례하지는 않게 거울 앞을 걸어보았다. 나는 오늘날 만들었다 해도 손색이 없는 품이 크고 넉넉한 코트를 입어보았다. 정말 좋은 옷은 절대 유행을 타지 않는다. 그 코트는 강렬하고 커다란 스트라이프가 있는 블랙 벨벳 커버로 만들어졌는데 밝은 파랑색의 크레이프 드 신으로 안감을 대었다. 정말로 아름다웠다.
“그 코트 구입하시는 게 어때요? 당신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아요.”
푸아레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때 각자의 개성이 서로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느꼈다. “저는 살 수가 없어요. 너무 비싸서 언제 입어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돈 걱정은 하지 마세요. 당신은 마음껏 마음에 드는 옷을 입을 수 있어요.” 푸아레가 말했다.
그는 멋지게 인사를 하고 나에게 그 코트를 주었다
--- p.63

나는 목 주변에 두르는 스카프처럼, 스웨터 앞쪽에 커다란 나비 리본을 그렸다. 그것은 선사시대에 어린이가 그린 원시적인 그림과 같았다. 나는 “검은색 바탕에 리본은 흰색이어야 해요. 그 아래는 흰색으로 할 거예요”라고 그들에게 주문했다. 그들은 정신 나간 아이디어에 결코 동요되지 않으면서도 내가 주문한 것을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실제로 이것은 사람들이 항상 나의 아이디어를 열심히 따라주고, 논의 없이도 내가 그들에게 말한 것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발견한 계기가 되었다.
첫 번째 스웨터는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 옷은 한쪽으로 치우치게 만들어졌고 매력적인 옷도 아니었다. 아마 고고에겐 잘 맞았을 수도 있었겠다. 두 번째로 만든 스웨터는 좀 나았다. 세 번째는 인기몰이를 할 것 같았다.
남을 의식하기보다 과감하게 나 자신의 매력을 확신하며 그 옷 을 점심식사 자리에 입고 나갔다. 그리고 그것은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당시 여성들은 스웨터에 매우 열광했다. 샤넬Chanel은 몇 년 동안 기계로 짠 니트 드레스와 점퍼를 만들었는데 내가 입은 것은 달랐다. 모든 여자들이 즉시 내가 만든 스웨터를 갖고 싶어 했다.
--- pp.95~96

스키아파렐리는 진심을 다해 패션 사업을 시작했다. 패션은 더 이상 재미로 하는 장난이 아니었다. 그녀는 어깨를 똑바로 펴고 도전했다.
“멈추고, 보고, 들어라”가 그해의 주제였다.
스키아파렐리는 일반인들과는 동떨어진 자신만의 환상 속으로 들어갔고 상상의 불꽃을 한꺼번에 터뜨렸다. 상상력과 독창성이 물밀 듯 터져 나왔다. 그녀는 사람들의 반응뿐만 아니라 실용성에 대해서도 완벽할 정도로 무관심했다. 그녀는 오직 절대적인 표현의 자유와 대담한 접근법을 추구했으며 두려움이 없었다. 그리하여 이 해에만 이브닝용 트위드 재킷, 자물쇠가 달린 정장, 이브닝 레인코트, 자수가 놓인 사리, 유리 드레스, 그리고 다음 프랑스 평가절하를 조롱하기 위해 금화와 프랑스 루이 왕이 새겨진 단추를 탄생시켰다. 당시 유명한 패션 리더였던 해리슨 윌리엄스 부인은 핑크색 동백꽃 장식이 달린 핑크색 유리 드레스를 구매했는데, 그 옷을 입었을 때 그녀는 천상의 모습 그 자체였다.
언론의 논평이 이어졌다.
“어휘의 위기를 가져온 스키아파렐리 컬렉션.
파리의 패션이 왕족과 공화주의에 영향을 미치다.”
--- pp.142~143

내 눈앞에 어떤 색이 반짝였다. 밝고, 불가능하고, 뻔뻔하고, 어울리고, 생기를 주는, 세상의 모든 빛과 새와 물고기들이 함께 어우러진 것 같은, 중국과 페루의 색이면서 서양의 색이 아닌 충격적인 색. 순수하고 오염되지 않은 색이었다. 그래서 나는 향수를 ‘쇼킹Shocking’이라고 불렀다. 프레젠테이션은 파격적이고 액세서리와 드레스 대부분도 파격적일 것이다. 이 결정에 친구들과 운영진 모두 당황했던 거 같다. 그들은 나더러 미쳤다고 하며, 그 색은 ‘검둥이 핑크’이기 때문에 아무도 그것을 원하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뭐? 흑인들도 때로는 맵시가 좋아.”
성공이었다. 그것도 엄청나고 즉각적이었다. 향수는 어떤 형태의 광고도 없이 선두의 자리에 올랐고, ‘쇼킹’ 컬러는 그 자체로 영원히 클래식이 되었다.
심지어 달리조차 거대한 곰인형을 쇼킹핑크로 염색했고 곰인형의 배에 서랍을 만들어 넣었다. 이 곰인형은 데이비드 카퍼필드처럼 생긴 영국 괴짜 에드워드 제임스가 달리에게 준 것이다. 베티나는 부티크에 놓기 위해 곰인형을 빌려왔고 인형에 보라색 새틴 코트를 입히고 보석으로 치장했다.
스키아파렐리는 ‘쇼킹’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
달리는 단골 고객이었다. 우리는 그의 유명한 그림들 중 하나에서 영감을 얻어 여러 개의 서랍이 달린 코트를 함께 고안했다. 쇼킹 컬러의 벨벳으로 힐을 만들어 구두 형태로 만든 검정색 모자는 또 하나의 혁신이었다. 당시 친구들에게 ‘데이지’라고 불리던 레기날드 펠로우Reginald Fellowers는 가장 인기 있는 패셔니스타였다. 그녀는 시대의 우아함을 몸으로 담아냈고 과감하게 달리와 우리가 만든 옷을 입을 용기를 갖고 있었다.
--- p.196-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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