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가 그러시는데 그 도깨비가 우리 학교를 지켜준대나 봐." "무슨 증거라도 있니?" "지난번 2층에서 슈퍼맨 흉내내고 떨어진 일학년 배기호라는 아이 있었잖아." "그 애가 어떻게 됐는데?" "말짱했잖니." "얘, 썰렁한 얘기 좀 그만해라. 무서워서 화장실에도 못 가겠다. 아휴, 그런데 정말 쉬가 마렵네." 잔뜩 겁먹은 얼굴로 바지춤을 움켜쥐고 서 있는 아이를 보자 도깨비 차오는 웃음이 터져나왔어요. 그렇다고 큰 소리로 웃을 수도 없잖아요. 아이들은 놀라 줄행랑을 치고 학교에 오려 하지도 않을 거예요. 그러니 조심조심. 사실 조금 전 아이들이 말한 배기호라는 아이 얘기를 좀 할게요. 그 아이는 슈퍼맨 비디오를 너무 많이 봤나 바요. 그날 정말 빨간 보자기를 둘러메고 교실 창문틀로 올라섰어요. 그리고 보자기를 활짝 펼치는가 했더니 그만 떨어지고 말았지요. 순간이었어요. 반 친구들이 소리지를 사이도 없이 떨어진 거죠. 그 아이는 정말 도깨비 차오가 아니었다면 아마 살아나기 힘들었을 거예요. 도깨비 차오가 살짝 받아 내려놓았거든요.
그것도 모르고 기호는 정말 슈퍼맨인 양 아무렇지도 않게 툴툴 털고 일어났어요. 그리고 아주 즐거워하며 교실로 들어오자 반 친구들은 모두 할 말을 잃었지 뭐예요. 그 무서운 호랑이선생님이 너무 놀라 주저앉아 버릴 정도였어요. 사실 그 무서운 호랑이선생님이 몹시 겁이 났었나 봐요. 그런 선생님을 보자 기호는 신이 나서 또다시 창문틀로 올라서고 있었지요. 또 한번 날아보고 싶어서였어요. '슈퍼맨!'을 외치며 기호의 빨간 보자기가 펼쳐지려는 순간이었어요. "배기호, 요녀석! 죽고 싶니?" 호랑이선생님의 커다란 손이 기호의 빨간 보자기를 움켜잡았지요. 선생님은 화가 너무 많이 나 있었어요. 그날 기호는 책상 위에 올라가 무릎을 꿇고 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지요. 호랑이선생님은 아이들의 안전을 생각해야 하니 공부도 공부지만 말썽꾸러기들이 언제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몰라 늘 마음이 조마조마하지요. 그러니 늘 조심조심! 교실 안에서만 와글와글 모아 놓고 공부를 시킬 수밖에요.
선생님이라고 왜 답답하지 않겠어요. 위험하지 않다면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밖으로 나가 공부를 하고 싶답니다. 이 좁은 교실은 너무나 답답했어요. 그러나 그렇게 할 수가 없잖아요.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나. 아휴,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팠어요. 그러니 교실 안에서 소리소리 질러가며 늘 주의를 줄 수밖에요. 그러다 보니 별명이 호랑이선생님이 되었지 뭐예요. 선생님이라고 왜 그런 별명이 갖고 싶었겠어요. 차오는 그런 선생님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요. 저거 보세요. 책상 위에 올라가 벌 받는 배기호의 엉덩이 아래로 뭐가 흘러내리네요. 쉬를 했나 봐요. 아이들이 키득거리고 있잖아요. 호랑이선생님의 이마에 벌써 시냇물이 흐르고 있어요. 두엄 썩는 한숨 소리가 머리 위로 피어오르고 흰머리도 희끗희끗 보이는군요. 차오는 가만 있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기호의 책상 위로 흘러내리는 것에 아주 특별한 날에만 쓰는 약을 조금 흘려 넣었죠. 금방 지릿한 냄새가 상큼한 풀향기로 변했어요.
기호의 책상 위에 풀이 돋고 있군요. 푸릇푸릇한 풀이 스멀스멀 돋아나기 시작했어요. 풀만 돋아나면 안 되겠죠. 차오는 교실에 있는 모든 책상과 의자에 그 약을 뿌렸어요. 그러자 의자의 마른 나무에서 새싹들이 돋아나기 시작했지요. 나무들은 쑥쑥 올라갔어요. 가지도 넌추넌출 뻗어가고 손바닥만한 잎사귀들이 추런추런 매달렸지요. 딱딱한 나무 의자에 앉아 있던 아이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보이네요. 자기도 모르게 나뭇가지 위에 올라앉게 된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야단이 났어요. 어떤 아이들은 무서워 우는군요. 겁이 많은 여자아이들이겠지만, 그중엔 남자아이들도 있답니다. 그러나 금방 좋아질 거예요. 차오가 기분이 좋아지는 약을 조금 뿌렸거든요. 그러자 무서운 마음이 사라졌나 봐요. 질금질금 울던 아이들이 가지 꼭대기에 올라가 있군요. 호랑이선생님은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하고 회초리를 들고 나무 위로 숨어버린 아이들을 부르며 찾느라 진땀을 빼고 있어요. "너희들 빨리 내려오지 못해!"
호랑이선생님은 머리 위에 도깨비뿔이라도 솟아날 것 같은 무서운 표정을 지어 보이며 회초리로 혼내주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죠. 그러나 아이들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어요. "안 되겠다. 다른 방법을 써야지." 호랑이선생님은 특별히 말썽쟁이를 혼내줄 때만 쓰는 커다란 회초리를 들고 와 나무숲에 숨어버린 아이들의 엉덩이를 들쑤실 생각이었어요. "요녀석들 어디로 숨은 게야. 빨리 나오지 못해! 지렁이만 봐도 놀라 소리지르던 녀석들이 겁도 없이 어디 나무 위로 올라가!" 선생님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장대 같은 회초리를 휘두르며 소리질렀어요. 그 소리는 너무 무서웠어요. 진짜 호랑이가 무슨 일인가 하고 달려올 정도였으니까요. 그때였어요. 차오의 신비한 약이 선생님의 회초리를 그냥 두지 않았지요. 약이 닿자마자 선생님의 회초리가 굵직한 나무로 변해 싹이 돋기 시작하는군요. 그리고 가지가 넌출넌출. "어어, 이거 왜 이래!" 굵직한 호랑이선생님의 회초리는 어느새 참나무로 변해 호랑이선생님은 가지 위에 올라앉게 되었지요.
선생님의 예쁘게 차려입은 치마가 바람에 팔랑거리자 선생님은 얼굴이 빨개졌어요. "선생님, 아이스께끼!" 말썽쟁이 배기호의 목소리였어요. 선생님은 치마를 훔쳐 다리 사이에 끼고 더욱 무서운 얼굴로 소리질렀어요. "너희들 빨리 나오지 못해. 혼내줄 테다." 오랫동안 올라와 본 적이 없던 나무 위라 선생님은 조금 겁이 났어요. 그래도 아이들이 놀릴까 봐 안 그런 척했어요. 그래서 차오는 호랑이선생님에게도 기분이 좋아지는 약을 조금 뿌려주기로 했지요. 그 효과는 너무 빨랐어요. 선생님은 기분이 너무 좋아져서 콧노래를 부르지 않으면 안 되었어요. 무서운 마음이 싹 사라졌어요. 그 동안 노래 한번 불러보지 못하고 호랑이처럼 소리만 질러대서 아이들이 얼마나 싫었을까 생각하니 갑자기 부끄러워졌어요. 호랑이선생님은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목청을 돋우어 고운 소리로 노래를 불렀어요. 마음이 환하게 열리는 것 같았어요. 그러자 나무숲으로 숨었던 아이들이 하나 둘 얼굴을 내밀었어요.
휘둥그레진 눈들이 반짝반짝 빛났어요. 물론 호랑이선생님의 환한 얼굴도 빛나고 있었지요. 그때, 말썽쟁이 배기호가 '슈퍼맨!'을 외치며 나무 아래로 내려왔어요. 그러자 선생님도 '원더우먼!'을 외치며 사뿐히 내려왔지요. 원더우먼은 슈퍼맨을 꼭 끌어안았어요. "기호야, 우리 참나무숲을 잘 가꾸어보자꾸나." 기호는 그렇게 맑은 선생님의 목소리를 들은 게 처음이에요. "자, 우리 모두 참나무 숲속에서 공부를 시작해 볼까? 그럼 다시 나무 위로 올라가야겠네. 선생님도 너희들과 눈높이를 맞춰야겠지?" 선생님은 창피하지도 않으신가 봐요. 치마를 입고도 다람쥐처럼 나무에 기어오르시잖아요. 아마 어릴 땐 틀림없는 나무 타기 선수였을 것 같아요. 아이들이 키킥 키드득 웃고 있는데도 들은 척도 안해요. 참나무숲이 된 교실에서 아이들의 글 읽는 소리가 들리는군요. 차오는 마음이 흐뭇해졌어요. 이제부터 아이들은 학교에 도깨비 차오가 정말 살고 있다는 걸 믿게 될 거예요. 도깨비 차오는 또 어떤 말썽쟁이나, 이마에 시냇물 서너줄기를 만들고 있는 호랑이선생님을 찾아가 참나무숲을 만들어주겠죠. 겁이 많아 도깨비가 산다고 학교에 오지 않으려는 아이를 찾아갈지도 모르겠고요.
--- pp.10-17
"우리 엄마가 그러시는데 그 도깨비가 우리 학교를 지켜준대나 봐." "무슨 증거라도 있니?" "지난번 2층에서 슈퍼맨 흉내내고 떨어진 일학년 배기호라는 아이 있었잖아." "그 애가 어떻게 됐는데?" "말짱했잖니." "얘, 썰렁한 얘기 좀 그만해라. 무서워서 화장실에도 못 가겠다. 아휴, 그런데 정말 쉬가 마렵네." 잔뜩 겁먹은 얼굴로 바지춤을 움켜쥐고 서 있는 아이를 보자 도깨비 차오는 웃음이 터져나왔어요. 그렇다고 큰 소리로 웃을 수도 없잖아요. 아이들은 놀라 줄행랑을 치고 학교에 오려 하지도 않을 거예요. 그러니 조심조심. 사실 조금 전 아이들이 말한 배기호라는 아이 얘기를 좀 할게요. 그 아이는 슈퍼맨 비디오를 너무 많이 봤나 바요. 그날 정말 빨간 보자기를 둘러메고 교실 창문틀로 올라섰어요. 그리고 보자기를 활짝 펼치는가 했더니 그만 떨어지고 말았지요. 순간이었어요. 반 친구들이 소리지를 사이도 없이 떨어진 거죠. 그 아이는 정말 도깨비 차오가 아니었다면 아마 살아나기 힘들었을 거예요. 도깨비 차오가 살짝 받아 내려놓았거든요.
그것도 모르고 기호는 정말 슈퍼맨인 양 아무렇지도 않게 툴툴 털고 일어났어요. 그리고 아주 즐거워하며 교실로 들어오자 반 친구들은 모두 할 말을 잃었지 뭐예요. 그 무서운 호랑이선생님이 너무 놀라 주저앉아 버릴 정도였어요. 사실 그 무서운 호랑이선생님이 몹시 겁이 났었나 봐요. 그런 선생님을 보자 기호는 신이 나서 또다시 창문틀로 올라서고 있었지요. 또 한번 날아보고 싶어서였어요. '슈퍼맨!'을 외치며 기호의 빨간 보자기가 펼쳐지려는 순간이었어요. "배기호, 요녀석! 죽고 싶니?" 호랑이선생님의 커다란 손이 기호의 빨간 보자기를 움켜잡았지요. 선생님은 화가 너무 많이 나 있었어요. 그날 기호는 책상 위에 올라가 무릎을 꿇고 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지요. 호랑이선생님은 아이들의 안전을 생각해야 하니 공부도 공부지만 말썽꾸러기들이 언제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몰라 늘 마음이 조마조마하지요. 그러니 늘 조심조심! 교실 안에서만 와글와글 모아 놓고 공부를 시킬 수밖에요.
선생님이라고 왜 답답하지 않겠어요. 위험하지 않다면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밖으로 나가 공부를 하고 싶답니다. 이 좁은 교실은 너무나 답답했어요. 그러나 그렇게 할 수가 없잖아요.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나. 아휴,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팠어요. 그러니 교실 안에서 소리소리 질러가며 늘 주의를 줄 수밖에요. 그러다 보니 별명이 호랑이선생님이 되었지 뭐예요. 선생님이라고 왜 그런 별명이 갖고 싶었겠어요. 차오는 그런 선생님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요. 저거 보세요. 책상 위에 올라가 벌 받는 배기호의 엉덩이 아래로 뭐가 흘러내리네요. 쉬를 했나 봐요. 아이들이 키득거리고 있잖아요. 호랑이선생님의 이마에 벌써 시냇물이 흐르고 있어요. 두엄 썩는 한숨 소리가 머리 위로 피어오르고 흰머리도 희끗희끗 보이는군요. 차오는 가만 있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기호의 책상 위로 흘러내리는 것에 아주 특별한 날에만 쓰는 약을 조금 흘려 넣었죠. 금방 지릿한 냄새가 상큼한 풀향기로 변했어요.
기호의 책상 위에 풀이 돋고 있군요. 푸릇푸릇한 풀이 스멀스멀 돋아나기 시작했어요. 풀만 돋아나면 안 되겠죠. 차오는 교실에 있는 모든 책상과 의자에 그 약을 뿌렸어요. 그러자 의자의 마른 나무에서 새싹들이 돋아나기 시작했지요. 나무들은 쑥쑥 올라갔어요. 가지도 넌추넌출 뻗어가고 손바닥만한 잎사귀들이 추런추런 매달렸지요. 딱딱한 나무 의자에 앉아 있던 아이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보이네요. 자기도 모르게 나뭇가지 위에 올라앉게 된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야단이 났어요. 어떤 아이들은 무서워 우는군요. 겁이 많은 여자아이들이겠지만, 그중엔 남자아이들도 있답니다. 그러나 금방 좋아질 거예요. 차오가 기분이 좋아지는 약을 조금 뿌렸거든요. 그러자 무서운 마음이 사라졌나 봐요. 질금질금 울던 아이들이 가지 꼭대기에 올라가 있군요. 호랑이선생님은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하고 회초리를 들고 나무 위로 숨어버린 아이들을 부르며 찾느라 진땀을 빼고 있어요. "너희들 빨리 내려오지 못해!"
호랑이선생님은 머리 위에 도깨비뿔이라도 솟아날 것 같은 무서운 표정을 지어 보이며 회초리로 혼내주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죠. 그러나 아이들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어요. "안 되겠다. 다른 방법을 써야지." 호랑이선생님은 특별히 말썽쟁이를 혼내줄 때만 쓰는 커다란 회초리를 들고 와 나무숲에 숨어버린 아이들의 엉덩이를 들쑤실 생각이었어요. "요녀석들 어디로 숨은 게야. 빨리 나오지 못해! 지렁이만 봐도 놀라 소리지르던 녀석들이 겁도 없이 어디 나무 위로 올라가!" 선생님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장대 같은 회초리를 휘두르며 소리질렀어요. 그 소리는 너무 무서웠어요. 진짜 호랑이가 무슨 일인가 하고 달려올 정도였으니까요. 그때였어요. 차오의 신비한 약이 선생님의 회초리를 그냥 두지 않았지요. 약이 닿자마자 선생님의 회초리가 굵직한 나무로 변해 싹이 돋기 시작하는군요. 그리고 가지가 넌출넌출. "어어, 이거 왜 이래!" 굵직한 호랑이선생님의 회초리는 어느새 참나무로 변해 호랑이선생님은 가지 위에 올라앉게 되었지요.
선생님의 예쁘게 차려입은 치마가 바람에 팔랑거리자 선생님은 얼굴이 빨개졌어요. "선생님, 아이스께끼!" 말썽쟁이 배기호의 목소리였어요. 선생님은 치마를 훔쳐 다리 사이에 끼고 더욱 무서운 얼굴로 소리질렀어요. "너희들 빨리 나오지 못해. 혼내줄 테다." 오랫동안 올라와 본 적이 없던 나무 위라 선생님은 조금 겁이 났어요. 그래도 아이들이 놀릴까 봐 안 그런 척했어요. 그래서 차오는 호랑이선생님에게도 기분이 좋아지는 약을 조금 뿌려주기로 했지요. 그 효과는 너무 빨랐어요. 선생님은 기분이 너무 좋아져서 콧노래를 부르지 않으면 안 되었어요. 무서운 마음이 싹 사라졌어요. 그 동안 노래 한번 불러보지 못하고 호랑이처럼 소리만 질러대서 아이들이 얼마나 싫었을까 생각하니 갑자기 부끄러워졌어요. 호랑이선생님은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목청을 돋우어 고운 소리로 노래를 불렀어요. 마음이 환하게 열리는 것 같았어요. 그러자 나무숲으로 숨었던 아이들이 하나 둘 얼굴을 내밀었어요.
휘둥그레진 눈들이 반짝반짝 빛났어요. 물론 호랑이선생님의 환한 얼굴도 빛나고 있었지요. 그때, 말썽쟁이 배기호가 '슈퍼맨!'을 외치며 나무 아래로 내려왔어요. 그러자 선생님도 '원더우먼!'을 외치며 사뿐히 내려왔지요. 원더우먼은 슈퍼맨을 꼭 끌어안았어요. "기호야, 우리 참나무숲을 잘 가꾸어보자꾸나." 기호는 그렇게 맑은 선생님의 목소리를 들은 게 처음이에요. "자, 우리 모두 참나무 숲속에서 공부를 시작해 볼까? 그럼 다시 나무 위로 올라가야겠네. 선생님도 너희들과 눈높이를 맞춰야겠지?" 선생님은 창피하지도 않으신가 봐요. 치마를 입고도 다람쥐처럼 나무에 기어오르시잖아요. 아마 어릴 땐 틀림없는 나무 타기 선수였을 것 같아요. 아이들이 키킥 키드득 웃고 있는데도 들은 척도 안해요. 참나무숲이 된 교실에서 아이들의 글 읽는 소리가 들리는군요. 차오는 마음이 흐뭇해졌어요. 이제부터 아이들은 학교에 도깨비 차오가 정말 살고 있다는 걸 믿게 될 거예요. 도깨비 차오는 또 어떤 말썽쟁이나, 이마에 시냇물 서너줄기를 만들고 있는 호랑이선생님을 찾아가 참나무숲을 만들어주겠죠. 겁이 많아 도깨비가 산다고 학교에 오지 않으려는 아이를 찾아갈지도 모르겠고요.
--- pp.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