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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무지개

강철 무지개

: 최인석 장편소설

리뷰 총점8.6 리뷰 14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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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72쪽 | 602g | 150*210*30mm
ISBN13 9788984318540
ISBN10 89843185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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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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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 울트라마켓은 9층 건물 크기의 정연한 기계였고, 그들은 그 속으로 들어가 일부는 잠깐 사이 무엇인가를 소모하고, 혹은 소모당하고 빠져나왔고, 또 다른 일부는 하루 가운데 대부분을 그 가운데에서 소모하고, 또는 소모당하고 빠져나왔다. 소모하는 것은 소모당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소모당하면서 소비한다고 믿었고, 소비하면서 소모당한다고 불평했다. 또는 자랑스러워했다. 섭취와 배설이 살아남기 위해 필수적인 생리적 과정이라면, SS 울트라마켓에서 벌어지는 진지하고 기계적인 행사 역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락시킬 수 없는 사회적?기계적 과정이었다. (13쪽)

카드예요, 현금이에요? 지니가 물었다. 돌연 장난기가 발동한 탓이었다. 자신에게도 낯선 그런 장난기는 적어도 일부는 제임스 탓이었다. 그의 무엇인가가 지니를 자꾸 가볍게, 유쾌하게 만들었다. 제임스의 느린, 무거운 움직임과 반응을 보고 있으면 누군가 자꾸 그녀를 간질이는 것 같았다. 그는 이번에도 지나치게 오래 지니를 쳐다보았다. 낯선 지방의 지도를 읽기 위해 애쓰는 듯한 얼굴이었으나 그 얼굴에 대고 지니는 다시 말했다. 일시불이에요, 할부예요? 곧 제임스의 얼굴에 슬며시 미소가 떠올랐다. 신속배달 안전보장입니다. 두 사람은 곧 알아들었다. 이 여자는 계산원이다. 이 남자는 배달기사다. 그들의 말은 그들이 입는 제복 같았다. (31쪽)

그들에게 허용된 삶의 방식은 단 한 가지뿐이었다. 그것은 그들 자신도, 삶도 부정해야만 비로소 가능해지는, 삶이 없는 삶, 이를테면 캄캄한 삶, 삶이 아니라 생존이었다. 삶을 버려야만, 그들 스스로를,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비로소 아슬아슬 생존이라는 밧줄에 매달려 있을 수 있었다. 그들 자신을 긍정하려 들면 세계가 그들을 부정했다. 그들 자신이 존재할 틈이 없었다. 세계에는 그들의 삶이 포함될 겨를이 없었다. 그들은 세계에 버림받았고, 세계에 매달려 있는 사이 그들 자신에게서도 버림받았다. 그들 자신을, 삶을 긍정하는 유일한 길은 이 세계를, 그곳에서의 생존을 부정하는 것이었다. 생존의 밧줄을 놓아버리는 길뿐이었다. 기묘한 일이지만 명백한 사실이었다. (135쪽)

오직 그들만이 존재했다. 자신의 전 존재를 온전히, 자신의 손바닥에 올려놓은 듯 의식할 수 있다는 것, 자신의 의지에 따라 그것도 가능해졌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안다는 것, 그것은 전혀 새로운 경험이었다. 남자는 여자가, 여자는 남자가 그것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온 세계가 그들을 축복하고, 온 세계가 그들을 질투하는 것 같았다. 그 축복과 질투 가운데 그들은 외롭고 동시에 행복했다. 그 외로움마저 충만의 원인이 되었다. (143쪽)

“만일 신이 있다면, 그가 이 세계를 만들고, 또 지옥을 만들었다면, 그가 만든 세계는 여기가 아닐 겁니다. 여기는 그가 만든 지옥이에요.” (198쪽)

옛날 당신은 종이 인형 같았어, 하고 브라운이 말한 적이 있었다. SS 울트라마켓 시절의 얘기였다. 구겨진 작은 종이 인형처럼 그녀에게서는 생명의 부피 같은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중략) SS 울트라마켓 시절의 그는 잘 다려진 바지의 날 같았다. 살아 있는 존재라기보다는 그렇게 날카롭게 각을 잡고 세워진 사물 같은, 쇼윈도에 그렇게 서 있는 것 자체가 목적인 그런 존재. (226-227쪽)

그때 지니는 그것을 발견했다. 서가 꼭대기에 반짝이는 작은 물체, 카메라였다. 저 너머에서 누군가가 그녀를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고개를 젖혀 찾기 시작하자 무수한 카메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가 꼭대기, 천장, 모서리, 창틀…….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도 무수한 카메라들이 디지털의 눈과 귀를 번득이고 있을 것이다. 공원도 숲도 사라지고, QR코드와 카메라, 그리고 그 아래 여지없이 적발당한 피사체가 남았다. (268쪽)

백스터는 아직도 혼이 나간 듯 입을 열려 하지 않았다. 우나 오라, 우나 오라. 구스만이 떠들어댔다. 한 시간이 지났을 뿐이라는 것이었다. 한 시간일 뿐이었다는 것을 백스터는 믿을 수 없었다. 시간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 그는 알 것 같았다. 삶과 죽음 사이에는 시간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죽음과 삶 사이에는 하나의 수조가 있을 뿐이었다. 묵직한 리모컨으로 그 수조가 열리고 닫히는 사이, 그 잠시가 존재할 뿐이었다. (349-350쪽)

천만에. 지니는 단 한 순간도 망설이지 않았다. 그녀는 에너지돔을 파괴할 것이다. 그것은 언젠가부터, 그녀가 조직을 만나기 전부터 그녀의 삶의 목표가 되었다. 그녀 개인의 죽음 같은 것은 그 목표와 견주면 하찮았다. 그녀의 삶은 언제나 이미 죽음 못지않았다. 매일 매 순간이 거듭되는 죽음, 새로운 죽음, 더 고통스러워지는 죽음이었다. 아무리 살기 위해 발버둥 쳐도 죽음의 덫에서 빠져나갈 수가 없다는 것을 그녀는 깨달았다. (371-372쪽)

카지모도는 지니를 쳐다보며 말했다. 게다가 이런 일이 너무나 흔합니다. 특별할 것도 없는 사연입니다. 이걸 누군가 체계적, 지속적 살인이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이 완전히 틀린 주장일까요? 어떤 자들이 선전포고 없이 세상에서 가장 약한 사람들을 향해 이미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라 주장한다면 그게 많이 잘못된 주장일까요? 그게 사실이라면 이건 얼마나 비열한 전쟁입니까? 얼마나 잔인한 전쟁입니까?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특수화물 수송업체 ‘서울클라우드익스프레스’에서 한 달짜리 노동자로 고용된 재선과 SS울트라 마켓의 계산원인 지연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기계처럼 일만 해야 하는 세계에서 그들은 서로를 만날 시간도 없다. 둘은 이 세계를 벗어나 20년 전쯤 핵폐기물 선박 침몰 사고로 폐허가 된 바닷가 마을로 숨어든다. 그 행복도 잠시, 중일전쟁 발발로 다시 지겨운 세계로 돌아오게 되고, 둘은 헤어진다.
한편, 서울클라우드익스프레스 회장인 한창수는 자신의 간 이식 수술을 위해 직원들과 담당의사와 간호사를 대동하고 멕시코로 향한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으나, 간호사 아이리스가 실종된 채 돌아오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회장은 아이리스를 찾는 괴한의 습격을 받는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자신의 사상이랄까, 이념을 가지고 현실과 대결해나가는 소설을 읽은 건 오랜만이다. 현실과 대결하려는 작가가 줄어들었고, 자신의 웅숭깊은 사상으로써 대결 의지를 가다듬을 수 있는 작가는 드물기 때문이다. 현실과의 팽팽한 길항이 벼리고 벼린 사상을 나침반으로 삼아 소설적 형상화의 성공에까지 이르렀다면 문학사에 등재될 만한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강철 무지개》는 그러한 평가를 부여하기에 인색할 필요가 전혀 없는 수작(秀作)이다.
홍기돈(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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