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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새

불새

이부직 | 이소북 | 2000년 08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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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75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9278009
ISBN10 8989278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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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부직
1946년 부산 출생이다. 경남 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금융기관과 그룹 회사에 근무하였지만, 1983년 기관지 천식에 걸려 회사를 그만두고 호주와 남태평양 여러 섬나라로 떠돌아다녔다. 1993년 귀국 후 작품을 쓰기 시작하여 1995년 장편 『삼십 년보다 길었던 그 열흘』로 삼성문예상을 받았다. 1999년 12월, 지병인 기관지 천식과 위암으로 별세하였다. 작품으로는 『불새』, 『35세 되던 해』『에덴행 오토바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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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서울을 다녀오겠다는 내 얘기는 어쩌다 튀어나온 말치고는 내 속 마음을 너무 잘 표현한 것 같다. 나는 서울 생활을 청산해야 한다. 그 다음에, 나는 여기 시골집에서 오래오래 조용히 살 것이다.

"당장 읽을 책이 없어서요. 갔다 일찍 돌아올께요."

"너 혹시 연애하는 거 아니야? 있으면 데리고 와서 인사시켜라."

"예."

시원한 내 대답에 놀라 눈을 활짝 뜨는 엄마 무릎 곁에 걷은 빨래를 던져놓고 나는 모른 척 건넌방으로 들어왔다.

난, 혼자다. 난 이젠 혼자가 되었다. 내 마음속에는 항상 누가 있었는데 이제 난 그를 떠나보내야 한다. 어쩌면 여자란, 속에 누군가를 담지 않고는 못 사는가 보다. 그러나 영희의 남편이 될 그 남자를 내 가슴에 담는 것은 옳고그름 이전에 내 자존심 문제다.

난, 이제부턴 철저히 혼자서만 살아나가야 한다. 그이는 왜 나를 적극적으로 차지하려고 덤비지 않았을까? 아, 그 남자. 내 남자가 될 뻔한 남자. 그러나, 사실은 내 남자였는데.

아니, 난 왜 이럴까? 빨래 걷는 순간을 마지막으로 그를 내 머리에서 떠나보내지 않았든가. 잊는 일이 잠시는 고통이 따르겠지만 곧 익숙해질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 청산 안된 생각이 머리에 남아있다. 그 생각부터 청산하고 그 후에 다 잊자. 나는 어제의 일을 아직 끝내지 못하고 있다. 어제 나는 그 남자를 만나지 말았어야 했을까?

이지적인 것 같으면서도 형편없는 녀석. 뭐라고 했던가? 영희가 과거가 있는 여자라고 해서 그것이 뭐가 문제야, 라고 되물으면서 내가 큰마음 먹고 알려준 정보를 한낱 고자질쟁이의 투정으로 만들고 말았었다.
---pp.198~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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