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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끝에서 만나는 길

길 끝에서 만나는 길

박영호 | 아세아문화사 | 2000년 08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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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403쪽 | 148*210*30mm
ISBN13 9788942815319
ISBN10 894281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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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박영호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햇다. 1997년 『환상성, 그 잃어버린 꿈을 찾아서』로 』문학과 창작』 평론 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이후 『성찰과 정화를 위한 소설 읽기』『환상, 그 새로운 길 찾기』등 다수의 평론을 발표하였다. 현재 협성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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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빌딩 꼭대기에 설치된 대형 멀티비젼을 배경으로 천년 사랑의 비밀을 간직한 황 장군의 모습이 천천히 클로즈업된다. 순간 황 장군의 굳은 얼굴 위로 천년 동안 간직해 온 사랑을 성취하고자 하는 집요함이 강한 전류처럼 흐른다.

강의를 마치고 작업실로 돌아가기 위하여 복도를 걸어가는 현수, 그 반대편으로 전생에 현수와 사랑을 나누었던 미단 공주의 모습이 환영처럼 보인다. 다가오는 현수를 안으려 하지만 현수는 빛과 같이 미단 공주의 몸을 투과한다. 미단 공주의 서글픈 표정위로 간절함이 흩어진다.

영화 '은행나무침대'는 전생에서 각기 간절하게 원했던 사랑을 이루지 못한 슬픔이 주제이다. 결실을 맺지 못한 슬픈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임에도 관심의 표면 위로 떠오른 것은 환상성이 영화 전체를 휘감고 있다는 점에서이다. 황 장군과 미단 공주의 환생, 그리고 이들의 비밀스러운 사랑을 간직하고 있는 은행나무침대 등과 같이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수시로 등장하는 환상적 요소를 통해서 연출자가 관객들에게 말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인가?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이유도 모른 채 죽음에 직면하게 된 현수와 그를 구하려 타인의 육체를 빌어 잠시 동안 그 형체를 드러낸 미단 공주, 그리고 두 사람을 쫓는 황 장군사이에 형성되어 있는 사랑에 대한 간절함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전생에서의 사랑에 확신을 갖게 된 현수가 미단 공주를 지키기 위해 황 장군을 상대로 死鬪를 벌이는 장면. 현수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에 대하여 신뢰하지 않던 선영이 현수를 구하기 위하여 은행나무침대를 태워 버리는 장면. 구리고 단 한 순간만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인 미단 공주로부터 진정한 사랑을 성취하기 위하여 눈 내리는 뜰에서 화석처럼 굳어 가는 황 장군의 모습 등. 이들 네 사람의 정서에 일관하는 것은 곧 '사랑의 정서'이다. 연출자는 사랑의 정서를 관객들에게 보다 밀도 있게 전달하기 위하여 미단 공주의 人鬼交融, 황장군의 還生, 선영의 죽음과 재생 등과 같은 환상적 소재를 유효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
---pp.24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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