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근 두 근 두근 두근 두근두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여진이는 가방 속에 민서의 물감과 붓을 집어넣었다.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여진이 자신도 놀랐다. 가방은 물감 상자 두 개로 불룩해졌다. 뛰다시피 계단을 내려갔다. 눈앞이 컴컴했다. 아무도 자신을 보지 못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을까? 분명 날은 환한데 온통 깜깜했다. 그렇게 곧장 집으로 달렸다. 가슴은 계속해서 고동을 치는데 물감을 꺼내 들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일단 옷장을 열고 개어져 있는 옷들 사이로 물감 상자를 밀어 넣었다. 그런데 그 일이 있고 며칠 후, 민서가 돈을 잃어버린 것이다. 여진이는 누가, 왜 하필, 민서의 돈을 훔쳐 갔을까 궁금했다. 민서의 물감을 가져가서 자꾸 걸렸는데, 미안했는데, 왜 하필!
어느 6학년 교실에서 누군가 민서의 돈을 훔쳐 갔다. 여진이는 자신이 한 것도 아닌데 괜히 심장이 두근거린다. 얼마 전 민서가 두고 간 물감을 몰래 집으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반장이자 부잣집 외동딸인 민서, 민서가 친해지고 싶어 하는 여진이와 여진이의 단짝 친구 선주, 민서의 라이벌로 의도적으로 여진이와 친해지려고 하는 여경이. 네 소녀가 도난 사건을 중심으로 밀고 당기는 심리 싸움을 통해 진정한 친구가 되는 과정이 긴장감 있게 그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