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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사용

: 소설가 함정임의 프랑스 파리 산책

[ EPUB ]
함정임 | 해냄 | 2014년 12월 0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6.8 리뷰 5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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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1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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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17.34MB ?
ISBN13 9788965742869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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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 내리면 제일 먼저 노트르 담 대성당으로 달려간다. 홍콩 경유 노선인 캐세이 패시픽 항공을 이용할 때는 아침 7시경이 되고 파리 직항 노선인 대한항공을 이용하면 저녁 7시경이 된다. 물론 파리를 떠나기 전에도 반드시 노트르 담에 가서 마지막 인사를 한다. 광장에 들어서서 노트르 담의 거대한 두 탑을 올려다보면서 나는 비로소 내가 파리에 와 있음을 실감한다.
─ <나의 성스러운 어머니> 중에서

나는 리네 거리 11번지 아파트 건물 입구에 부착된 번호판의 개인 번호를 누를 때면 페렉이 살았던 13번지 아파트를 올려다본다. 붉은 꽃을 피운 제라늄 화분이 창마다 놓여 있다. 페렉이 살았던 30년 전에도 제라늄 화분은 그렇게 놓여 있었을 것이다. 외관상 변한 것이라곤 없다. 다만 페렉은 이제 이 거리에 없다는 것. 그러면서 나는 페렉의 아파트를 페렉의 존재처럼 느낀다. 아파트 건물 문을 밀고 들어가는 순간, 나는 파리의 그렇고 그런 평범한 사람들, 그러니까 『사물들』의 주인공 제롬이거나 실비가 된다. 그래서 내가 바라보는 모든 사물들로부터 나와 병행하는 관찰자의 시선을 느낀다.
─ <삶, 리네 거리 11번지 혹은 13번지> 중에서

천국의 기준은 무엇인가. 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의 천사에 따르면, 인간의 체온을 느끼는 것이다. 레오 카락스의 영화 <퐁 뇌프의 연인들>에 따르면, '망각'이다. 인간의 체온, 망각. 둘의 의미는 하늘과 땅처럼 갈라져 메아리치지만, 그것의 출발점은 사랑에 있다. 천사 다미엘에게 천국은 끙끙 앓더라도 현재를 느끼는 것, 한순간이라도 영원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사랑을 느끼고 싶은 것이다, 인간처럼. 그리하여 인간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퐁 뇌프의 연인들은 느끼는 것이 아니라 느꼈던 기억을 잊는 것이 살 길이다. 미셸은 첫사랑 줄리앙을 잊고, 알렉스는 미셸을 잊고, 불처럼 타올랐던 사랑의 기억을 망각의 불길 속에 던져버리는 것이다. 그 다음은 천국이 열리는 걸까? 천국이란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알렉스도 미셸도 천국을 떠올린 적이 없다. 그들은 다만 죽도록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 뿐이다. 베를린 천사가 꿈꾸는 천국이 프랑스 영화 속에 재현된 셈인가. 어떤 것도 확실하지 않다.
─ <베르 갈랑, 당신들의 천국> 중에서

몽파르나스의 유래가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서, 그곳에서 우아한 고대적 풍경과 유산을 찾아볼 생각은 일찍부터 버리는 게 좋다. 세계 2차 대전 발발 직전까지 30년 간 모딜리아니, 장 콕토, 헤밍웨이, 자코메티, 마티스, 피카소, 샤갈 등 보헤미안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몽마르트르에 이은 아방가르드 예술을 주도했지만, 원래 이곳은 오랫동안 쓰레기 조각들을 잔뜩 쌓아놓은 잡초밭에 불과했다. 파르나소스 산이란 고대 문화로의 향수나 동경에서 붙여진 이름이기보다는 조각 나부랭이를 쌓아놓은 언덕을 경멸적으로 조롱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뒷이야기도 있다. 몽파르나스의 초라한 교외 보지라르 지구의 도살장 부근의 '벌집'(라 뤼슈-하나의 원형 건물에 140여 개가 넘는 아틀리에를 가진 예술가 공동체)에 대해 들어본 사람이라면 이 조롱의 의미를 공감할 것이다.
─ <보헤미안, 몽파르나스 역에 도착하다> 중에서

포도주 박물관은 거리보다 작은 골목 안쪽 작은 광장 끝에 애매하게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향수와 함께 프랑스를 상징하는 포도주의 산지와 역사를 접하게 되는데, 그보다 먼저 왜 하필 여기에 포도주 저장소가 만들어졌는지 의아한 생각이 든다. 파리에는 몽마르트르 언덕에 상징적이기는 하지만 생 뱅상 포도원이 존재하고, 역시 상징적인 차원에서 파리에 포도주 박물관이 필요했다면 사크레 쾨르 대성당 어름이나 생 뱅상 포도원 가는 길 어디쯤에 동굴을 만들었을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이 박물관에서 소개하는 파시의 포도주 저장소에 대한 연원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곳은 13세기에서 18세기까지 파리 건설에 필요한 석재를 공급하기 위한 채석장이었다고 한다. 박물관 입구에 보이는 우물이 가끔 분출하는 지하수층을 증거하는데, 이곳에서 나오는 광천수들은 사실 17세기 중반에서 1754년까지 파시 지역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뜨거운 해수(海水)의 지하수층을 형성하고 있는 파시의 물은 제2제정기에 광범위하게 확산되었다가 특히 18세기에는 온천 요법을 즐기는 문학인들과 예술가들, 이른바 파리 상류층의 발길을 부지런히 끌어모았고, 그것을 계기로 센 강 기슭의 이 외진 동네는 20세기를 향한 내밀한 움직임을 조용히 예비한 셈이다.
─ <물의 거리, 포도주 박물관> 중에서

강을 잇는 다리치고 아름답지 않은 다리가 있을까마는 크고 작은 세상의 많은 다리들을 밟아본 지금까지 내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매혹적인 다리 중의 하나가 센 강의 예술교이다. 프랑스어로 '퐁 데자르(pont des arts)'. 파리를 놓고 보면 현대 예술의 중심 도시답게 예술이 들어간 이름들을 종종 발견하게 되는데, 미술학도들이 꿈꾸는 국립미술학교인 에콜 데 보자르( cole Nationale Superi ure des Beaux-Arts), 19세기 유럽과 영미를 중심으로 새로운 예술을 표방한 아르 누보(arts nouveaux), 그리고 1925년 파리에서 일어난 장식미술운동인 아르 데코(art d co) 등이 그들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예술이라는 이름이 눈에 띄는데, 바로 프랑스 아카데미(학술원)와 루브르 박물관을 연결하는 센 강 유일의 인도교 퐁 데자르가 그것이다.
─ <예술이라는 이름의 다리를 건너다> 중에서

나에게 루브르가 다시 열린 것은 로랭에 의해서이다. 그때 내 가슴을 울린 단순한 문구가 있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로랭은 로마 평원 풍경에 정통했지만, 그야말로 가장 프랑스다운 색채를 구사한 프랑스인 화가였다. 그가 율리시즈처럼 멀리 로마에 떨어져 있었기에, 가장 프랑스에 가까운 빛과 색을 찾아낸 것이 아닐까. 로랭의 그림을 보러 루브르에 들어설 때처럼 마음이 편안할 때가 없다. <비너스>는 밀로 섬에서 볼 때, <승리의 여신상>은 사모트라키에서 볼 때 비로소 진품이 된다! 그러니 로랭은 로랭의 자리에서, 루브르에서!
─ <낮꿈의 환각, 황금빛 행로> 중에서

기분이 울적하거나, 가슴을 짓누르는 괴로움에 시달릴 때면 무조건 퐁피두 광장으로 가라. 그리고 광장 네 귀퉁이의 거리들을 들고 나면서 행정구역상 파리 1구, 2구, 3구, 4구에 조금씩 발을 걸치고 있는 구시가지의 심장 보부르와 레 알 지역의 고색창연한 풍경들에 슬쩍 마음을 주어보는 것이다. 퐁피두 센터 정면 오른쪽 생 메리 거리,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광장(4구)에는 파리 최초의 현대식 조각 분수가 한편의 발레극을 펼치고, 같은 거리 반대편, 16세기 조각가 장 구종의 작품인 이노상 분수(1구)는 마치 우리의 성황당처럼 옛 묘지터에 모셔져 있다.
─ <아, 백남준! 아, 퐁피두!> 중에서

보름 후면 나는 다시 파리에 있을 것이다. 파리를 쓰는 3년 동안 나는 파리에 가지 못했다. 파리로 가기는커녕 파리로부터 멀리 달아나는 길을 찾았다. 파리여, 안녕! 나는 반가움의 인사가 아니라 작별의 인사를 파리에게 건네고 싶었다. 그러나 파리는 내가 그 이름의 책을 내놓기 전에는 절대로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 나는 파리를 이기지 못했다. 파리여, 안녕? 최근 백일 동안 나는 밤낮없이 파리에게 인사하고 파리를 썼다. 친구도 만나지 않았고, 비틀스도 듣지 않았으며, 어디로도 가지 않았다. 오직 파리가 있을 뿐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파리 이외의 내 인생을, 그 사용법을 잊었다. 아니 나는 파리를 씀으로써 내 인생의 한때를 사용했다.
─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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