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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길상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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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는 또 무얼 하며 즐겁게 보낼까? 언덕에 가서 놀자는 아기 곰에게 아빠 곰은 누군가를 안아 주면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말합니다. 그럼 당장 비버 아저씨를 안아 주러 가자는 아기 곰. 그리고 비버 아저씨를 안아 준 아기 곰은 또 누군가를 안아 주고 싶어 안달을 합니다. 작은 애벌레에서 커다란 아나콘다까지, 귀여운 토끼부터 으스스한 늑대까지, 숲속을 다니며 만나는 친구들마다 각기 다른 방법으로 안아 주는 아빠 곰과 아기 곰. 생각지도 못한 선물에 가슴이 콩콩 뛰는 숲속 친구들은 물론이고 온종일 누군가를 안아 주고 다닌 곰들에게도 오늘 하루가 얼마나 즐겁고 행복했는지 몰라요. 멋진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아빠 곰과 아기 곰이 마지막으로 안아 주고 싶은 건 누구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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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다가와 다짜고짜 안아 주겠다고 하면 기분이 어떨까요? 안아 달라고 한 적 없다며 거절한 숲속 친구는 단 하나도 없었답니다. 처음 보는 아빠 곰과 아기 곰에게 모두가 기꺼이 몸을 내맡겼어요. 그리고 참 행복했어요. 처음엔 살짝 당황하기도 했고. 그래서 그 표정들이 재미있어요. 그렇다면 아빠 곰과 아기 곰은 풀이 죽어 있거나, 어디를 다쳤거나, 슬픔에 잠겨 있는 친구들을 찾아 안아 준 걸까요? 아니에요. 열심히 일하고 있거나 책을 읽거나 낮잠을 자던 친구들을 그냥 안아 줬어요. 물론 먼저 허락을 구하고 나서요. 종일 친구들을 안아 주면서 곰들은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포옹이 지닌 치유의 힘을 다룬 많은 그림책들과 달리 ‘안아 드립니다’는 안아 주는 행복을 그리고 있어요. 먼저 나서서 안아 주겠다고 말하는 데는 안아 달라고 말할 때처럼 용기가 필요할지도 몰라요. 여기 등장하는 늑대처럼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볼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그 잠깐의 용기가 가져다주는 행복은 얼마나 큰 선물인지 몰라요. 생각지도 못했던 상대에게는 물론이고 먼저 용기 낸 ‘나’에게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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