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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골목이다 싶으면 다시 가느다란 길이 나왔어

막다른 골목이다 싶으면 다시 가느다란 길이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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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59쪽 | 482g | 153*223*30mm
ISBN13 9791155310601
ISBN10 115531060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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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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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좋아했고, 더구나 어쨌든 나한테는 첫 남자니, 평생을 같이할 생각이었거든. 그러니 그 남자 말들이 진심으로 들린 거야. 아니 진심이라고 믿고 싶은 거였지. 그게 내 오산이었어. 눈이 뒤집힌 거지. 이미 내 몸이 버린 거잖아. 그때는 순진해 터져서 한번 몸 주면 그 남자랑 죽을 때까지 사는 거로 생각했어. 그런데다가 그 남자가 자기는 곧 이혼을 할 거라고 장담을 하잖아. 그 여편네가 하도 지랄을 떠니까 오기도 생긴 거고. 그러니 저런 여편네한테 내가 좋아하는 남자를 그대로 두고 끝내면, 내가 착한 여자가 아니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더라고.”
--- p.57

“낙태 생각은 안 해봤어. 낙태를 해보지도 않았고. ‘낙태는 죄’다, 이런 거는 아니야. 다만 그 시절 내 생각에 처녀성을 잃은 게 너무 중요했던 거지. 그러니까 남들 보기에는 영 아닌 그 김 씨를 그저 좋게만 생각하려고 한 거지. 그렇게 생각해야 위안이 되니까. …… 지금 생각하면 그 언니고 나고 당하기만 한 건데 말이야. 그깟 처녀막이 머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그랬나 몰라.”
--- p.62

“서류 받는 직원이 “어마, 아버지라면서 성이 다르잖아요?” 하는 거야. 근데 거기다 대고 “그럴 수도 있죠, 머” 하면서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당차게 말을 하더라고. 그러니 그 와중에 누가 문제를 삼겠어? 난 그거 보면서 눈물이 핑 돌더라고. …… 혹 직장에서 무슨 말 나서 딸한테 피해가 될까봐 내내 마음이 안 놓였어. 근데 지가 아무 문제가 아니라는 듯 그렇게 툭 트고 말을 하는데, 그동안 내 설움이며 딸한테 느낀 죄스러움이나 미안함 그런 게 한꺼번에 눈 녹듯이 녹더라고. …… 그때 생각을 하면 딸한테 너무 고마워.”
--- p.90

“내 인생의 핵심은, 자유야. 혼자서 늘 그렇게 생각했어. ‘잘났다, 나만 옳다’ 이건 아니지만, ‘내 인생, 내가 살았다’ 이거지. 물론 한편으로 아슬아슬하게 살았어. 발레 무용수들이 발끝으로 서서 춤추는 거 보면, 나 살아온 인생을 보는 거 같아서 안쓰러워. 그 사람들이야 잘 서서 춤도 잘 추지만, 나는 겨우 발끝으로 서서 바둥거리고 휘청거리며 늘 아슬아슬했지. 그 시절 그 세상을 살면서 꼬불꼬불하고 긴 오솔길을 걸어왔고, 아직도 그 오솔길을 걸어가는 느낌이야. 막다른 골목이다 싶으면 다시 가느다란 길이 나왔어.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 시대의 수준을 한 시대 높게 살았다고 나 스스로 자부해.”
--- p.123~124

‘자유와 책임’이라는, 자기 생애를 요약한 두 단어가 더없이 소중하고 마땅하다. 물론 타인과 사회의 시선에 맞서 씨름하는 동안 기억과 해석과 정체성은 구석구석에서 뒤엉켜 있다. 사생아, 가정 파괴범, 신여성, 선구자, 오색 잡년을 넘어 육색칠색 잡년, 밥도 못하는 여자, 자유, 나쁜 여자, 착한 여자, 순결, 욕망, 여자의 일생, 선택, 책임. 삶을 관통하는 갈등과 경합은 외동딸의 이혼을 놓고는 “에미 팔자를 물려줘서” 같은 흐느낌과 탄식으로 흐르기도 한다.
--- p.127

우리가 나눈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아직 말라붙어 있는 죄인 의식을 뜯어내고, 생존자이자 증언자인 여성 주체로 장기태를 재정체화하는 과정이었다. 이야기를 통해 장기태는 수치스러운 비밀을 지닌 여자가 아니라, 여성 억압의 생존자이자 증언자,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의 비판자, 사회적 소수자들을 향한 제안자, 공동체의 책임을 묻는 제언자로 일어서고 있다.
--- p.129

“죽을라고 목도 매봤제. 디지게 맞고 난 다음 날이여. 식구들 다 나가고 나서, 방문 위에다 못을 박고 거기에 줄을 맸어. 의자를 놓고 올라가서 목을 매달고는 의자만 툭 쳐서 빼면 그대로 죽는 건디, 딱 그때 대문 벨 소리가 띵똥 하고 울리는 거여. 안 나가고 가만히 있응게, 급하게 찾는 거 마냥 계속 띵똥거리고 울려대는 거여. …… 그 사람이 으뜨케라도 들어와서 내가 죽기도 전에 나를 끌어내리겄다 싶어서는, 얼른 목맨 거를 빼고 내려와서 대문을 열러 간 거여. 그른디 희한하게 아무도 읍는 거여. 그거도 머가 씐 거제.”
--- p.191

“내 평생 가슴에 제일 상처가 된 거는 자식새끼들 놓고 집 나간 거여. 서방한테서 당한 폭력이나 그런 거야 내가 당한 거고, 또 이혼도 하구 서방도 죽었으니까 이젠 없는 거지만, 자식들 놓구 나간 거는 평생을 죄책감으로 남는 거지. 후회는 안 혀. 그때는 어쩔 수가 없었응게. 그르치만 어쨌든 아직도 나헌테는 그게 너무 아픈 거여. 그라니 지금도 이렇게 아들 둘 데리구 살구, 하는 데꺼정 하드래두 늘 모자른 거 같구 그러지. 생각 같아서는 혼차 산으루 들어가서 기도나 허구 살았으면 맘이 편허겄는데 그러지를 못허는 거여. 그때 못한 거를 죄닦음을 해야 하는 거지. 그게 에미 노릇이니까 별수 읍는 거제.”
--- p.233

“나 살아온 거 돌아보면 어려운 사람 돌보는 게 내 본분이더라고. 그르니 그르케 생각허고 허는 거여. 기도를 해줘서 복을 주는 거, 굿을 허고 액을 막아줘서 복을 주는 거. 그런 거랑 똑같은 일이제. 노인들 가시는 날까지 따듯허게 돌보는 것이 복 주고 액 막는 일이제. 죽음이야 내 일이 아니고. 내가 별라 가진 것도 읍고 배운 거도 읍서서 제대로 잘 허지는 못혔지만, 마음은 늘 그렸어. 그게 부처님 마음이고 신령님 마음이고.”
--- p.245

“신 내림에서 이어진 무속인의 삶도, 마음과 몸의 병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도움의 삶이었다. 60대 중반에 시작한 요양과 간병 노동은 문자 그대로 몸으로 하는 돌봄이자 베풂이다. 친구 따라 찾아온 노동조합도 챙겨야 할 돈이나 권리 이전에 없는 사람들끼리 나누는 울력이다. 지식이니 철학의 깊이를 떠나, 예수니 부처니 산신령이니 하는 인간 너머 존재들을 믿고 말고를 떠나, 진보니 보수니 하는 정치적 견해를 떠나, 한 사람의 사람됨은 삶을 통해 드러난다. 가난하게 태어나 가난하게 살며 이웃들하고 가난한 삶을 나누며 즐겁게 사는 일은 사람이 살아가는 최선의 존재 방식이다. …… 가난과 나눔을 즐긴다는 것 자체가 이미 깊은 통찰이고 넓은 변혁이다.”
--- p.250~251

“제일 중요한 건 자신감이었지. 내 노력과 능력으로 사회생활을 한 경험 덕분에 혼자서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어. …… 같이 머리 맞대고 힘 보태고 헤쳐가야 할 나를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사람’, ‘나서지 말고 복종만 해야 하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거는 견딜 수가 없었어. 견딜 필요도 없는 거고. 다 깨구 빈손으로 나와도 난 혼자 살 자신이 있었어. 딸한테도 나중에 엄마 노릇 할 자신이 있었고.”
--- p.288

“이런저런 일을 해보니 아줌마 일로는 유통이 제일 낫더라구. 근데 지금은 그거도 없어. 우리 나이면 땜빵으로나 별수 없이 투입하는 거지. 월마트 고양점에서 시작해서 홈에버, 세이브존, 이마트, 킴스클럽, 롯데마트, 롯데슈퍼. 유통 분야는 모두 일을 해봤어. 세일 행사도 좋고, 땜빵도 좋고. 공산품이고 식품이고 닥치는 대로 하는 거지. 특히 세일 행사 때 투입이 되는 거야. 내가 판 상품은 오징어, 고등어, 떡갈비, 돈까스, 냉면, 또띠야, 치즈, 칫솔, 치약, 샤프란, 샴푸, 피존, 동그랑땡……. 품목은 상관이 없는 거야. 시식 코너에서는 비엔나 소세지, 만두, 물만두, 제주 만두, 취영루 물만두, 시제이 물만두, 군만두, 풀무원 왕만두, 뭐가 됐든 닥치는 대로 하는 거지, 뭐.”
--- p.297~298

“요양보호사는 돈만 생각하면 절대 못하지. 노인이나 가정마다 다르겠지만, 죽음이 닥친 노인들을 돌보는 게 얼마나 험하고 지저분하고 기가 막힌 일들이 많아? 자식들도 안 하겠다는 일을 해야 하는 게 요양보호사야. 사명감이나 측은지심 없이 최저 임금 시금 4800원 받고 그 일을 할 사람이 어딨겠어?”
--- p.318

“제일 힘든 건 추락감이야. 내가 가난하게 살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해봤어. 큰 부자는 아니지만 부족한 거 없고, 정말 잘나갔거든. 멋모르고 신나게 뛰어놀다, 누군가 숨겨놓은 덫에 발목이 철커덕 걸려서 수렁에 빠져버린 느낌이야. 아무 이유도 없이 걸린 거야. 내가 대체 멀 잘못했냐구? 처음에는 그냥 당분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더 빠져드는 거야. 늪에 빠진 사람은 허우적거릴수록 더 빠져든대잖아? 내가 딱 그짝이야. 근데 허우적거리지 않으면 당장 한 달을 살아갈 수가 없어.”
--- p.324

“요즘 내 한 달 수입은 최대 120만 원이고, 대부분 그게 안 돼. 할 수 있는 모든 시간을 일하는 데 그거야. 방문 요양 네 시간, 장애인 활동 보조 네 시간을 평일에 계속 하고, 토요일이랑 일요일도 대부분 근무가 있어. 없는 날은 유통 땜빵이든 뭐든 구해서 하는 거지. 이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추가로 담보 대출을 해서 총 대출금이 1억 6000만 원이야. 원금과 이자 까나가는 게 한 달에 70만 원이고, 은행이랑 농협에도 대출이 1000만 원이 넘어서 그거 이자랑 원금도 매달 10만 원 넘게 나가. 그러니 그 벌이로 어떻게 버텨? …… 이게 나 살아온 다야. 갈수록 점점 추락하기만 하고, 앞으로도 희망이 없고…….”
--- p.345

여든을 넘은 노인들하고 다르게 50대 중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과거보다는 미래를 향한다. …… 보통 중년이나 고령의 여성 주인공이 구술 과정에서 가족과 친지 등 주변 인물 이야기로 동서남북을 헤매는 반면, 이윤숙은 오히려 내 쪽에서 주변 사람들에 관해 차례로 물어야 했다. 문장의 주어는 대부분 ‘나’였다. 대신 숱한 ‘아줌마 노동’이 남긴 기억과 사연과 모멸감이 뒤죽박죽됐고, 우울과 분노와 똑부러짐을 들락거렸다.
--- p.355

박탈감이든 모멸감이든, 우울의 근본 원인을 알면 덜 아프다. 내가 놓인 세상, 내가 겪는 우울의 경로를 알게 된다. 내 문제, 내 잘못, 내 재수가 아니고, 더구나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일은 바닥없는 우울이나 모멸감에서 벗어나 사회적 존재로서 자존감을 찾는 출발점이다.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던 문제가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산물이라는 사실을 알아갈 때의 인식은, 진통이자 조용한 혁명이다.
--- p.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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