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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 애인을 홀로 보내지 마라

쿠바에 애인을 홀로 보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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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1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50g | 135*210*7mm
ISBN13 9788939207257
ISBN10 893920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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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배영옥
대구에서 태어났으며 계명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1999년『매일신문』신춘문예에 시「누군가 나를 읽고 있다」가 당선되었으며, 2011년 실천문학사에서 시집 『뭇별이 총총』을 출간했다. 2011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해외창작거점 예술가파견사업》에 선정되어 현지 협력기관인 쿠바 호세 마르티 문화원의 지원을 받으며 쿠바에서 8개월간(2011년 11월~2012년 7월) 체류했다. 현재 시를 쓰면서 쿠바 문화에 대한 특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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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나를 보고 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나라 사람들의 정보망은 인터넷보다 더 정확하고 빠르다. 쿠바 전역 어디에서든 내가 무엇을 하는지를 아바나에서 알 수 있다니 얼마나 놀라운가? 모든 통신이 검열당하고 있으며 개인의 사생활도 여기에서는 모두 주시의 대상이 된다. 요즘 스노든의 폭로로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하지만 작은 섬나라에서의 느낌은 또 다르다. 이 나라에서는 열렬한 친밀감 속에서 사생활이 사생활이 아님을 깨달을 수 있으며, 심지어 그들의 공동체 속에 내가 속해 있는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_ 본문 123쪽 中

나는 결코, 쿠바에 애인을 홀로 보내지 않을 것이다. 어느 누구도 쿠바라는 치명적 유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쿠바인과 사랑에 빠져 결혼에 골인한 외국인들 사이에 떠도는 후일담이 있다. ‘쿠바노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것은 쿠바나뿐이고, 쿠바나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것은 쿠바노뿐이다’라고. 우리의 상식과는 다른 연애관과 사고 체계,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이해한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쿠바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쿠바의 불가항력적인 마력에 사로잡혀 지상 최고의 파라다이스를 즐기거나, 아니면 일찌감치 강렬한 햇빛을 피하듯 마음에 검은 선글라스를 쓰는 방법밖에 없다.
_ 본문 156쪽 中

내가 혁명 광장과 호세 마르티 박물관을 다 둘러보고 나올 때까지도 사내는 그 자리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느냐고 다가가서 물어보고 싶고, 힘내라고 어깨를 두드려주며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 절망스러워 보였다. ‘오늘을 즐기라’는 모토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인데, 낙천성이 지나쳐서 가끔은 어리둥절한 적도 많은데, 이 사람들도 생활에 지쳐서 가끔씩 고개를 숙인다. 아주 깊이, 다시는 하늘을 바라보지 않을 것처럼.
_ 본문 168쪽 中

뒤표지글
나는 토끼를 쫓아 이상한 나라, 쿠바에 도착한 앨리스였다.
앨리스의 모든 문제는 토끼를 만난 순간부터
시작되었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나는 쿠바라는 토끼의 흰 꼬리에 잘못 홀린 앨리스였다.
내가 알고 있다고 짐작한 토끼는 아니었다.
나는 토끼를 잘못 본 것이었다.
서로 다른 문화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지만,
영혼이 몸에서 이탈하는 문화적 충격은
내 수용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강한 햇살 아래 활보하는 초콜릿 빛깔의 남녀의 매력은
멋진 풍광과 살사 음악 이외에도 관광객들을
쿠바로 끌어모으는 또 다른 이유였던 것이다.
-본문 중에서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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