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아기를 위한 아름다운 시간, 280일
지금 당신은, 작지만 놀랍고 신비로운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하나였던 당 신의 몸은 아기와 함께 또 하나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당신은 아기의 엄마가 되 었고, 당신의 몸은 아기의 보금자리가 되었습니다. 아기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 전까지 살게될 유일한 공간. 당신이 평생동안 아이와 하나가 되어있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 지금 이 순간, 당신은 '엄마'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임신 테스트기에서 확인한 빨간 두 줄은, 어릴 적 시험지 상단에 표시되어 있 던숫자 100 밑에 그어진 두 개의 빨간줄 보다 더욱 더 당신을 흥분시켰을 것입니다. '엄마야!' 하고 외쳤다면 그것은 당신을 낳아주신 엄마를 향한 것이었을까요? 그렇지 않다면 이제 엄마가 될 당신을 자신도 모르게 불러본 건 아니었을지. '이제 나도 엄마가 되는구나!' 쿵쿵거리는 가슴, 화끈하게 달아오르는 얼굴, 어떤 말을 먼저 해야 할지 모를 감격. 이 모든 것을 가장 먼저 누구에게 전하셨나요? 이 제 당신 삶의 전부를 차지하게 될지도 모르는 이 변화. 가장 먼저 당신 자신에게 이야기해봅시다. 똑똑똑. 정말 내가 아기를 가졌나요? 네. 나는 아기를 가졌습니 다. 나는 엄마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당신은 산모수첩에 붙은 초음파 사진을 몇 번이나 들여다보았을 것입니다. 캄캄한 배경에하얀색 실선으로 자리하고있는 아기. 아주 작은 동그라미 안에 당신과 똑같은 심장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이 신비롭지 않은가요?
많은 임신부들이 아기의 심장 소리를 처음으로 들었던 순간을, 임신 중 가장 감동적이 었던 경험으로 이야기하곤 합니다. 당신은 어떤가요? 지금, 당신의 가슴을 향해 귀 기울여 보세요. 쿵쾅쿵쾅 뛰는 심장 소리는, 비단 아기만의 것이 아닐테니. 실제로 겪어 보지 않고서는 설명조차 할 수 없을 감동이, 앞으로 수십 번 아니 수백 번은 넘게 당신을 찾아올 테니!
이제 당신을 쉬게 하고, 당신에게 아름다운 떨림을 만들어줄 문학전집을 펼치겠습니다. 동화는 물론 우화, 신화, 전설, 민담, 소설, 로맨스, 역사 이야기, 그리고 에세이까지, 갖가지 이야기들이 40주 동안 당신의 곁에서 함께 할 것입니다. 아기를 위해 무언가라도 더 해주고 싶은 마음, 그마음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아기를 보살피고 자라게하고 있는 지금의 당신 자신입니다. 놓치지 마세요. 당신만큼 아름답고 훌륭한 엄마는 없을 거라는 사실. 문학태교는 당신의 아기는 물론, 아기 엄마가 될 당신을 축복하고 응원하기 위한 선물이라는 사실. 하루에 하나씩, 당신의 아기와 함께 맑고 아름다운 이야기의 호수에 빠져보기를! --- 머리말 중에서
"그녀를 만나야지!"?아침에 눈을 떠 이렇게 외치는 것만으로도, 종일 바랄 것이 없다던 베르테르. 로테를 사랑하는 순간이 천국과 같은 행복 이라고 믿었던 베르테르. 그러나 베르테르의 사랑은 끝내 죽음으로 막을 내려야 했습니다. 로테의 곁에는 항상 남편 알 베르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슬픔에 빠진 베르테르는 죽기 전, 몇 통의 편지를 썼습니다. 일생을 바치고 싶을 만큼 사 랑했던 로테에게는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여기에서 베르테르는 알베르트에게도 한 통의 편지를 남기는데, 이를 통해 자신의 사랑이 얼마나 순수하고 숭고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알베르트여, 나를 용서하십시오. 나는 죽음으로써 두 분의 행복을 빌겠습니다.?하느님의 축복이 당신에게 내리기를!"
당신이 누군가를 사랑할 때, 당신도 반드시 그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기를. 사랑하는 사람을 불신하고 시기하고 미워하게 되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 임신 15주, 리드글 중에서
어느 골목 귀퉁이에 아주 오래된 가로등이 하나 있었어요. 불빛이 많이 약해지고, 어 떤 때에는 아예 툭 하니 꺼져버릴 때도 있었어요. 마을 사람들은 내일 가로등을 새것으 로 바꾸기로 결정했어요.
'새가로등이생기게되면사람들은나를까맣게잊겠지.나는곧뜨거운불이활활타 오르는 용광로에 던져질 테고. 그럼 나는 무엇으로 다시 태어날까? '
가로등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느라 잠을 이룰 수 없었어요. 마지막 밤이라고 생각하니 자꾸만 눈물이 나왔지요. 가로등은 그동안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을 하나하나 떠올려보았 어요.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들은 어떤 노부부였어요. 사람들은 골목을 비춰주는 가로등 이 있어서 편하다고 생각할 뿐, 특별히 고개를 들어 가로등을 한번 쳐다본다거나 고맙 다고 말을 해주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노부부는 때때로 가로등을 올려다보며 고맙다고 인사를 했어요. 어떤 때에는 사다리를 놓고 가로등 불빛이 있는 곳까지 올라와 램프를 닦아주고 가기도 했어요. 가로등은 노부부가 참 고마웠어요.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았는데, 노부부처럼 가로등을 아껴주는 사람들도 있었던 거예요.
가로등이 잊을 수 없는 사람은 또 있었어요. 젊고 잘생긴 청년. 언젠가 한 번 청년은 한껏 신이 난 말처럼 가로등 밑까지 달려왔어요. 청년은 가슴팍에서 곱게 접은 편지를 하나 꺼내들었어요. 가로등 밑에서 그 편지를 읽는 동안 청년의 얼굴은 분홍색으로 물 들었어요. 청년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갖기라도 한 듯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어요.
청년은 사랑에 빠졌던 거예요. 그런 청년의 모습을 가로등은 흐뭇하게 바라보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가로등 밑으로 장례 행렬이 지나가게 되었어요. 행렬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슬픔에 빠져 있었어요. 관 속에는 관을 장식하고 있는 갖가지 색의 꽃들보다도 아름다운 여자가 누워 있었어요. 가로등은 여자가 좋은 곳으로 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어요.?그날 밤, 청년이 가로등을 찾아왔어요. 청년은 가로등에 기댄 채 펑펑 울기 시작했어요. 손에는 낮에 장례 행렬에서 보았던 꽃이 들려 있었지요. 가로등은 진심으로 마음이 아팠어요. 청년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기도했지요. 이렇게 노부부와 청년, 그리고 그 가 사랑했던 여자를 떠올리다 보니 어느덧 밤이 깊어졌어요. 조금 있으면 해가 뜰 것이 고, 가로등은 새 가로등에게 자리를 내어줘야만 해요.
다음날 아침, 노부부가 시장을 찾아갔어요.
"시장님, 저희 부부에게 지금의 가로등은 아주 소중한 친구입니다. 부디 저 가로등을 저희 부부가 평생 옆에 두고 간직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세요."
노부부는 바로 가로등을 집으로 데려가고 싶었던 거예요.
"아시다시피 가로등은 몹시 낡고 녹슬어서 더 이상 쓸모가 없는 몸뚱이가 되었습니 다. 그러나 부부에게만큼은 소중한 친구가 되어주고 있다고 하니, 아예 쓸모가 없게 된 것 같지도 않군요."
시장은 노부부가 가로등을 가져갈 수 있도록 허락해주었어요. 이렇게 해서 낡은 가로 등은 노부부의 새 가족이 될 수 있었지요. 노부부는 날마다 가로등을 깨끗이 닦았어요. 기름칠도 해주었지요. 가로등 꼭대기의 램프가 있던 자리에는 작은 초가 놓이게 되었어 요.때때로초에불이붙으면가로등은예전처럼환한빛을낼수있었어요.
"지금까지 그대가 우리를 지켜주었으니, 이제는 우리가 그대를 지켜주리라."
이 말은 가로등이 하는 것인지, 아니면 노부부가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지요. 아! 그 날 오후, 청년도 시장을 찾아갔었어요. 자신도 가로등을 지켜주고 싶다고.......
--- 임신 11주, 가로등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