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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의 시를 노래할게

내가 너의 시를 노래할게

: 콜린 후버 장편소설

리뷰 총점9.1 리뷰 2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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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146*209mm
ISBN13 9788925554532
ISBN10 892555453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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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목소리에선 더 이상 부모로서의 권위가 묻어나지 않는다. 이제 모녀간의 대화가 아니라 여자 대 여자의 대화가 이뤄지려는 모양이다. 엄마는 침대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나를 마주 본다.
“한 남자한테 푹 빠지기 전에 세 가지를 생각해 봐야 해. 이 셋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필사적으로 도망쳐야 하지.”
나는 웃음을 터트린다.
“그냥 데이트일 뿐이에요. 데이트 한 번 한다고 서로에게 푹 빠지진 않을 것 같은데.”
“엄마도 알아, 레이크. 하지만 농담이 아니야. 이 셋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괜히 시간 낭비할 필요 없어.”
내가 입을 열 때마다 “그 어머니에 그 딸.”이라는 말이 새삼 떠오르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두 번 다시 엄마의 말을 끊지 않는다.
“그 사람이 나를 늘 존중해 주는가? 이게 첫 번째야. 두 번째는, 20년 후에도 그 사람이 지금과 똑같다면 그때도 나는 여전히 그 사람과 결혼하고 싶을까, 하는 거야. 그리고 마지막은, 내가 보다 나은 사람이 되고 싶도록 독려하는 사람인가? 이 세 가지를 전부 충족시킨다면 괜찮은 사람을 찾은 셈이지.” (46쪽)

나는 눈을 감고 나의 감정을 얼마나 더 시험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사흘 전만 해도 나는 비탄에 빠져 있었다. 괴로웠다. 절망적이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잠에서 깼을 때 몇 달 만에 처음으로 행복하다고 느꼈다. 불안하다. 감정을 숨기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기분인지 모두가 아는 것 같아 불편하다. 나는 속내를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마치 내가 무대에 올라 그에게 내 마음을 쏟아붓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미치도록 두렵다.
우리는 같은 자세로 앉아 몇 사람의 공연을 더 구경한다. 관객들만큼이나 다양하고 열광적인 시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렇게 많이 웃고 울어 본 적이 없다. 오늘 들은 시들은 이전엔 접해 보지 못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관객들을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끌어당긴다. 나는 아이를 잃은 엄마가 되었다가 아버지를 죽인 소년이 되기도 하고 심지어 난생 처음 약에 취해 베이컨 ‘다섯 접시’를 먹어치운 남자가 되기도 한다. 그 시들, 그리고 그 사연들과 연결되는 기분이다. 게다가 윌과도 좀 더 깊이 연결되는 것 같다. 윌이 다른 사람들처럼 용감하게 무대에 올라 자신의 영혼을 드러내 보이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 직접 확인하고 싶다. (61~62쪽)

나는 소매로 눈을 닦으며 눈물을 감추려고 애쓴다. 이제 이런 일엔 이골이 났다. 6개월 전만 해도 나는 울 일이 거의 없었다. 텍사스의 생활은 단순했다. 틀에 박힌 삶을 살던 내게는 친구도 많았고 사랑하는 학교와 사랑하는 가족도 있었다. 그러나 아빠가 세상을 떠나고 몇 주 동안 수도 없이 울었다. 그러다 내가 슬픔을 떨쳐 내지 못하면 켈과 엄마도 일어설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일부러 켈의 생활에 좀 더 깊숙이 개입하기 시작했다. 생전의 아빠는 켈에게도 가장 좋은 친구였으므로 켈이 누구보다도 방황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린이 야구단과 가라테 교습, 심지어 보이스카우트까지 쫓아다녔다. 모두 아빠가 생전에 켈과 함께 해 주었던 일들이다. 어쨌든 덕분에 켈과 나는 둘 다 바쁘게 살았고 그러면서 점점 슬픔도 누그러들었다.
어제까지는. (86~87쪽)

“한 소녀가 있었어. 얼마 전에 이 거리로 이사 온 아이야. 난 아직도 그 애가 화물차를 몰고 들어서던 모습이 눈에 선해. 화물차를 모는 모습이 너무도 당당했지. 자기보다 백 배는 큰 차를 몰면서도 도움을 청하지 않고 정확하게 후진을 하더군. 나는 그 애가 차를 세우고 계기반에 발을 올리는 모습을 지켜보았어. 마치 매일 화물차를 운전하는 사람 같았지. 아주 능숙해 보였어. 난 출근을 해야 했지만 콜더가 벌써 앞집으로 달려갔지. 녀석은 그 화물차에 타고 있던 어린 소년과 손으로 칼싸움을 하고 있었어. 어서 차에 타라고 소리치려 했는데 그 여자애한테 묘한 느낌이 들더라. 무작정 그 애를 만나야 할 것 같았어. 그래서 나도 앞집으로 갔는데 그 애는 나를 보지도 않았지. 멍한 표정으로 콜더와 놀고 있는 자기 동생을 보고 있더군. 나는 화물차 뒤에 서서 그 애만 보고 있었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눈을 하고 있는 그 애를 그저 바라보고 있었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머릿속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었어. 무엇 때문에 저리도 슬퍼하는 걸까? 그 애를 안아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어. 마침내 그 애가 화물차에서 내려 인사를 했지만 그 애와 악수를 나눈 뒤에도 그 손을 놓기가 얼마나 싫었는지 몰라. 영원히 그 손을 잡고 있고 싶었어. 넌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 주고 싶었어. 그 애가 지고 있는 짐을 내가 ‘대신’ 떠안고 싶었어.”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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