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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2년 (하)

2032년 (하)

장 미셸 트뤼옹 저 / 장진영 역 | | 2000년 09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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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45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1333805
ISBN10 898133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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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장진영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 졸업. 「바로크 주제에 의한 코르네이유 초기 희극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 현재 서울대학교, 덕성여자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역서로는 『문화적인 것에서 신성한 것으로』등이 있다.
저자 : 장 미셸 트뤼옹
치밀하면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스펜스. 과학ㆍ종교ㆍ철학ㆍ역사를 종횡무진하는 해박한 지식, 정확하고 자유로운 과학적 상상력. 프랑스의 대표 소설가 장 미셸 트뤼옹은 스트라스부르 루이-파스퇴르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르네-데카르트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 국책 실험실 보안에 관한 연구에 참여하고 기술 이전에 관한 전문회사 유레킵에서 컨설턴트를 거쳐 1979년에 는기술 이전에 관한 전문 컨설턴트 사무실을 열었으며 1984년에는 프랑스에서는 처음으로 인공지능 전문회사 코니테크를 세웠다. 1986년 코니테크를 파리바 은행에 넘긴 그는 1989년 첫 소설 『금지된 복제』를 출간. 복제 문제를 다루면서 대단한 반향을 일으킨 이 소설은 쟝-쟈크 베네에게 영화화 판권이 넘어가면서 더욱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1991년부터 중국에 자리를 잡고 중국에 투자하고자 하는 외국 기업들을 위한 자문을 하는 한편 프랑스 기업과 차이나 테레콤의 합작 판매 회사를 설립해서 광동에 전산망을 구축하는 일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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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이군요 …크레아튀르는 바로 지능이지요?"

"지능 … 의식 … 정신 … 영혼 … 아무 거라도 상관없어. 어쩄든 우리가 지니고 있는 가장 소중한 어떤 것이니까. 그렇지만 그는 운반자를 바꿔야 돼. 우리 몸을 떠나야 하는 거지 …."

"기생충이 오리의 몸에 들어가기 위해 새우를 떠나야 하는 것처럼 말인가요?"

"인간은 그의 여행을 위한 숙박지 중의 하나일 뿐이야. 이제 옮겨갈 때가 된 거지."

"기계 속으로 쉽게 옮겨 타기 위해 우리를 조종한다는 건가요?"

"오해하지 말아라. 그건 오로지 광물로 갈아타야만 살아남을 수 있어. 돌이 몸을 입지 않으면 안 돼 … 그리고 바로 우리만이 그렇게 하도록 도와줄 수 있지 …."

"그로 인해 우리가 죽을 수밖에 없는데도요?"

"그거야 치러야 할 비용이겠지. 오직 크레아튀르만이 중요한 거니까."

"우린 그러니까 운반책에 지나지 않는군요?"

"그보단 더 되겠지. 우리가 없다면 지금의 크레아튀르도 없을 테니까. 어쨌든 지금으로선 우리 크레아튀르를 위해 봉사해야 돼.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노력은 보람이 없는 것이 될 테니까."

"인류의 역사 전체가 결국 크레아튀르를 위해 있었다는 건가요? 그러니까 그걸 부화시켜 실리콘 속으로 운반해주기 위해서요?"

칼뱅이 발끈했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우리의 전재 이유이며 목적이지."

"우리는 그를 위한 … 인큐베이터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인가요?"

"크레아튀르가 태어난 인큐베이터요, 그걸 키워낸 후원자인 셈이지 …."

"우리가 대성당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사다리 발판인 건가요? 건축의 걸작품이 아니라 그 도구였을 뿐인가요?"

"돌로 쌓은 성당만이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나무로 만든 것은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고. 아,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 고귀함이 덜해진다는 건 아니지. 물질에 정신을 주입해준다는 거. 이거면 존재 의의로서 충분하지 않나?"

"결국 인간이란 크레아튀르를 위한 '짧은 사다리'가 되기 위해 존재할 뿐이라는 거군요?"

"그의 영원성을 위한 발판이지."
--- pp.172-173
"지능이군요 …크레아튀르는 바로 지능이지요?"

"지능 … 의식 … 정신 … 영혼 … 아무 거라도 상관없어. 어쩄든 우리가 지니고 있는 가장 소중한 어떤 것이니까. 그렇지만 그는 운반자를 바꿔야 돼. 우리 몸을 떠나야 하는 거지 …."

"기생충이 오리의 몸에 들어가기 위해 새우를 떠나야 하는 것처럼 말인가요?"

"인간은 그의 여행을 위한 숙박지 중의 하나일 뿐이야. 이제 옮겨갈 때가 된 거지."

"기계 속으로 쉽게 옮겨 타기 위해 우리를 조종한다는 건가요?"

"오해하지 말아라. 그건 오로지 광물로 갈아타야만 살아남을 수 있어. 돌이 몸을 입지 않으면 안 돼 … 그리고 바로 우리만이 그렇게 하도록 도와줄 수 있지 …."

"그로 인해 우리가 죽을 수밖에 없는데도요?"

"그거야 치러야 할 비용이겠지. 오직 크레아튀르만이 중요한 거니까."

"우린 그러니까 운반책에 지나지 않는군요?"

"그보단 더 되겠지. 우리가 없다면 지금의 크레아튀르도 없을 테니까. 어쨌든 지금으로선 우리 크레아튀르를 위해 봉사해야 돼.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노력은 보람이 없는 것이 될 테니까."

"인류의 역사 전체가 결국 크레아튀르를 위해 있었다는 건가요? 그러니까 그걸 부화시켜 실리콘 속으로 운반해주기 위해서요?"

칼뱅이 발끈했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우리의 전재 이유이며 목적이지."

"우리는 그를 위한 … 인큐베이터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인가요?"

"크레아튀르가 태어난 인큐베이터요, 그걸 키워낸 후원자인 셈이지 …."

"우리가 대성당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사다리 발판인 건가요? 건축의 걸작품이 아니라 그 도구였을 뿐인가요?"

"돌로 쌓은 성당만이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나무로 만든 것은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고. 아,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 고귀함이 덜해진다는 건 아니지. 물질에 정신을 주입해준다는 거. 이거면 존재 의의로서 충분하지 않나?"

"결국 인간이란 크레아튀르를 위한 '짧은 사다리'가 되기 위해 존재할 뿐이라는 거군요?"

"그의 영원성을 위한 발판이지."
--- pp.172-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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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를 교회의 중심으로 만들어준 예수의 말, "너는 베드로(반석)니 내가 내 교회를 이 반석 위에 세울터인데..."에 숨겨진 비밀이 '베드로의 교서'라 불리는 두루마리에 기록되어 전해진다. 이 교서는 역사 속을 흐르며 많은 사람을 죽게 하기도 하고 어떤 국가에게는 힘이 되어주기도 하고 때때로는 교황의 권위에 도전하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 샹하이의 한 전당포에서 마지막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을때 관련된 사람들을 모두 파멸로 이끌면서 그 힘을 과시한 '교서'는 웹이 극도로 발달한 미래 세계의 운명까지도 조정한다.

2032년, 제로 콘택트라는 대감호 계획으로 라르브(애벌레)라고 불리는 대부분의 인간들은 '대재앙'을 피해 캡슐 속에 수용되어 살고 있다. 사람들에게는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금지되고 오직 웹 상에서만 동영상과 음성 인식 장치와 상대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내는 아바타(분신)만으로 만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철저하게 고립된 캡슐 속에서 동일한 방식의 살인 사건 여섯 건이 거의 동시에 일어난다. 밀튼 프리드맨 서바이벌 유니트의 보안을 책임지고 있는 하타웨이 형사는 과거의 사건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조작해 익숙한 사람의 모습을 한 아바타에 의한 살인 사건이라는 해결책을 내놓는다.

해킹의 모차르트라고 불리는 캡슐에서 태어난 소년 칼뱅은 염세주의자인 미치광이 학자 지치, 중국의 지도자이던 왕 뤄쉰의 동지라고 주장하는 중국학의 대가 렘브란트, 컴퓨터의 마술사라고 불리며 칼뱅의 능력을 키워주고 그를 돌봐온 아다, 2D 변환기와 음성 인식 장치만으로 그들과 접촉하는 전직 중국인 외교관 첸, 칼뱅의 아버지 역할을 하는 제로 콘택트 지대의 감호소 간수 토마 들로 이루어진 소비에트에 참여하면서 캡슐로 고립된 외로움을 달랬다. 그들이 모임을 갖던 어느날,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회사 원더월드가 자랑스럽게 내세우던 프로그램을 도난당해 웹에서 무료로 유포되고 있다는 뉴스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다. 그리고 그날 뒤늦게 모임에 참석한 토마는 아다의 자살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한다.

비록 모임의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어리지만 동등하게 대접받고 있다고 생각했던 칼뱅은 이 사건을 계기로 그들이 자신에게 숨기고 있는것이 있으며 어떤 부분에서 따돌림 당하고 있었다는것을 알게 된다. 동료들을 불신하게 된 칼뱅은 아다가 절대 자살할 리가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그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칼뱅은 그의 직업의 파트너이자 연인인 모가 방문하자 그를 통하여 위로를 받으려 하는데 갑작스레 공격적으로 변한 모의 아바타에게 공격받는다. 그러나 역시 알 수 없는 이유로 갑작스럽게 아바타가 멈추어버린 덕에 목숨을 구하고, 이제는 동료의 모습으로 그에게 접근하는 모든 아바타를 믿을 수 없게 된다.

칼뱅은 진정한 동료가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 그들의 접속 지점을 추적하고, 동료들이 말하던 것과는 달리 토마는 재무성에 그 기반을 두고 있으며 휴머니스트인 첸은 중국에서 가장 보안이 잘되어 있다고 알려진 군사 시설에서 니치는 경외심을 일으킬 정도로 잘 숨겨진 곳에서 접속하고 있다는것을 알게 된다. 단지 렘브란트만이 접속 지점이 일치하자 칼뱅은 그를 마음의 안식처로 삼는다.

칼뱅은 아다의 죽음과 원더월드 도난 사건과 여섯 건의 살인 사건이 가지는 연관성을 조금씩 밝혀내면서 동료들 또한 어떤 형식으로든 여기에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웹잡에 접근할 수 없어 캡슐에서 추방될 위기에 처한 렘브란트를 위로해주려던 칼뱅은 사소한 말다툼 끝에 아다를 사랑하고 함께 사랑을 나누었다고 고백하고, 감추어오던 아다와 칼뱅의 진정한 관계를 알고 있던 렘브란트는 믿을수 없는 사실에 경악하는데...

칼뱅과 아다 사이의 관계, 연인이었던 모를 비롯하여 칼뱅의 동료들이 숨기고 있던 사실들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역시 의문에 싸여 전해지던 '베드로의 교서'에 감추어진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고, 인류를 향한 신의 계획이 폭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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