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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 토크 : 뉴욕에서의 대화

스몰 토크 : 뉴욕에서의 대화

: 일상이라는 예술, 사소하지만 중요한 그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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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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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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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01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268g | 111*180*20mm
ISBN13 978899783588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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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맹지영
큐레이터이자 평론가이다. 현재 두산갤러리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예술에 관한 글쓰기를 함께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학교와 스쿨 오브 비주얼아트에서 미술 실기와 이론(평론)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0여 년간 미국에서 미술 관련 공부와 실무를 경험한 후, 2011년 귀국했다. 전시와 글을 통해 대중이 느끼는 예술과의 거리감을 좁히고, 일상에서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예술에 다가가는 방법을 찾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저자 : 유 J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중이다. 2001년 미국으로 유학하여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디자인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디자인 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2011년에 한국으로 귀국하여 대기업에서 UI 디자이너로 일하다, 스스로 회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여러 문화권과 다양한 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문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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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도 누군가와 ‘비생산적’으로 보이는 ‘가벼운’ 잡담이나 대화들을 나누며 그것이 이끄는 대로 놔두곤 한다. 그것들은 때로는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게 만드는 큰 주제로 발전되기도 하고, 일부는 그저 그런 잡담으로 소멸되어버린다. 그런데 언젠가 그 비생산적이고 하찮아 보이는 작은 대화가 먼 훗날 그 시대 예술을 바라보는 소중한 시선이자 목소
리였음을 우리는 지나온 역사를 통해 확인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예술을 둘러싼 다양하고 ‘작은’ 대화들이 앞으로도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길 소망한다.
---「대화 이후, a의 독백 / 작가의 말」중에서

(b는 천천히 그림을 감상하는 a로부터 떨어져 넓은 전시장에 걸려 있는 그림들을 보는 둥 마는 둥 스윽 훑어본다.)
b 근데 내 취향은 아닌 것 같아. 너무 단순하고 무미건조하다고 할까? 홈디포 페인트 코너에 붙어 있는 색상표를 보는 것처럼 느낌이 없어. 좋은 작업이라면 시각적으로 강한 생명력이나 아름다움이 느껴져야 하는 것 아니야? 캔버스랑 붓만 있으면 나도 이 정도는 그리겠는데.
a 브라이스 마든의 작품은 단순한 형식과 색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작품이 나오게 된 배경을 모르면 너처럼 ‘나도 그릴 수 있겠다’는 식의 반응을 보일 수 있어. 그런데 단순해 보여도 그 안에 정말 많은 것들이 함축되어 있지. 물리적인 제작 과정은 물론이고, 영감을 받은 것에서부터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걸린 긴 시간을 생각하면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아. 예술가마다 자라온 환경이 다를 거 아냐. 심리적으로 영향을 끼친 요소도 다를 테고. 그래서 미술 감상이란 일종의 탐정 게임과 같아. 관람객은 오직 단편적인 단서들만 보고 유추하게 마련이거든. 재미있는 건 작가들마다 그 단서를 제시하는 방법이 다 달라.
---「첫번째 대화 / 뉴욕, MoMA(뉴욕 현대미술관)에서」중에서

a 예술도 이런 사막과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고통스러우면서도 그곳에 생명과 이야기가 있고 불필요한 멋이나 장식 따위는 발붙일 틈을 주지 않으면서도 그 제한된 공간 속에서 가장 아름답고자 하는 것. 그 몸부림의 파장이 눈으로 들어와 가슴을 울리고 머리로 퍼져나가는 느낌. 그저 바라보는 것 외에는 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느낌.
b 뭔지 알 것 같아. 내 생각에도 예술가가 자신을 온전히 내던지지 않으면 이런 느낌을 줄 수 없을 것 같아. 겉멋을 낸다든지 핵심 외에 군더더기들이 달라붙어 있다면 말이야. 잡초가 무성한 느낌이랄까, 그런 상태에서는 네가 말한 응축된 느낌이 들지 않겠지.
---「세번째 대화 / 조슈아트리 사막에서」중에서

a 우리 주변에 오랜 시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작업할 만한 하드웨어가 거의 없잖아.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아파트만 해도 유구한 시간을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만들지 않잖아. 금방 짓고 몇 십 년 쓰고 나서 허물어버릴 생각으로 만들잖아. 그 결과, 우리는 짧은 시간의 주기에 길들여졌고,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할 생각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법을 잊어버리게 되었어.
b 그게 안타깝다는 거야.
---「장면 둘 / 열쇠 속 세상」중에서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신진 작가는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나름의 각오와 욕망을 안고 미술계에 뛰어드는 자들을 말한다. 그러나 a가 만난 신진 작가 노영신은 ‘미술계’와 무관하게 자신의 삶의 영역에서 묵묵히 작업을 해온 흔치 않은 경우였다. 게다가 그의 전시가 열리고 있는 전시 공간은 어디가 거실이고 어디가 방인지 구분이 무색한 작은 아파트였다. 그러나 a는 알 수 없는 감정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도대체 무엇이 a에게 정체 모를 감정을 불러일으킨 걸까. 노영신의 그림, 작은 아파트에서의 설치 광경. (…) 예술가로, 아내로 그리고 어머니로 살았을 노영신의 삶. (…) 학교에 간 딸을 기다리며 그렸을 드로잉,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일종의 수행과도 같았을 그리는 행위는 작가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 하루가 만들어내는 미묘한 차이를 노영신의 드로잉은 담고 있다. 매일 똑같이 되풀이되는 일상인 듯 보이지만, 그것을 바라보고 대하는 우리의 일상은 미묘하게 달라진다는 것을 노영신의 다른 색깔, 다른 구도로 이루어진 드로잉은 소리 없이 말하고 있었다.
---「장면 넷 / 예술가 그리고 어머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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