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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빛깔들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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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빛깔들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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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1월 13일
이용안내 ?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0.08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8.3만자, 약 5.9만 단어, A4 약 115쪽?
ISBN13 9788954634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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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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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소설을 읽으며 어떤 현실을 떠올리는 독자들이 있다면, 이는 작가가 그것을 겨냥하고 썼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소설의 어떤 속성 때문에 그렇다는 것을 밝혀둔다. 종종, 소설에서 이루어지는 핍진한 묘사는 그것이 너무도 충실하게 수행된 나머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어떤 사건을 예언하는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얼마간의 시차를 두고 현실에서 그 사건이 그대로 재현이라도 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이미 이 년 전에 쓰인 이 소설은 올해 4월, 차마 요약될 수도, 감상될 수도 없는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후, 얼마간의 시간을 흘러가게 하고 난 뒤에야 출간된다. 비극적인 사고와 상실의 고통 때문에 혹여라도 있을지 모를 어떤 오해를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물리치며 이 소설을 세상에 내보낸다.

때때로 가슴속에서 회오리바람 같은 것이 웅웅 소리를 내곤 했는데, 마치 매일같이 조금씩 더 넓어지는 구멍을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소리도 조금씩 점점 더 커지곤 했다. 그 구멍을 메우기 위해 희중은 무엇이든 해야만 했지만, 자신을 위해서는 그 무엇도 할 수가 없었다. 그의 구멍에는 조안의 슬픔이 쌓이고, 더는 바깥으로 흘러나오지 않는 조안의 눈물이 쌓이고, 젖어들지 않는 몸의 고독이 쌓였다. _26~27쪽

조안은 모를 것이다. (……) 그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날들에 안도하기보다는,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내일에 더 두려움을 느꼈다는 것을. 그래서 멈출 수가 없었다는 것을. 모니터를 보고, 또 보고, 또 보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을. _141쪽

온몸에 울음이 가득 차 있는 여자였다. 아마도 몸속에 흐르는 것이 피보다 더 많은 눈물인 모양이었다. 여자가 그 눈물 전부를 다 흘려버리겠다는 듯이 오래도록 울었다. 백주는 물 한 잔과 티슈를 여자 앞에 놓아주고는 침묵을 지켰다. 여자는 울고 싶을 때까지 울어야 할 것 같
았다. _237쪽

생의 어느 한순간에 시작되는 불행은, 단지 모두 다 우연에 불과한 것이었을까. 그렇다면 그 우연은 어떻게 끝을 맺어야 한다는 말인가.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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