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집단이 대부분의 이슈에 대해 동의할 때, 거기에는 어떠한 반대자도 억누르려는 경향이 생겨난다. 집단은 조화를 기대한다. 만약 모든 사람들이 동의하고 만족한다면, 그들은 반대 주장을 듣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런데 집단 사고는 재앙을 부를 수 있다. 왜냐하면 집단 사고가 일어날 경우에 어떤 주장의 모든 측면이 다 고려되지 않을 수 있고, 따라서 충동적인 결정이 내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집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근거 있는 반대를 촉진해야 한다.”
“어떤 집단이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기 시작할 때, 집단 극단화가 뿌리를 내리게 된다. 그 집단은 극단적인 입장을 더욱 가열시킬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아주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집단 구성원들이 각자 혼자였다면 절대로 취하지 않을 그런 집단이다.”
“실험 대상자 외에 다른 사람이 한 사람밖에 없을 때, 실험 대상자가 제시하는 해답에 동조의 영향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두 사람 있을 때, 그때는 약간의 동조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공모자가 3명 이상일 때, 동조효과는 훨씬 더 커졌다.
공모자 한 사람이 옳은 답을 제시하고 나머지 공모자들이 모두 틀린 답을 제시할 경우에 동조가 급격히 떨어졌다. 이는 사회적 지지가 동조를 타파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부주의 맹시를 보여주는 가장 유명한 실험 하나가 바로 대니얼 사이먼의 ‘보이지 않는 고릴라 테스트’이다. 일단의 실험 참가자들에게 두 집단(한 집단은 흰색 티셔츠를, 다른 집단은 검정색 티셔츠를 입고 있다)의 사람들을 찍은 짧은 비디오를 봐 달라고 부탁했다. 화면 속의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농구공을 패스하고 있다. 실험 참가자들이 하는 과제는 농구공이 한 집단 안에서 오가는 횟수를 세는 것이었다. 두 집단이 농구공을 자기들끼리 패스하고 있는 동안에 고릴라 복장을 한 사람이 화면 가운데로 걸어 나와 자기 가슴을 친 다음에 사라졌다. 그런데 실험 참가자들의 50%가 이 고릴라를 보지 못했다.”
“심리학자 할로우는 두 개의 ‘엄마’를 만들어 놓고 생후 몇 시간 뒤에 어미와 떼어놓은 붉은털원숭이 새끼들이 그 중에서 고르도록 했다. 한 ‘엄마’는 부드러운 테리 직물로 만들었으나 먹이는 전혀 갖고 있지 않았고 다른 한 ‘엄마’는 철사와 먹이가 담긴 병으로 만들어졌다. 그랬더니 붉은털원숭이 새끼들은 철사로 만든 엄마와는 먹이를 먹는 동안만 함께 했고 테리 직물로 만든 엄마와는 껴안고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 다음에는 원숭이 새끼들을 반으로 나눠 한 엄마하고만 지내도록 했다. 그런 가운데 공포를 일으키는 장면을 연출하자 테리 직물로 만든 엄마와 지내던 새끼 원숭이들은 주변이 조용해질 때까지 엄마와 밀착하고 있었다. 그러나 철사로 만든 엄마와 지내던 원숭이 새끼들은 바닥에 쓰러져 이리저리 뒹굴거나 한껏 웅크리거나 비명을 지르는 행태를 보였다. 테리 천으로 만든 엄마와 지낸 원숭이들이 감정적 애착을 누렸음을 보여준다.”
“앨버트 반두라의 사회적 학습이론(1977)은 행동이 보상이나 강화를 통해서만 학습되는 것이 아니라 관찰을 통해서도 학습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근거로 처신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이다. 사람들 주변엔 관찰 가능한 모델들이 많다. 살아 있는 모델(부모와 또래, 선생 등 행동을 실제로 하는 사람)이 있고, 지시를 하는 언어적 모델(구체적 행동에 대한 설명 또는 묘사)이 있고, 상징적 모델(책이나 TV, 영화에 그려지는 행동)이 있다.”
“어떤 사람이 성공을 거둘 때, 그 사람은 자신의 성공의 원인을 내적으로, 자신의 기술로 돌리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성공을 거둘 때, 그 성공의 원인은 외적으로, 운이나 상황으로 돌려진다.
어떤 사람이 실패할 때, 일반적으로 그 원인은 외부로 돌려진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은 자신을 탓하지 않고 그 탓을 상황이나 외부 요인으로 돌리게 된다. ‘자기본위편향’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실패를 할 때, 그 탓은 대체로 그 사람의 내적 요인으로 돌려진다.”
“극도로 우울한 사람들은 보통 자살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극도의 우울증에 빠진 사람의 경우에는 지나치게 냉담하고 동기부여를 받지 못하는 탓에 자살 계획조차 짜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살이 주로 이뤄지는 때는 우울증으로 고생하던 사람이 다소 힘을 얻는 회복기이다. ‘주요 우울증’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 중에는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보면 여자가 남자보다 많다. 그러나 자살에 성공하는 사람은 남자가 여자보다 많다.”
“우리의 선택과 믿음이 곧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도 가장 흔한 의견이고 믿음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곳에서 사람들 사이에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거짓 일치 효과’이다. 이와 비슷하게,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과 바람직한 속성에 실제보다 드물다고 생각하는 현상이 바로 ‘거짓 특이성 효과’이다. 거짓 일치 효과와 거짓 특이성 효과는 인지 편향의 예들이다. 인지 편향은 마음에 의해 저질러지는 판단상의 결함이며, 그 목적은 뇌가 정보를 보다 빨리 처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거짓 일치 효과에 따른 편향은 사회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치며 정말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거짓 일치 효과의 가장 놀라운 예 하나는 근본주의자들과 정치적 급진주의자들에게서 발견되는 부정적 관점에서 확인된다. 물론 근본주의자들과 정치적 급진주의자들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급진적인 믿음과 관점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그들은 급진적 관점과 믿음을 가진 사람들의 숫자를 과대평가하고, 이것이 세상에 대한 그들의 지각을 더욱 뒤틀어놓고 있다.”
“자유(정치적 자유와 혼동하지 않길 바란다)란 것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멀리하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프롬은 주장했다. 그런데 사람이 자유로워지는 것을 피하려는 이유는 뭘까? 프롬은 개인의 자유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외적 권위로부터의 자유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는 통념에 동의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또한 사람의 내면에는 자유를 제한하고 억제하는 심리적 작용이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개인이 진정한 형식의 자유를 성취하기 위해선 먼저 이 심리적 작용들을 극복해야 한다. 프롬에 따르면, 자유는 어떤 목적이나 의미를 위해서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또 당신 자신의 자아 외에는 누구도 의존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고립과 공포, 소외 그리고 비천한 존재라는 느낌을 낳을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진정한 형태의 자유가 정신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처럼 자유란 것은 심리적으로 갖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것을 피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프롬은 결론을 내렸다. 사람이 자유로부터 도피하는 방법은 권위주의와 파괴성에 의지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동조하는 것이다. 대중문화 속으로 숨는 것도 자유로부터의 도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언어든 의상이든 생각이든, 군중 속으로 묻혀 버리면 사람은 더 이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