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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여행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여행

즈느비에브 쉬레 저 / 김은정 역 | 작가정신 | 2000년 10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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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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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0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2881322
ISBN10 897288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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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김은정
서울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졸업. 프랑스 몽펠리에 대학과 엑상프로방스 대학에서 불어학을, 파리 에콜 드 루브르에서 예술사를 전공. 현재 프랑스에서 결혼해 살면서 전문 통역가와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추상미술』『표범과 개미핥기』등이 있다.
저자 : 즈느비에브 쉬레
<프랑스 스와르>와 <브와시>지의 기자를 거쳐 <주르날 드 바르비>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재혼하여 파리에 살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귀여운 악동이었던 막내아들 또마는 현재 스물한 살의 젊은이가 되었고, 그의 두 형인 마튜와 니콜라도 각각 스물여섯 살과 스물여덟 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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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로 말할 것 같으면 나는 더 이상 수화기를 들 용기도 없다. 그것은 삼의 전화를 받았을 때 엄마가 튀니지에, 칸에, 텍사스에 있다고 말할 용기가 내게는 도저히 없었기 때문이다.

딱 한 번, 삼이 전화했을 때 운좋게 엄마와 마주쳤다. 그때 나는 전화기에 대고, '기다려, 엄마 바꿔줄게!'라고 급히 소리쳤다. 그런데 이 모든 노력이 '미안해, 힘들 거 같은데, 오늘 저녁 약속이 있어. 한 보름쯤 후에 다시 전화해줘!' 같은 바보 소리를 듣기 위함이었다. 그 순간 삼이 뭐라고 했는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듣고 있던 나는 정말로 속이 상했다. 이 모든 것을 여름 동안 미국 여행을 가는 형들의 들뜬 대화와 뮈게 할아버지가 없는 기차 상점과 연결시켜 보면 요즘의 내 인생이 눈곱만큼도 살 맛이 안 난다는 것은 누구도 쉽게 이해할 것이다.
--- p. 177
우리는 엄마가 보낸 날들에 대한 아주 세세한 보고를 듣는다. 장식은 어땠고, 누구누구가 있었으며, 어떤 향기가 났는지. 눈은 감으면 엄마의 얘기 속에 이미 들어가 있다. 엄마는 항상 하루 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를 이야기해주었다. 늘 우리만이 엄마의 청중이었기 때문이다. 아마 남편들이 있는 엄마는 애들한테 모든 것을 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엄마는 엄마가 편집장과 나눈 얘기, 다른 기자랑 다툰 얘기, 그리고 몇 주 동안 기다리던 인터뷰를 얻어낸 이야기 등 모두를 우리에게 말해준다. 그러면 우리는 엄마가 늘 우리 의견을 따르지 않더라도 우리 의견이나 충고를 해준다. 그런데 세바스티앙네 집에선 세바스티앙이 입만 열면, 걔네 아빠나 엄마가 식탁에서 애들은 얘기하는게 아니라고 말한다고 한다. 나는 뭘 준다 해도 그와 내 자리를 바꾸지 않겠다.
--- p.86
오늘 아침의 장은 내 친구라기보다 엄마 친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므로 곧바로 그의 팔 안에 안겨 엄마 남자친구로 대접해주고 받아들이는 데는...그건 그의 경우도 마찬가지일지 모른다. 조금 전, 이불 속의 장은 곤란한 기색이었다. 그때 갑자기 내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마튜의 스케이트 보드가 있었다. 나는 두개의 잔을 부드럽게 스케이트 보드 위에 올려놓고, 삐뚜를 뒤에 태운 후 그것을 반쯤 열린 문에 갖다놓고 우산대를 이용하여 흔들림 없이 침대를 향해 밀머보냈다. 그것은 완벽하고 은밀한 서비스였다. 곧, 이불 밖으로 나와 터뜨리는 두 사람의 폭소가 들려왔다.
--- pp.275-276
엄마는 항상 하루 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를 이야기해 주었다. 늘 우리만이 엄마의 청중이었기 때문이다. 아마 남편들이 있는 엄마는 애들한테 모든 것을 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엄마는 엄마가 편집장과 나눈 얘기, 다른 기자랑 다툰 얘기, 그리고 몇 주 동안 기다리던 인터뷰를 얻어낸 이야기 등 모두를 우리에게 말해준다.

그러면 우리는 엄마가 늘 우리 의견을 따르지 않더라도 우리 의견이나 충고를 해준다. 그런데 세바스티앙네 집에선, 세바스티앙이 입만 열면, 걔네 아빠나 엄마가 식탁에서 애들은 얘기하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고 한다. 나는 뭘 준다 해도 그와 내 자리를 바꾸지 않겠다.
--- p.86
앙트완과 크리스토프와 나는 이런 일들을 줄줄 욀정도로 잘 알고 있다. 우리셋 모두 이혼한 집의 아들들이기 때문이다.우리는 안다. 이혼이라는 것이 아주 독한 감기 같다는 것을 우선 그것은 열로 시작해서 콧물과 눈물로 넘어가고 그 다음엔 '침대속의 케이오'단계로 넘어간다. 게다가 이혼에는 감기처럼 처방전도 없고, 약도 없고 그저 그게 지나간 때만을 기다려야 한다.

요즘 프레드네 집은 온도가 내려가는 단계에 있다.우리들은 벌써 오래전부터 걔네 부모님에게서 감기 기운을 눈치챘다. 마지막 학교 축제때, 바로 방학 직전이었다. 그때 이미 프레드의 부모님은 더이상 서로를 견뎌내지 못할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이렇게 돼면, 일이 빠르게 진전된다는것을 안다. 앙트완은 때로 오래갈수도 있다고 말하지만 결국, 최초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프레드는 이제 미칠 지경에 이르렀다.
--- p.38
마침내 프레드도 두번째 집이 생기게 되었다! 앙트완과 크리스토프, 그리고 나처럼 말이다. 이제 그는 '아빠 집'과 '엄마 집'을 따로 가지게 된 것이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심지어는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치민 프레드가 어느 날 그의 부모님에게 '좋아요. 싸우는 것도 엄마와 아빠고, 헤어지는 것도 엄마와 아빠지 나는 아니니까 마음대로들 하라구요! 그대신 그렇게 계속해서 둘이 싸워댈 거라면 나가서 싸우라구요. 나는 이 아파트에서 꼼짝 안 할 테니 둘이 번갈아서 일 주일에 한 번씩 나를 찾아오든지 말든지 맘대로 하라구요!'까지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거짓말같이 모든 것이 정리되었다고 한다. 그가 원하던 대로 말이다.

프레드의 고함은 상황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리고 그것으로 모든 싸움은 끝이 났다. 그 순간부터 그는 엄마 집에서 지금까지처럼 그의 모든 가구와 그의 모든 습관을 그대로 간직한 채, 자기 방을 그대로 쓰게 되었다. 그러고도, 갑자기 두번째 집을 얻게 된 것이다. 그의 아빠가 아파트를 전세낸 것이다.
--- pp.196-197
'걱정마, 거의 다 됐어, 이제. 그렇지만 너희 부모님은 이제 더 이상 한집에 살아서는 안 돼. 그렇게 되면 이제 진짜 골치 아파질 거야. 그러니까 너희 엄마한테 부모님들이 이혼하는 게 너한테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걸 보여주도록 노력해야 돼. 내 말 믿어. 애들이 그렇게 말해주는 게 부모님한테 얼마나 힘이 되는지 아니?'
--- p.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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