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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니

니니

: 엄마와 딸이 함께 보는 니니의 천방지축 성장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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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3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421g | 150*210*16mm
ISBN13 9788932113975
ISBN10 893211397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글 : 소피 쉐러
대학 졸업 후 기자와 라디오 아나운서, 출판사 편집자로 일했고 현재는 독일 뮌헨에 살며 남편과 함께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자신도 ‘니니’였다고 고백하면서 요즘 어린이들 역시 자신의 어릴 적과 참 닮아 있다는 생각에 매우 놀랐다고 해요. 그래서 그러한 어린이들의 세계를 [니니]에 담아 어린이들의 궁금증, 두려움, 소원, 멋진 순간들의 이야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림 : 막시밀리안 마인촐트
독일 뮌헨에서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삽화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러 유명 출판사의 표지 및 삽화 작업을 했으며, 특히 판타지와 SF에 관심이 많다고 해요.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 도서를 작업했는데, 2012년에는 [반지의 제왕], [호빗]의 독일어판 표지를 그렸습니다. [니니]에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니니의 모습을 유쾌하게 표현했습니다.
역자 : 최용호
가톨릭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학교 신학대학에서 ‘신약 성경’을 전공했다. 이후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통역과 번역을 공부하고, 현재 통역사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러 권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는데, 어린이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기면서 어린 시절 가족과 친구와 함께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즐거웠다고 한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거실에서 아줌마와 이야기를 나누는 엄마 목소리가 들렸어요. 사비네 아줌마가 말했어요.
“부모가 이혼한 집에서는 애완동물이 아이한테 특별하대. 신문기사에서 읽은 적 있어.”
나는 귀를 쫑긋 세웠어요. 엄마랑 아줌마가 내 얘기를 하고 있었으니까요.
사실 난 강아지를 정말 키우고 싶어요. 그게 엄마랑 아빠가 이혼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강아지가 있으면 함께 산책하고, 막대기를 던져서 물어 오라고도 하고, 항상 내 말을 잘 듣게 할 거예요
--- p.14-15

엄마가 거실에 들어오며 밝은 목소리로 인사했어요. 하지만 곧이어 책으로 만든 우리, 새 친구 기니피그, 양탄자 여기저기에 널려 있는 당근 조각들을 보고는 깜짝 놀란 나머지 멍한 표정을 지었어요.
“이게 다 뭐야?”
그렇게 묻는 엄마의 목소리는 더 이상 다정하지 않았어요.
“얘는 새 친구 기니피그인데 반 고흐라고 해요.”
“새 친구 기니피그라니 대체 무슨 말이야? 맙소사, 어디서 이런 흉측한 걸 데려왔어?”
“오늘 샀어요. 물론 내 돈으로요. 그리고 엄마, 얘는 못생기지 않았어요. 장미 무늬만 없을 뿐이에요.”
엄마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와 기니피그를 번갈아 보고는 잔뜩 화가 나서 말했어요.
“세상에, 꼭 새끼 쥐 같구나! 아이에게 이런 걸 팔다니 뻔뻔스럽기도 하지.”
--- p.27-28

엄마가 미소 띤 얼굴로 물었어요.
“첫영성체를 꼭 하고 싶은 이유가 뭐니? 선물 때문에?”
“아니요, 그것 때문만은 아니에요. 선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누군지 궁금해요. 내가 가톨릭 신자인지, 개신교 신자인지, 아니면 채식주의자인지 알고 싶어요. 엄마, 난 이교도예요? 그래서 하늘나라에 갈 수 없나요?”
내가 겁먹은 목소리로 물어보자 엄마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어요.
“니니야, 넌 내 작은 천사야. 물론 하늘나라에 갈 수 있단다. 하지만 너무 일찍 가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 p.47-48

“반 고흐,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너에게 세례를 베푸노라!”
내가 엄숙하게 말하자 루이사가 샴페인을 반 고흐 머리 위에 병째 부었어요. 반 고흐는 깜짝 놀라 한쪽으로 도망갔어요. 하지만 루이사는 녀석을 쫓아가며 샴페인을 계속 부었어요. 반 고흐는 침대 옆에 까는 작은 양탄자처럼 잔디 위에 납작 엎드렸고 털도 완전히 젖었어요. 나는 녀석이 꼼짝 않길래 엄숙한 기분이 들었나 보다 생각했어요.
“반 고흐, 넌 세례를 받은 거야. 이제 너도 죽으면 하늘나라에 갈 거야.”
……
“그런데요, 아줌마! 반 고흐가 세례를 받고 나서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우리는 모두 우리 안을 들여다보았어요. 정말 반 고흐는 우리 속을 정신없이 빙빙 돌다가 잠깐씩 바닥으로 고꾸라졌어요. 그 녀석은 기뻐서 춤을 추는 것 같았어요.
--- p.63-65

아빠는 한 시간쯤 뒤에 출발할 텐데, 극장에 가기 전에 아까 얘기했던 여자아이를 데리러 갈 거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공연 후에 아빠 친구를 소개해 주겠다고 했어요. 할머니가 내게 물었어요.
“니니야, 벌써부터 기대되니?”
나는 아빠 무릎 위에서 이리저리 미끄럼을 타며 말했어요.
“글쎄요. 조금 기대는 돼요. 그런데 아빠, 내가 전혀 알지도 못하는 애를 왜 데리러 가요?”
아빠가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어요.
“니니야, 그 아이는 아주 좋은 애란다. 이름이 파미나야. 그리고 파미나의 엄마도 아주 좋은 사람이야. 이번 공연에 나오는 배우고 우리 표를 구해 주었어. 좋지?”
그런데 ‘좋은’이란 단어를 너무 많이 써서 아빠가 꼭 광고에 나오는 사람 같았어요.
--- p.82-83

나는 그날 저녁 분위기가 평화롭지 않겠다는 예감이 들었어요. 아빠는 내게 손톱만큼의 관심도 보이지 않았고 유치하게도 저녁 내내 수산네 아줌마와 파미나하고만 얘기했어요. 아빠는 음식이 나왔을 때만 딱 한 번 나에게 관심을 보였어요. 파미나가 열 살밖에 안 됐는데도 젓가락질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대단하냐며 아빠가 칭찬했어요. …… 파미나는 큰 소리로 몇 번이나 같은 얘기를 하며 만두를 집어 내 코앞에 들이댔어요. 그때마다 그 애의 분홍 팔찌들이 짤랑거렸어요.
“너희 둘은 벌써 좋은 친구가 되었구나.”
나는 아빠가 정말로 파미나와 나한테 한 말인지 의심스러웠어요.
--- p.106-107

하벨캄프 할아버지는 이웃집에 살아요. 엄마는 할아버지가 꼭 감시원 같대요. 엄마가 퇴근할 때나 장 봐 온 물건들을 차에서 내릴 때마다 희한하게도 할아버지는 자기 집 차고 앞에 서서 이쪽에 대고 큰 소리로 외쳐 댄대요.
“잠깐만, 헤르츠펠트 부인! 할 말이 있어요. 당신네 울타리를 빨리 손봐야겠어요! 가지들이 웃자라서 내 차가 드나들기 힘들어요.”
할아버지는 언젠가 우리 집 앞마당이 ‘동네의 수치’라고 말한 적도 있어요. 잡초뿐만 아니라 모든 화초가 그저 무성하기만 하다는 거죠. 그 말에 엄마는 “하벨캄프 아저씨, 그건 아저씨가 걱정할 일이 아닌 것 같은데요.”라고 맞섰어요. 하지만 다음 날 엄마는 나를 화단으로 내보내 팔이 저릴 때까지 잡초를 뽑게 했어요.
--- p.119

“하벨캄프 할아버지!”
큰 소리로 불렀지만 할아버지는 앞에 놓인 긴 나무줄기들을 계속 자르기만 했어요. 창고 뒤편에는 나무줄기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어요.
루이사와 나는 눈짓을 주고받은 다음, 할아버지 앞에서 폴짝폴짝 뛰었어요. 그제야 할아버지는 우리를 쳐다보더니 하던 일을 멈추었어요.
“이 진드기 같은 녀석들, 무슨 일이야?”
루이사가 ‘진드기’라는 말에 웃음을 터뜨렸어요.
--- p.140

나는 반 고흐에게 곡예를 가르칠 수 없어 아쉬워했던 일과 개가 있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던 일이 떠올라 더 크게 흐느꼈어요. 그때 갑자기 누가 나를 껴안았어요. 집에 돌아온 엄마가 나를 꼭 안아 준 거예요.
“니니야! 가여운 내 딸!”
…… “엄마! 이건 너무 불공평해요. 가엾게도 반 고흐는 정말 안 좋은 일만 겪었잖아요. 처음에는 다른 기니피그들한테 한쪽 귀를 물리더니, 이번에는 펩시한테 물려 죽고……”
“그래, 니니야. 네 말이 맞아. 녀석은 정말 안 좋은 일을 많이 겪었어. 하지만 한편으로는 커다란 행운을 누리기도 했단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랑 함께할 수 있었잖니.”
--- p.166-167

“엄마! 난 죽는 것이 끔찍해요. 왜 죽을 수밖에 없어요?”
엄마가 내 손을 잡고 말했어요.
“니니야, 그건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란다. 우리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들이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느라 이미 골머리를 썩였지. 하지만 우리가 모두 죽을 운명이라서 삶은 그만큼 더 소중해. 언젠가는 이 세상의 삶이 끝난다는 걸 아니까 우리는 더 착하고 의미 있게 살려고 노력하는 거야.”
엄마가 내 손을 꽉 쥐며 계속 말했어요.
“생각해 봐! 10년 전에 너는 이 세상에 없었잖아. 그런데 갑자기 네가 태어난 거야. 그 일은 지금껏 내가 경험한 일 중에 가장 큰 기적이었어. 언젠가는 나도 죽고 너도 죽겠지. 하지만 너도 언젠가 아이를 낳을 거야. 그런 것처럼 사라지는 모든 것에서 다시 새로운 것이 자란단다. 그리고 우리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결코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아.”
엄마와 나는 한동안 말없이 나무들만 쳐다봤어요. 나는 할머니가 된 엄마 모습을 상상해 보려 했지만 잘 그려지지 않았어요.
“난 엄마가 죽는 게 싫어요. 엄마는 꼭 오래 살아야 해요!”
나는 엄마의 손을 꽉 잡았어요. 엄마는 미소 띤 얼굴로 금방 죽지는 않을 거라서 손을 그렇게 꽉 잡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아주 오래오래 살아서 백 번째 생일을 나와 내 아이들이랑 함께 지낼 테니 걱정 말래요.
“넌 그때 초 백 개가 꽂힌 커다란 케이크를 선물해야 해! 초가 하나라도 빠지면 혼날 줄 알아!”
반 고흐가 죽은 다음, 내가 웃음을 되찾은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 p.169-170

“아빠, 나도 곧 세례를 받아요.”
그때 갑자기 멋진 생각이 떠올랐어요.
“좋은 수가 있어요. 내가 열두 살이 될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내 세례식을 열기구 위에서 하는 게 어때요? 엄마더러 본당 신부님한테 물어보라고 하면 돼요. 그러면 하늘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거니까 하느님도 나를 더 가까이에서 보실 수 있잖아요.”
--- p.185

“엄마, 오늘 엄청 행복해서 잠이 안 올 것 같아요.”
엄마는 내게 뽀뽀하고 나서 바나나를 가져다주었어요. 난 바나나를 먹으면 잠을 잘 자거든요. 정말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바나나를 먹고 나자 갑자기 몸이 무거워졌어요.
나는 스르르 눈을 감았다가 금방 다시 떴어요. 오늘 있었던 일들을 새 일기장에 적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겨우 한 문장밖에 쓰지 못했어요. 그래도 그 안에는 내가 쓰고 싶었던 모든 말이 들어 있었어요.
“오늘은 내 생애 최고의 날이었다.”
나는 첫 장에 이렇게 적고 나서 그대로 잠들어 버렸어요.
--- p.227-228

“있잖아요, 엄마! 걱정하지 말아요. 지금 당장 현금 인출기로 가서 돈을 찾으면 되잖아요.”
엄마가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끙!’ 하는 소리를 냈어요.
“니니야, 현금 인출기에서 돈을 찾으려면 통장에 돈이 있어야 해. 네 저금통처럼 엄마 통장이 비어 있으면 한 푼도 꺼낼 수 없어.”
“그래요?”
나는 조금 놀랐어요. 난 어른들이 현금 인출기에서 언제든지 돈을 찾을 수 있는 줄 알았거든요.
--- p.234

내가 루이사에게 말했어요.
“우리 엄마한테 비밀이 생겼어.”
“비밀?”
루이사가 호기심에 찬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어요.
“네 엄마가 금괴 상자를 지하실에 숨기기라도 한 거니?”
“야, 루이사! 우리 엄마가 만화에 나오는 구두쇠 스크루지 맥덕인 줄 알아? 우리 엄마한테 금괴가 어디 있어?”
“그럼 비밀이 뭔데?”
나는 나쁜 일이라도 꾸미는 사람처럼 소리 죽여 말했어요.
“엄마는 어제저녁에 회의가 있다고 외출했는데.”
“그런데? 그건 비밀도 아니잖아.”
--- p.247

첫영성체를 한 뒤로 나는 하느님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했어요. 하느님을 본 적도 없고, 얘기를 나누지도 못한다는 게 아쉬웠어요. 나만 얘기할 뿐 하느님이 대답한 적은 없잖아요.
“엄마, 하느님은 어디 있어요?”
엄마는 하느님이 하늘에 계시고 내가 차에 치이지 않도록 지켜 주신대요. 그리고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으면 하느님께 청할 수도 있대요. 예를 들면 누가 건강해지기를 바란다거나 받아쓰기 시험에서 하나도 안 틀리는 것처럼 중요한 일들에 한해서요.
나는 원하는 것을 이미 하느님한테 부탁해 보았지만 하나도 들어주지 않았어요. 엄마와 아빠가 다시 사이좋게 지내게 해 달라고 저녁 기도 때 다섯 번이나 청했는데, 아무런 변화도 없었어요. 강아지를 갖게 해 달라는 기도도 마찬가지였어요. 소원을 이루기는커녕 다른 집 개가 반 고흐를 물어 죽이기까지 했잖아요. 하느님은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내 말이 잘 안 들리나 봐요.
--- p.265-266

본당 신부님은 미사 중에 빵을 축성하면 빵 속에 예수님이 계시게 되고 이를 통해 예수님은 하느님의 어린양이 되어 세상의 죄를 없애신대요. 루이사와 나는 신부님의 말이 옳다고 믿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가엾은 어린양이 아플까 봐 언제나 성체를 아주 조심스럽게 입안에 넣었어요.
나는 예수님이 빵 속에 들어가고 어린양이 되는 과정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어요. 그냥 요정이 병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예수님의 몸이 병이 아니라 금빛 성합 속으로 들어가고, 신부님이 언제나 흰 보자기를 성합 위에 조심조심 씌워 ‘감실’이라는 작은 상자에 넣는다는 점만 달랐어요. 나는 ‘감실’이란 단어에 “열려라, 참깨!” 주문처럼 마법의 힘이 들어 있는 것 같았어요.
--- p.265

지난 일요일에 나는 미사가 끝난 후 성당 기둥 뒤에 숨어 있었어요. 신자들이 성당에서 모두 나간 것을 확인한 뒤에 예수님이 정말로 감실 안에 계시는지 살펴보려고 앞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갔어요. 성당 안은 무척 조용했고 엄숙함이 감돌았어요.
감실 문을 열려고 했을 때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렸어요. 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어요. 그래서 나는 조심조심 감실 문을 두드리며 아주 작은 목소리로 물었어요.
“예수님, 그 안에 계세요?”
아쉽게도 예수님은 대답하지 않았어요. 아마도 예수님은 빵 안에 들어가고 어린양이 되느라 피곤해서 자고 있었거나 아니면 그냥 얘기할 기분이 아니었나 봐요. 268쪽, 하느님은 어디에?
엄마는 늘 하던 대로 나를 데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갔어요. 나는 눈을 감은 채 엄마를 따라갔고 거실에 가서야 다시 눈을 뜰 수 있었어요. 거실에는 커다란 생일상이 차려져 있었는데 식탁에는 꽃들과 포장한 선물 꾸러미들, 갓 구운 빵, 잘게 썬 파를 넣고 휘저어 만든 달걀 요리, 둥글게 놓인 하늘색 나무 촛대에 꽂은 열 개의 초가 있었어요.
나는 엄마를 꼭 껴안으며 말했어요.
“정말 멋져요, 엄마!”
그러곤 자리에 앉아 엄마가 쓴 카드를 읽었어요. 카드에는 자전거를 타고 들길을 즐겁게 달리는 소녀와 그 옆에서 뛰노는 강아지가 그려져 있었어요. 나는 카드를 읽으며 눈물을 흘렸어요. 반 고흐가 죽었을 때 엄마도 무척 마음이 아팠다고 쓰여 있었거든요. 또 엄마는 아직도 내가 강아지를 진심으로 원한다면 진지하게 고민해 보겠다고 썼어요.
눈물이 나서 글자가 흐릿하게 보였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코가 막혀서 킁킁거리며 숨을 쉬었어요.
--- p.286-287

엄마가 물었어요.
“자, 이제 우리 뭐할까?”
내가 배에 손을 얹으며 큰 소리로 말했어요.
“지금은 배가 너무 부르니까 담요를 깔고 누워요. 내가 첫 문장을 말하면 엄마는 그걸 받아서 이야기를 지어내요.”
우리는 바람을 막아 주는 자리를 찾아 담요를 깔고 그 위에 편히 누웠어요. 내가 생각을 가다듬으며 말했어요.
“자, 시작할게요. 옛날에 산딸기를 따던 소녀가 있었어요.”
“좋아. 한번 해 보지 뭐.”
엄마는 타고난 이야기꾼이에요. 내가 어렸을 때 엄마는 매일 저녁 새로운 이야기를 지어내서 들려주었어요.
--- p.297-298

나는 어떤 말로 엄마를 설득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이 녀석은요, 펠릭스 아저씨 같은 거예요. 아저씨도 엄마를 기다렸잖아요. 엄마가 기침하며 진료실에 들어서는 순간, 펠릭스 아저씨는 그토록 기다리던 사람이 엄마라는 걸 금방 알았다고 했잖아요.”
그제야 엄마가 미소를 지었어요. 그러고는 한숨을 쉬며 말했어요.
“그래, 이게 숙명이란 말이지?”
내 팔에 안긴 강아지가 엄마를 바라보며 낑낑거렸어요.
내가 어리둥절해서 물었어요.
“숙명요? 그게 뭐예요, 엄마? 누구 이름이에요?”
---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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