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집회운동이 일어난 데에는 개척시대 신개척지 주민들의 고립감과 힘든 노동의 괴로움을 완화시키려는 사회적 목적이 크게 작용했다. 강한 설득력을 가진 복음 설교와 천막 안에서 계속 부르는 끝없는 노래를 통해 신도들을 종교적 광분의 상태로 몰아갔다. 천막집회의 이런 분위기 속에서 신도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뜨거운 감정에 따라 가사와 선율이 순가적으로 변주되면서 불린 노래가 바로 영가였다.
--- p.303
우리 문화의 발전을 원한다면, 옳든 그르든 밖으로부터의 자극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다른 문화와 오랫동안 은밀하고도 풍부하게 접촉하지 않은 문화가 어디 있겠는가? 더군다나 서구 중심으로 이루어진 제국주의적 근대화는 세계를 한데 끌어 모았고 모든 문화를 서로 연결시켰다. 동질성을 자랑할 수 있는 문화는 더 이상 있을 수 없다. 그 어느 문화도 단일하거나 순수할 수 없고 혼혈적이며 다양하고 다충적이다. 다만 우리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잃지 않고 얼마나 타자의 문화에 가까이 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문제이다.
--- p.프롤로그 중에서
영화의 내러티브 구조상 에이리언과의 대접전에 연루되는 인물들은 대개가 근대적 인간관계의유형이나 이분법적인 근대적 사유를 내면화하고 있다. 1, 2편에 나타나는 모든 행위는 근대 자본주의의 사유 틀을 지극히도 고수하는 모습이다. 계약에 의해 노동이 수행되고, 인간의 노동은 돈과 문서로 교환된다. 그리고 지적 노동과 육체적 노동의 철저한 분리와 그에 따른 전형적인 이분법적 태도는 노동의 가치에 대한 근대적 평가기준의 횡포 그 자체를 보여준다. 우주선을 통제하는 인물들은 근대적 과학기술을 상징하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정신노동을 주로 한다. 이들은 우주선을 육체적 행위와 힘으로써 정비하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반목을 일으킨다. 추가된 일에 대해 끊임없이 보너스를 요구하는 파커, 문서에 계약된 대로 모든 것을 이행하기를 요구하는 달라스, 그리고 리플리를 탐사대로 끌어들이려는 부르크의 모습에서 이런 반목을 단적으로 엿볼 수 있다.
--- p.236
미국의 꿈이란 미국인의 소원과 욕망의 성취를 기대하는 희망과 신념을 말한다. 미국인의 소원이란 제퍼슨이 독립선언서(1776년)에 표현한 대로, 모든 인간에게 평등하게 창조주가 부여한 인권으로서 삶, 자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말한다. 자유와 행복의 추구는 미국 초기 개척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럽의 종교적인 핍박을 벗어나 미국으로 건너온 뉴잉글랜드의 청교도들과 펜실베니아의 퀘이커교도들과 버지니아의 위그노들에게는 미국이야말로 정신적 행복과 물질적 안락을 보장하는 자유의 새로운 삶을 보장하는 것이었다.
--- p.192
1969년 8월, 뉴욕 주 북부의 화이트 레이크에서 열린 우드스탁 페스티벌에는, 30만 명이 넘게 모여 록음악, 마리화나 흡연, 성, 억제되지 않은 일반적인 단란함을 즐겼다. 어떤 정치적 이슈들을 공표하지도, 경찰이나 권력기구와 대면하지도 않았다. 상대적 질서와 정신적 조화의 분위기였다. 제도와 권력에 얽매이지 않은 자연스런 인간의 공동체 그 자체였다.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보여준 사랑과 공동체적 정신은 60년대 젊은이들의 엄청난 에너지가 긍정적으로 발산된 것이었다.
--- p.117
1620년 11월 플리머드에 첫발을 디딘 이후로 미국의 백인 조상들은 자연에 대한 묘한 애증복합적인 감정을 갖게 된다. 미국의 자연환경은 종교적 박해를 피해 대서양을 건너온 그들이 정을 붙이고 살아야 할 터전이었지만 그해 겨울 메이플라워 이주민 중 무려 과반수 이상을 풍토병과 추위로 쓰러뜨리는 가혹한 것이었다. 이 사실에서 잘 드러나듯이 초기 청교도 정착민들에게 북미의 자연은 황량하고 적대적이며 자신들은 이러한 황야에 내팽개쳐진 추방자 신세라는 처량한 생각을 더욱 굳히게 해주었다.
그런데 초기 이주민들의 낯선 외부환경에 대한 무서움과 소박한 푸념은 이들보다 좀 나은 처지의 중산층 사람들이었던 2, 3세대 정착민들에 이르면 신대륙에 와서 부패한 유럽세계에 경종을 던져줄 수 있는 제2의 에루살렘을 건설하기 위해 뉴잉글랜드의 황야로 심부름을 왔다는 자부심으로 바뀐다. 이런 태도의 밑바탕에 깔린 전제는 신대륙의 황야는 청교도들 편에서 기독교적 의미의 낙원으로 바꾸어야 할 대상이며 그 원거주자인 인디언의 존재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청교도들에게 미국의 자연이란 잡신이 들끓고 있는, 이교도와 악마의 무리에 의해 더렵혀졌으므로 기독교 신의 성경말씀과 은총에 따라 개종, 문명화시켜 재창조해야 할 대상이며 그 속의 인디언들도 마찬가지이다.
--- pp.3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