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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언니 백두대간 푸른일기

맹언니 백두대간 푸른일기

맹명순 | 금토 | 2000년 10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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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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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0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93쪽 | 453g | 153*224*20mm
ISBN13 9788986903256
ISBN10 898690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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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맹명순
성균관대학교 유학과 졸업. 직장에 다니다 산에 오르기 시작. 그러다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에서 공부하면서 미국의 국립공원들을 트레킹했다. 귀국 후 3년간 무역회사에서 근무하다 백두대간을 종주하기 위해 사표를 내고, 53일간 홀로 백두대간을 완주했다. 155cm, 46kg의 체구에 25kg이 넘는 배낭을 메고 걸으며 산속에서 텐트 치고 혼자 야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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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수그러들 생각도 않고, 날이 밝을 때 능선을 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날 정신없게 만들었다. 다시 길을 찾아 걷기 시작했다. 빗속 진흙 내리막길은 빙판길 저리 가랄 정도로 미끄러웠다. 아차 하는 순간 미끄러졌는데 보슬레이 타는 것마냥 몇 커브를 돌아서야 겨우 멈출 수 있었다. 이렇게 한 번 크게 미끄러지니 심장이 더 심하게 쿵쿵거렸고 그럴수록 미끄러지는 횟수도 잦아졌다.

빗길 내리막을 걷는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 처음으로 느껴졌다. 결국 이런 상황들이 내 판단력을 흐리게 했고 이성을 잃게 했다. 걸었다기보다는 미끄러지며 진행했다고 해야 할 정도록 진창에 뒹굴었다. 그 와중에 스틱이 독수리 발톱처럼 휘어졌다. 스틱이 휘니 찍어야 할 곳에 갖다대도 빗나가 꽂혀 더 균형을 잃고 휘청거리게 만들었다.

넘어지면서 시계줄이 끊어지고 얼굴이 진창에 처박히며 안경과 모자가 튕겨 날아갔다. 진흙투성이가 된 얼굴로 더듬더듬 안경을 찾아 쓰고 역시 흙범벅이 된 모자를 다시 눌러쓰는데 울음이 나왔다. 처음으로 엄마를 찾으면서 울었다.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처음으로 들었다.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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