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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자와 여름

눈사자와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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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3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535쪽 | 554g | 188*254*25mm
ISBN13 9788963711805
ISBN10 896371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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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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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반장님이 나를 엿 먹이기 위해 일부러 내게 사건을 맡겼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존경하는 반장님이 아무 의미 없이 그런 짓을 하지는 않는다. 아마 세라바체 양의 마음을 얻기 위해 내가 그 극장에 들락날락거리면서 쌓아 둔 인맥 때문에 이러는 것일 것이다.
“자, 그럼 누구 내기할 사람? 레일미어가 찾아가는 순간 또 뺨 맞는다, 아니다. 난 맞는다에 걸지!”
신이 난 반장님이 외쳤다. 저 양반이, 막 두둔해 주고 있었는데!
머독도 맞는다에 한 표, 그래도 의리를 아는 손튼만이 안 맞는다에 동전 하나를 걸어 주었다. 그리고 뒤늦게 쥬안 양이 소심하게 자기도 안 맞는다에 걸겠다고 했을 때, 우리 모두 그녀가 아직 퇴근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잠깐 놀랐다.
“뭐, 농담이고. 잘해 주길 바라네, 레일미어. 손튼도 얼마든지 보조로 쓰도록 하고.”
“농담이라면서 그 돈은 왜 다 주머니로 넣으십니까, 반장님?”
“자네는 분명히 잘해 낼 거야.”
“왜 주머니로 넣으시냐니까요?”
“그럼 잘 다녀오게!”
나는 반쯤 울음을 터뜨릴 듯한 심정으로, 그때까지 극도의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던 제복 문지기와 손튼과 함께 경시청을 나왔다.
“우리 아가씨가 뺨을 때렸다던 소문의 그 경위님이 당신이었군요.”
차를 타고 가면서 한동안 말이 없던 문지기가 꺼낸 이 말에 난 다시 경시청으로 되돌아가서 사표를 제출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차는 잠시 후 우리를 조 마르지오 극장 앞에 데려다 놓았다. 갈색의 고풍스러운 건물 외벽에는 곧 상연될 공연의 포스터와 남녀 주연 배우의 초상화들이 잔뜩 붙어 있었다. 《존재의 존재에 관한 고찰》, 공연을 앞둔 연극인 듯 보였는데 조 마르지오의 이미지를 잘 말해 주고 있었다.
극장으로 들어서면서 손튼은 먼저 대문호가 돌아가신 방에 가 보기로 하고, 나는 극장장을 만나기로 했다.
“극장장님 방으로 가는 길은 조금 까다롭습니다. 계단이 워낙 여러 개라…….”
“아, 걱정 마세요. 여기 구조라면 다 꿰고 있으니까요.”
문지기는 의심스럽다는 눈빛이었지만, 정말로 그의 안내 없이 척척 찾아가자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당신도 한 여자한테 미쳐서 3년을 낭비해 보시라. 이 정도는 하게 되지.
--- pp. 20~21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그레이힐 시티의 조 마르지오 극장에서 대문호 오세이번 경이 독살된다. 대문호가 집필하던 원고가 사라져서 원고를 찾아달라는 의뢰가 경찰에 들어온다. 사건을 맡은 레일미어 경위는 조 마르지오 극장장의 딸 세라바체 양을 사랑하는 사이. 하지만 1년 전에 세라바체는 아무 이유없이 레일미어의 뺨을 때리고 절교해버리고 말았다. 대문호의 원고를 추적해 나가던 중 대문호의 금고의 비밀 보관함 속에서 신비한 푸른색 장미를 발견하게 된다. 사건의 단서가 하나 둘 등장하는 가운데,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 괴도 쉐비악은 자신의 무고함을 천명하고 범인에게 복수를 선언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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