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내용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첫째, 국제정치학 분야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기존의 네트워크 이론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개념적 자원을 추출하였다. 특히 기존의 네트워크 이론 중에서도 소셜 네트워크 이론, 행위자-네트워크 이론, 네트워크 조직이론 등의 세 진영의 논의에 주목하였다. 둘째, 소셜 네트워크 이론의 시각, 특히 구조적 공백과 위치권력 등의 개념을 원용하여 동북아 및 글로벌 차원에서 형성되는 네트워크 구조의 변화라는 맥락에서 북핵과 북한 문제를 분석하고 이해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셋째,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의 시각, 특히 ‘번역’ 전략과 비인간(nonhuman) 행위자 등의 개념을 원용하여 남북한 및 주변 국가들이 벌이는 외교전략의 구체적인 과정을 탐색할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넷째, 네트워크 조직 이론의 시각을 원용하여 남북한 및 동북아 세계정치에서 나타나는 국가 행위자의 변환과 국내체제의 변동 그리고 한반도 통일국가가 지향할 미래 모델을 엿볼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이 글의 맨 뒤에는 이 책에 담긴 논문의 내용을 간략히 요약?정리하였다.” _ pp.14~15 中
“현재까지 6자회담의 진행과정에 대한 상세한 추적과 기술, 그리고 관련국들의 회담협상 전략에 대한 분석 등이 있었지만 6자회담 자체를 네트워크로 놓고 분석하는 시도는 거의 없었다. 6자회담은 철저히 정부들 간의 네트워크로 비정부 행위자들의 역할은 사실상 미미하다. 핵이라는 안보 사안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 이하의 비정부 행위자들의 역할이 작을 뿐 아니라,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다루기 때문에 국가 이상의 국제기구의 역할도 크지 않다. 다만 북한이 세 차례에 걸친 핵실험을 하면서 국제연합의 대북 제재결의안들이 네 차례 통과되어 제재 관련 국제기구의 역할이 있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안전보장 상임이사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여 결국 주요 행위자의 수준은 국가라 고 보아야 한다.” _ p.69 中
“모순(矛盾)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중국 전국시대의 초(楚)나라에 사는 어느 상인의 이야기이다. 창과 방패를 파는 상인이 ‘이 창은 예리해서 어떤 방패라도 꿰뚫을 수가 있다’고 자랑했다. 동시에 그는 ‘이 방패는 견고해서 어떤 창으로도 꿰뚫지 못한다’고 뽐냈다. 그러자 그 옆에 있던 사람이 ‘당신의 창으로 당신의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되는가’라고 물었더니 상인은 대답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러한 아날로그 시대의 고사를 디지털 시대의 사이버 안보 문제로 옮겨서 개작해 보면 어떤 이야기가 될까? 해커들은 자신들이 뚫을 수 없는 방화벽이란 없다고 뽐낸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컴퓨터 바이러스와 악성코드가 출현하고, 해커들의 창은 점점 더 보이지 않는 위력을 발휘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 정보보호 기술자들은 새로운 방화기술과 백신 프로그램의 개발에 열을 올린다. 아무리 교묘한 공격이라도 그 진원지를 추적해 색출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디지털 시대의 창과 방패가 서로 겨루고 있는 모습을 방불케 한다.” _ p.157 中
“동북아의 지역정치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회적 자본은 한-미-일 삼각관계이다. 이 관계는 한-미 및 미-일 간 두 개의 동맹 링크와 한-일 간의 밀접한 협력 링크가 튼튼히 결합된 사회적 자본임에 틀림없다. 물론 2012년 들어 한-일 간에 독도를 둘러싼 영토문제와 과거사 문제로 인한 관계 악화에 대한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한-미-일 3국 간 전략적 조율의 메커니즘이 마비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 사회적 자본을 중국과의 경쟁 내지 중국에 대한 견제의 용도로 사용하고 동북아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요한 통로로 사용하려는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_ p.323 中
“2011년 봄 중동지역 민주화운동에서 인터넷, 휴대폰,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역할이 주목되었다. 이후 소셜미디어가 권위주의 국가의 정치사회변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어 왔다. 튀니지에서 시작된 반정부운동은 국경을 넘어 이집트, 알제리, 리비아 등 지역 내 국가들로 확산되어 ‘아랍의 봄‘이라 불린 지역 민주화운동으로 확대되었고, 이러한 움직임이 중국과 북한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모아졌다.” _ p.431 中
“통일은 완성된 근대민족국가를 염원하는 한민족의 꿈이지만, 이미 한반도 내, 동북아 지역, 더 나아가 지구적 네트워크가 다변화된 상황에서 남과 북, 그리고 한반도와 지구의 네트워크를 어떻게 다양하게 만들어 갈지 고민이 병행되어야 한다. 남과 북이라는 두 노드의 급격한 합일도 중요하지만, 국제정치의 변화를 인식하면서 남과 북의 다차원적이고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점진적 전략개념도 함께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_ p.574 中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