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고3 내내 수능이 끝나기만을 얼마나 바랐는지. 대학을 가면 모든 것이 저절로 해결되리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막상 입학하고 나면 합격의 기쁨은 잠깐이고, 대학의 낭만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사춘기 때도 몰랐던 정체성의 혼란이 들이닥치고, 연애 사업이든 인간관계든 쉽게 풀리는 일이 없다. 게다가 요즘은 대학 입학과 동시에 취업을 준비하느라 학점과 스펙에 치여 고등학생과 다를 바 없는 4년을 보낸다. 무언가 한참 잘못되어 있었다. 잡을 수 없는 신기루를 찾아서 매일매일 행복을 느낄 겨를도 없이 시간에 쫓기며 살아야 하나 싶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승진이나 더 좋은 집, 더 좋은 차 같은 찰나의 기쁨에 기대를 걸고 살 것이 분명했다. 내가 기다린 것은 바로 오늘 행복한 것, 그것뿐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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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우리의 삶에는 무언가 이루기 위한 수단만 가득 했지, 궁극적인 목표가 없었다. 인생에서 목표가 없는 것은 배터리가 다 닳은 시계와 같다. 삶의 동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계획을 세워도 지킬 힘이 떨어진다. 또한 물밀 듯이 들어오는 타인의 목표에 맞추느라 늘 시간에 쫓기며 살게 된다. 온전한 삶의 목표란, 죽기 직전에 “그렇게 살기를 참 잘했어”라고 말할 수 있는 자기만의 무엇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시간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바로 자기 삶의 목표를 세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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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남 기다리는 건 생각도 안 하냐?” 지각쟁이들이 자주 듣는 말이다. 그들도 물론 기다리는 사람을 생각해서 미안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달려온다. 그러나 미안한 것보다 더 큰 마음이 있으니, 바로 자기 시간을 손해보기 싫은 마음이다. 혹시라도 먼저 도착해서 시간이 남으면 어쩌나 하고 그 시간을 아까워하는 것이다. 그들은 ‘할 일 없이 기다리느니 조금 더 있다가 딱 맞춰서 나가자’, ‘일찍 가면 일이나 시킬 텐데 남들 갈 때 나가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앗, 이건 내 이야기인데……’ 하고 뜨끔한 사람이 있다면, 다음번 약속에는 먼저 나가서 상대방을 기다려보라. 약속 시간 전에 도착하는 것이 훨씬 마음 편하고, 하루를 여유롭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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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라면 한 학기, 직장인이라면 1분기가 기준이지만, 매달 마감이 끝나는 영업직은 한 달이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다. 기자처럼 날마다 다른 사건을 처리하는 사람은 하루 단위로 시간이 움직일 테고, 하루에도 수십 가지의 결정을 내리는 CEO는 1시간을 4등분하여 15분 단위로 이용하기도 할 것이다. 한편 예술가나 프리랜서는 시간이 아닌 프로젝트의 시작과 끝을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이렇듯 나만의 플래너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에게 맞는 시간 단위를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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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마음이 조급하더라도 멀티태스킹보다는 싱글태스킹을 권한다. 즉 한 가지 일이 완전히 종료된 뒤에 다음 일을 하는 것이 시간과 에너지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말이다. 그 사이에는 당연히 전화 통화나 SNS, 웹 서핑 등을 자제해야 한다. 이는 보통의 사람들에게 큰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깊은 몰입이 필요한 공부나 독서, 글쓰기, 전략/목표 수립, 브레인스토밍 등 일의 성격에 따라 멀티태스킹보다 싱글태스킹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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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때를 사는 것이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는 말의 ‘때’는 ‘정해진 때’가 아니라 ‘나의 때’이다. 내 꿈이 꽃피워질 때, 내 운명의 짝을 만날 때, 내 시련이 끝날 때 등등 내가 가는 모든 길에는 나만의 때가 있다. 다른 사람의 기준에서는 너무 이르거나 늦었다고 보기도 하겠지만 그것은 그의 때일 뿐, 누구나 자신의 때가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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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주변에 정을 주고, 사람에게 상처를 받거나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설사 그렇게 된다고 해도 우리는 그 안에서 또 하나를 배울 것이다. 이렇게 성장하다보면, 시간과 사람이 두렵지 않은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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