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1 : 트렌드의 기초가 되는 트렌드
인구, 천연자원, 환경, 문화는 앞으로 다룰 나머지 5대 트렌드에 기초를 제공하며, 그 진행상황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면 선진국에서는 인구 노령화가 문제되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폭발적인 인구증가가 문제된다. 결론적으로 이 기초 트렌드들은 10년 안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우리가 직면하게 될 난관들의 해결책을 찾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첫째, 선진국의 인구 노령화는 자본의 붕괴와 예산위기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연금제도 개혁, 저축 증가, 부채 감소를 추구한다. 둘째,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의 연구개발을 위한 대규모의 세계적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셋째, 인류에게 필요한 만큼 식량을 증산할 수 있도록 생명공학을 포함한 농업 연구를 확장한다.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북아프리카, 중동, 인도로 이어지는 '부채꼴 위기지역'이 급격한 인구증가, 물과 식량 부족, 전염병, 문화적 갈등으로 대규모 폭력과 불안의 무대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21세기 전략 경영가들은 이 기초 트렌드의 영향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할 때 신경제시대의 핵심 트렌드를 읽어낼 수 있다.
○트렌드 2 : 지식시대를 이끄는 동력
과학과 기술, 현대화, 새로운 사고체계인 '복잡성이론'이 지식시대를 이끌어가는 핵심 동력이다. 정보기술·생명공학·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대표되는 과학과 기술은 지식시대를 이끄는 모든 동력의 연료가 될 정도로 중요해지고, 현대화를 가속화시킴으로써 세계화에 의한 인류 문화의 동질화를 진행시킨다. 그리고 새로운 과학이론의 산물인 복잡성이론은 혼란스럽고 단기적인 사건들에서 장기적인 패턴을 읽어냄으로써 한층 더 복잡해져가는 지식시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계획에만 의존하지 않는 자유롭고 열린 사고방식을 가질 수 있게 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창조행위에 참여할 기회를 증가시킨다. 이러한 새로운 시대의 핵심 동력은 시장 자유화, 정치개혁, 소수그룹과 여성의 권리 강화로 대변되는 개혁과 진보의 시대로 나아가게 한다.
○트렌드 3 : 사람이 경제력의 원천이 된다
경제이론가 오마에 겐이치는 "부를 창출하기 위한 진정한 수단은 사람들밖에 없다."고 말한다. 지난 20세기는 극적인 기술의 발전으로 경제 시스템에 있어서 주로 인간의 노동을 자동화 기계와 컴퓨터로 대체하기 위한 노력의 연속이었다. 반면 지식시대의 신경제 시스템은 관계 우선, 창조성, 예측 불가능성이라는 기본 전제 하에서 인적 자원의 재능과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그것은 단순히 노동을 대신하는 기계에 의존하던 제조업의 시대에서 지식산업, 서비스 산업, 아이디어 산업, 사이버 기업 등 지식경제의 시대로 변모하고 있음을 말한다. 이러한 흐름은 궁극적으로 개발도상국들로의 경제 권력 이동을 초래하게 될 것이며, 교육·검소함·근면성 등을 가치 있게 여기는 문화권의 사람들이 번영을 누릴 것이다. 또한 경제적 경쟁이 심화되면 모든 문화권이 이런 가치를 향해 움직여갈 것이다. 결론적으로 인적자원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들, 즉 아리 드 지우스가 정의한 '살아 있는' 기업들은 신경제 시스템에서 승자가 될 것이다.
○트렌드 4 : 세계화와 지역주의의 갈등
'세계화'라고 하는 지식시대의 피할 수 없는 트렌드는 통신기술로 인한 '거리의 소멸', 지역적인 무역블록들의 세계무역체제로의 변환, 다국적 기업의 등장, 지역적인 환경문제의 세계 문제화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세계화 반대 시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식시대를 이끄는 핵심 동력인 세계화는 지역주의와의 갈등이라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두 가치관은 화해할 수 없는 적대적인 위치에 놓이는 것이 아니라 '세계화된 부족주의'라는 현상을 낳을 것이며, 궁극적으로 민족주의의 상대적 몰락과 다원주의 시대를 정착시킬 것이다. 기업들의 경우 미래에 대한 전망을 할 때 세계적인 시각과 지역적인 시각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2가지 시각을 모두 갖는 것이 곧 성공을 의미하게 될 것이며, 거대 기업의 시대에서 다양성과 다원성이 보장되는 중소기업의 르네상스 시대로 전환될 것이다.
○트렌드 5 : 전통적인 권위가 도전받는다
지식시대로의 전환은 정치와 사회 면에서 핵심적인 개념인 중앙집권적이고 위계적인 '권위'의 몰락이라는 극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로베르토 미켈스의 말처럼 "역사가 서로 다른 종류의 권위를 구현하고 있는 서로 다른 집단들 사이의 투쟁"이라면, 지식시대의 도래는 그 투쟁이 어느 때보다도 더 활발하고. 더 강렬하고, 더 부단한 것이 되어서 권위의 위기가 주기적으로 찾아오던 시대에서 권위의 위기가 끊임없이 계속되는 시대로 옮겨감을 의미한다. 전통적 권위의 쇠퇴는 가족의 붕괴, 국가 권위의 몰락, 범죄와 부패의 증가, 종교의 다원화와 개인화, 전통에 대항하는 세력의 증가라고 하는 5가지 지표를 통해 분명하게 발견된다.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 지식시대의 새로운 권위는 작고, 유연하며, 분산되어 있어서 적응성이 뛰어난 가상적 구조를 지니게 될 것이다. 즉 강압적인 권력을 행사하지 않고 영향을 미치는 선에서 동맹을 추구하는 정보와 지식 센터들이 새로운 권위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이 새로운 권위는 노골적인 힘이 아닌 실적, 능력, 효과 등을 통해서 영향력을 가지게 될 것이며, 책임감, 자기 인식, 자율 항해라고 하는 새로운 덕목을 요구할 것이다.
○트렌드 6 : 변화로 인한 심리적 압박감
지식시대의 사회적·경제적 변화들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을 가할 것이다. 인간의 심리적 문제가 특히 중요해지는 것은 새 시대가 개인에게 부여한 역할 때문이다. 개인주의의 수준으로까지 진행되는 분산주의는 너무 다양해진 선택의 폭과 그 선택에 따른 책임 때문에 결과적으로 무기력과 불안이라는 극단적인 현상을 낳을 수 있다. 게다가 도덕적·사회적 이정표를 잃어버리고 지식시대의 빠른 흐름에 붙들리거나 물결이 지나간 자리에서 비틀거리고 있는 전세계 사람들은 완전히 새롭고 강렬한 개인적·집단적 소외를 경험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국민들이 변화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해 비틀거린다면 선진국 국민들은 이른바 '추락의 공포'로 일컬어지는 '비관주의 증후군'에 빠져 있다. 심리적 압박감이라고 하는 세계적 현상을 극복하는 길은 '교육'이다. 급속하게 유입되는 정보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와 추론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할 때 냉소주의나 비관주의에 빠지지 않고 당면 과제들에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