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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사람에게 희망을 건다

나는 언제나 사람에게 희망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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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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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0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43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2081371
ISBN10 89720813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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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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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쯤 돼서 서울 시청 앞을 지나가는데 그때의 거리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걸어 다니는 사람이 한 명도 없고, 가게 문을 연 곳 역시 한 군데도 없었다. 단지 기관총을 하늘로 향해 쳐든 탱크들만이 있을 뿐이었다. 중앙일보 앞으로 가니 장갑차 2대가 지키고 있었다. 그렇게 삭막한 거리를 걸어 가려고 하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나와 김균(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이 그 곁을 지나 천천히 걸어갔다. 동아다방에 들어갔더니 손님은 아무도 없었다. 조금 기다리니 엄주혁이 급하게 뛰어왔다.

"너 큰일났다. 시위 주모자로 리스트에 올라 있어. 지금 잡히면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 앞 뒤 사정 보지 말고 무조건 튀어라."

수배생활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 나는 한푼도 가진 게 없었다.

"야, 나 돈 없는데 어떡하지?"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

내가 솔직하게 돈이 없다고 말하니까 그는 다시 신문사에 들어갔다 왔다.

"여기 있어. 빨리 피해."

엄주혁은 당시 돈으로 43만원이라는 거금을 마련해 줬다. 엄주혁이 말을 이었다.

"야, 근데 이상하다. 체포 리스트에 김종필과 이후락이 왜 들어가 있지?"

460명의 체포 리스트 중에 김종필과 이후락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나도 '그런 사람들이 왜 들어갔나'라고 의심만 들 뿐 납득이 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전두환의 집권계획은 여기서도 나타나고 있었다.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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