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1982년 문학동인 '작법'을 결성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1984년『소설문학』신인상에「겨울비」가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저서로는『또 하나의 계곡』『어머니의 초상』『북극의 신화』『검』『공명의 선택』『재미있는 검객이야기』등이 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사광은 진평공과 마주한 자리에서 말했다. ㅡ 하늘을 나는 까마귀 떼의 지저귀는 소리가 매우 맑고 즐겁습니다. 아마도 제나라 군대는 도망친 것이 틀림없습니다. 진평공은 기연가미연가하여 중군 원수 순언을 불러오게 했다. 순언이 진평공의 군막으로 향하는 중에 형백이 달려왔다. 형백이란 형읍을 다스리는 소영주를 말함이다. 그때 형백은 평음성 가장 가까이 접근하여 제군의 동태를 살피고 있던 중이었다.
ㅡ 반마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제군은 도망갔음이 분명합니다. 속히 추격하십시오. 반마란 대열에서 이탈한 말이라는 뜻이다. 움직인다. 또는 떠나간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즉 행군하는 말의 울음소리가 요란한 것으로 보아 제군은 평음에서 철군한 게 아니겠는가, 라고 급보를 전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