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1982년 문학동인 '작법'을 결성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1984년『소설문학』신인상에「겨울비」가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저서로는『또 하나의 계곡』『어머니의 초상』『북극의 신화』『검』『공명의 선택』『재미있는 검객이야기』등이 있다.
왕위를 아들에게 물려주고 스스로 주보라고 칭한 조무령왕은 진나라를 염탐하고 돌아온 후에도 천하 패업에 대한 야심을 버리지 않은 채 기마대 양성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었다. '천하 무적의 기마대로 키우리라!' 이때가 조무령왕으로서는 가장 절정기요. 신명나는 시절이었다. 이대로만 갔더라면 어쩌면 천하는 조나라에 의해 통일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적어도 진나라의 통일이 훨씬 더 늦어졌을 것이다.
얼핏 보기에 조무령왕은 완전무결한 듯했다. 그러나 그에게도 허점이 있었다. 좀더 상세히 말하면, 그는 감정의 기복이 몹시 심한 사람이었다.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했다는 뜻이다. 꿈속에서 본 맹요를 현실에서 찾아 부인으로 맞이한 점이나, 맹요에게서 난 아들 공자 하를 뒤늦게 세자로 책봉한 점들이 바로 그러한 증거였다. 이러한 돌출적인 감정의 기복은 끝내 그의 생애를 비극으로 마감하게 했다. 그의 비극적인 종말은 이미 발 밑에서 싹트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 세자였다가 폐적된 아들 공자 장이 바로 그 씨앗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