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목적은 지구 전체를 포괄하는 어떤 세계사 기록을 내놓겠다는 것도, 또 자본주의 팽창 자체의 역사를 풀어 보이겠다는 것도 아니었다. 내 의도는 인간 사회들이며 문화들은 우리가 이들이 시간 속에서 또 공간 속에서 서로 관계를 맺고 서로 의존하는 구체적인 양상을 그려볼 수 있게 돼야 비로소 제대로 이해되리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28-29쪽)
“이 책은 지구 차원의 흐름을 다루는 무슨 마르크스적 통합이론을 제시하려거나 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마르크스적 개념들을 쓰는 것은 인류학에서 연구했던 사람들을 이네들을 포섭한 세력장들 안으로 더 수월하게 가져다 놓기 위해서다. (…) 내 의도는 상품 생산과 상품 거래가 이 상품들을 생산하는 사람들을 끌어들였던 방식을 드러내자는 것이었으니, 이런 편입이 사람들의 삶을 바꿔놓기 때문이다.”(32쪽)
“이 책의 핵심 주장은 인간의 세계는 하나의 다양체, 곧 상호연관된 흐름들로 구성된 하나의 총체이며, 이 총체를 작은 조각들로 해체는 해놓고 재조립은 하지 못하는 연구들은 실재를 왜곡한다는 것이다. “국가”며 “사회”, “문화” 같은 개념들은 파편일 뿐인 것들에 이름을 붙여서는 이름들을 실체들로 만들어버린다. 이 이름들을 관계들의 집합체로 이해해야만, 또 이 이름들을 이것들이 추출돼 나온 장 안으로 다시 가져다 놓아야만, 우리가 잘못된 추론들을 피하고 그리하여 우리가 이해하는 몫을 늘리기를 바랄 수 있다.” (47쪽)
“최종적으로, 이런 원인과 결과의 고리들은 대륙들 하나하나를 둘러쌌고, 그러다 구세계와 신세계를 함께 묶었다. 이 지구적 규모의 결합이 이루어지게 하는 중에, 두드러지게 중요한 역할을 맡은 것이 유럽이었다?아시아라는 거대한 땅덩어리의 변두리 한 작은 반도였다.
우리는 서기 1400년을 시간상의 기준점으로 잡았는데, 이 유럽 팽창의 성격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1400년의 세계는 이미 지역적 연쇄 관계들과 연결 관계들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었다고 하겠으나, 그래도 이 뒤로 유럽인들이 대양들을 건너 퍼져나가면서 이런 지역적 연결망들을 세계적 규모에서 통합시키고, 그리하여 이 연결망들을 지구적 범위의 한 흐름에 종속시켰다.
이런 힘들에 끌려 수렴적인 활동들 속으로 들어가고 나자, 기원이며 사회적 구성 방식이 서로들 다른 사람들이 다시 떠밀려 한 공동의 세계를 구축하는 데에 참여하게 된다. 이 사람들 중에는 유럽인 해양 상인들과 다양한 국적의 병사들도 있었지만, 아메리카 원주민들도, 아프리카인들도, 아시아인들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이 모든 사람의 사회며 문화는 상당한 변화들을 겪었다. 이런 변화들은 “진정한” 역사의 견인자들이라 특정된 인간집단들뿐만 아니라 인류학자들이 “미개인들”이라 부르고, 그리하여 무슨 탈시간적 과거에서 온 때 묻지 않은 생존자들처럼 연구할 때가 많은 인간집단들에도 영향을 미쳤다. 유럽의 팽창으로 나타난 지구적 규모의 흐름들은 그들의 역사에도 끼어들어 와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살아 있는 원시인들” 같은 것도, 역사 없는 사람들이니 하는 것도, 또 그 역사가?레비스트로스의 표현을 빌리자면?“차가운” 채로 남아 있는 사람들 따위도 없는 것이다.”(750-751쪽)
“인간집단들이 이렇게 지구적 규모로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한 과제이며, 하지만, 이런 연관관계들의 발달 과정이며 성격을 해명하는 일은 또 다른 과제다. 내가 가진 관점은 이런 연관관계들을 만들어내고 유지시킨 경제적 조건들과 정치적 조건들에 바탕을 두지 않는다면 이 연관관계들에 대한 어떤 이해도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연쇄관계들의 물질적 기반을 드러내 보이기 위해, 나는 마르크스의 착상들에서 끌어온 개념들을 자유롭게 사용했다. 나는 사회적 삶은 인간들이 생산을 통해 자연에 관여하는 방식에 따라 형성된다는 기본적 관점을 마르크스한테서 가져왔다. 나는 또 마르크스에게서 비롯됐던바, 노동가치론이며, 상업자본과 산업자본의 구별이나, 자본주의적 발전의 장기 파동 개념도 가져다 썼다. 나는 이 개념들을 궁극적 진리들로가 아니라 이해의 도구들로 취급하려고 애를 썼는데, 이 개념들의 효용은 그 설명적 타당성에 있기 때문이다.” (751-752쪽)
“지금까지 이 책의 주장은 우리가 더는 사회들을 고립된 또 자가유지적인 체제들로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또한 우리는 문화들이 통합된 총체들이며, 그래서 그 안의 각 부분은 유기적인, 독립적인, 지속적인 전체의 유지에 이바지한다는 식의 그림을 그릴 수도 없다. 거기에는 실천과 사고의 문화적 집합들이 있을 뿐이며, 이 집합들은 한정된 상황 아래 있는 한정된 인간집단들에 의해 작동된다. 작동하는 과정에서, 이 문화적 집합들은 끝없이 조립됐다 해체되고 다시 조립되며, 그러면서 집단들과 계급들이 가는 저마다 다른 행로들을 그때그때 다른 어조로 전달하는 것이다. 이 행로들은 상호작용하는 개인들의 이기적인 결정들을 들여다봐서는 해명되지 않는다. 이 행로들은 자연세계에 관여하기 위해 동원되는 사회적 노동의 실행에서 시작돼 나온다. 이렇게 사회적 노동을 동원하는 방식이 역사의 조건들을 결정하며, 다시 이 조건들 속에서, 역사와 특권적 관계에 있노라 주장하는 사람들과 역사를 부정당했던 사람들은 공동의 운명과 마주친다.”(761-762쪽)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