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사자애련 2

사자애련 2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정가
11,000
판매가
9,9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신상품이 출시되면 알려드립니다. 시리즈 알림신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3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408쪽 | 456g | 140*210*30mm
ISBN13 9788969761880
ISBN10 896976188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심장을 옥죄다 아스라이 스러진 불꽃. 헛헛하던 마음을 꽉 채워주던 온기가 사라지자, 아무것도 남지 않은 빈껍데기가 되어버렸다.
허름한 옷 사이로 질척거리는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아픔도 느끼지 못한 채 손가락으로 검붉은 피를 닦아내며 숲길을 걸었다.
편안하고 깨끗한 공기가 넘실거리고, 푸른 초목이 밝게 웃던 나휘숲의 모습은 사라졌다. 태양빛이 내리쬐던 하늘은 어두운 구름으로 가득했고, 발길 가득 잿빛의 먼지가 흩날렸다.
진한 어둠에 물들어 몸부림치는 꽃이 새된 비명을 내질렀다. 꽃잎이 바짝 타버려 모래알처럼 부서지고 가느다란 줄기는 썩어 문드러졌다.
소중한 생명이 또 이렇게 가버리는구나. 눈가가 아프도록 따끔거리고 목구멍이 불에 덴 것처럼 뜨거웠다. 그런다 한들 저들보다 아플까? 저들보다 힘들고 억울할까?
이곳은 내가 만들어낸 환상일까? 그게 아니라면 현재 나휘숲에 진실로 일어나는 끔찍한 현장일까?
차라리 그를 만나기 전, 불면증으로 잠 못 이루던 꿈을 꾸는 것이 덜 괴롭겠다. 그와 마주하는 것이 힘들지언정 숲의 모든 생물이 어둠에 묶여 죽는 것보다는 낫겠다.
저들은 그토록 괴롭다고 날카로운 신음을 뱉어내건만, 내 신경과 감각은 느껴내질 못 하니 절망스러웠다. 차라리 그들과 같은 고통을 느낄 수 있다면, 내가 이렇게 미안하고 슬프지는 않을 것이다.
[랑! 정신 똑바로 차려. 손에 닿았다간 얼마 동안 팔을 움직이기 힘들어!]
[으, 알았어. 근데 자꾸 이 녀석들이 달라붙으려 한단 말이야.]
[투덜대지 마. 나휘숲은 지금 단명할 위기에 빠져 있어.]
익숙한 두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다급하고 앙칼진 향의 목소리와 꾀꼬리처럼 맑고 고운 랑의 목소리였다.
그들이 여기 가까이 있는 것일까? 나도 모르게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가느다란 숨을 뱉어내며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내달렸다.
‘다들 많이 힘들어요?’
강력한 어둠과 싸우고 있는 두 신은 매우 지쳐 보였다. 숨을 거세게 헐떡였고, 땀을 비 오듯 흘려냈다. 다 쓰러져 가는 숲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들이 안쓰러웠다. 더는 죄스러워서 다가갈 수가 없었다.
일언반구도 없이 도망친 나에게 그들이 힐난의 눈빛을 보내리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결국 모두를 배신하고 떠나버린 내가 나쁜 년이었다.
이제야 알겠다. 그들에게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이 자리를 벗어나기 위해 달음박질을 쳐야 했던 것이다. 그들이 나의 존재를 눈치채기 전에 뒤를 돌았다. 그리고 내 위를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의 형체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물줄기를 타고 날아오른 선과 불을 뿜으며 전진하는 뮈가 보였다. 모두가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미로 같은 꿈속에서 빠져나가야만 했다.
이렇게 헤매다간 또다시 시름에 빠진 그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며 반대 방향으로 달아났다. 왜 그들을 만나서, 그들과 인연을 맺어서 이렇게 아파하는 건지. 무사히 집에 돌아왔는데, 왜 또 이런 꿈을 꾸게 하는 건지. 정말로 신이 있다면 묻고 싶었다. 내가 뭘 어찌하면 좋을 것인지.
그가 보였다. 곧바로 눈가가 시큰하고 맥박이 빠르게 뛰었다. 그를 보고 자동으로 두근대는 심장이 한없이 밀려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괴로워했다.
[다시 왔어?]
흐려진 눈동자가 거침없이 흔들렸다. 간신히 새어 나온 목소리는 쩍쩍 갈라져 있었다. 생기를 잃어버려 축 내려간 그의 어깨를 보았다. 실성한 것처럼 웃음 섞인 울음이 튀어나왔다.
‘아아, 단.’
덜덜 떨리는 손이 그의 얼굴로 향했다. 푸른빛을 띠는 입술과 절망이 이는 눈동자가 가까이 보였다. 그에게 다가갈수록 이상하게 그는 더 멀어지고 흐려졌다.
그를 잡아내기 위해 힘을 주어 주먹 쥔 손에서 처음으로 따스함을 느꼈다. 그 온기를 좇아 시선을 따라가보니, 그는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저 멀리멀리 사라지고 있었다.
“아, 안 돼!”
멀어지는 그를 향해 소리치며 잠에서 깨어났다. 아직도 꿈속에 있는 듯 정신이 몽롱했다. 거친 숨을 뱉어내며 이마 한가득 식은땀을 흘려냈다. 땀을 흘리고 남은 자리엔 서늘한 한기가 무섭도록 스며들었다.
얼굴에 수선스럽게 붙은 머리카락을 떼어내고 공허한 눈동자로 주변을 살폈다.
두 달 동안이나 떨어져 있었던 나의 방. 익숙한 가구들과 손에 익은 물건들이 곳곳에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제 더는 꿈과 현실을 혼동하지 않는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고 꿈에 나타나는 숲은 저 멀리 의식 너머로 숨겨두어야 한다. 차마 지워버릴 수는 없으니,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곳에 감추고 다시는 찾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만 하는데, 이 몸뚱이는 그새를 참지 못하고 방문을 열어버렸다.
머릿속으론 잊어야 한다고 명령하는데,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희미해져 사라진 그가 걱정되어서, 잡고 싶어서, 다시 그를 보고 싶어서. 어두운 통로를 지나 다락방으로 향했다. 일기장을 본다면 눈을 감는 순간, 다시 그 꿈을 꿀 수 있을까?
빠져나온 서랍 밑으로 손바닥을 대보았다. 바짝 바랜 일기장의 질감이 아닌 거칠거칠한 나무 느낌만이 났다.
분명 이곳에 두었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울먹거리며 두 번째 서랍도 빼서 살피고, 먼지가 가득한 다락방 전체를 뒤지기 시작했다.
“어디에 있는 거야. 대체.”
꿈속에서 그도 내 곁에서 사라지고 현실에선 일기장도 없어졌다. 이게 대체 무엇을 뜻하는 것이고 무엇을 예지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피멍이 든 가슴에서 그리움에 사무친 고통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닫혀버린 다락방의 창문 사이로 미약하게 들어온 달빛만이 슬피 우는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었다.

--- 본문 중에서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품절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