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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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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수옥 시집

b판시선-007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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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03쪽 | 166g | 124*194*6mm
ISBN13 9788991706927
ISBN10 8991706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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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조수옥
전남 진도에서 출생했다. 1997년 [충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 [어둠 속에 별처럼 싹이 트다], [거꾸로 서서 굴리다] 등이 있다. 현재 경기도 군포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 중이며 한국작가회의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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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奧地

산 첩첩 눈 끝을 향해 달려오는 산맥 허리마다 누군가 휘갈긴 비백飛白 사이로 뾰쪽 내민 산의 이마에 적막이 깊다 내 등뼈를 타고 몰아치던 그해 겨울 눈보라 비칠거리는 능선 한가운데서 적설은 내 허벅지까지 친친 붕대를 감아댔다 흔적은 흔적을 지우고 그 아스라한 경계에서 나는 산이었다가 나무였다가 아무것도 아니었다가 사방은 온통 눈 첩첩 거대한 북극곰들이 으르렁거리며 진을 치고 가쁜 숨을 내쉬었다 더는 갈 수 없는 내 몸의 오지 등뼈 그 골짜기 거제수나무 껍질에서 저문 바람소리가 들렸다 웅성거리는 곳에 귀 기울이면 사무치는 것은 그대를 향해 뛰어가는 발자국만은 아니었다 다만 그곳에 짐승처럼 웅크리고 있을 그대의 거처가 궁금했으므로 아직 봉인되지 않은 그리움이 겨울을 나고 있으리 외진 바람으로


[이 소리]

뿌지직- 찌익- 찍-
나는 이 소리가 좋아
오래 참았던 방귀를 뽑아내는 괄약근처럼
나뭇결이 화들짝 놀라 뛰쳐나오는 소리
왜 그렇게 후련하고 경쾌한지 몰라
평생 옥죄었을 가난을 뽑아내는 것 같은
그 소리가 왜 도랑물처럼 귓바퀴를 맴도는지 몰라
응어리진 체증을 꽉 물고 나온
녹슬고 휘어진 대못 하나
손바닥에 올려놓고 한참을 본다
세상 어디 목줄을 힘껏 누르고 있는
슬픔, 뽑아내고 싶은 것이다
돼지발톱 장도리로 뿌리까지 확-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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