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웃으면 웃는 만큼 젋어지고, 한번 화를 내면 낸 만큼 늙는다"는 말이 생각난다. 웃음은 우리의 건강의 원동력이 되고 있고, 또 웃음은 우리에게 만복을 가져다 준다.
내가 학교에 있을 때의 일이다. '희자'라는 학생이 갑자기 나의 강의를 중단시키던 날의 이야기다. 끽끽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는 흑판에 판서하는 나의 백묵 소리 이외에 아무 소음도 없는 조용한 교실의 공기를 깨뜨렸다. 휙 돌아보는 나의 시선은 희자의 시선과 부딪혔다. 그 순간 희자는 머리를 푹 숙이고 있었으나, 그 물결치는 어깨를 보면, 아직도 웃음이 가시지 않는 모양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나중에 알았는데 나의 뒷머리카락 몇 대가 차분하지 않고, 뻣뻣이 일어나서 내가 판서할 때마다 춤을 추기 때문에 웃었다는 것이다. 사춘기의 소녀들이 종종 이유 없이 히히덕거리며, 깔깔대고, 심지어는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도 웃어대는 시절의 심리작용이기는 하지만, 희자의 끽끽대는 모습이 나에게는 조금 언짢았다.
심리학자 '제임스'는 "우스우니까 웃는 게 아니고, 웃으니까 우스워진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희자도 우스워서 웃는 게 아니고, 웃으니까 우스워진 거라고 가볍게 감정을 처리했지만, 웃음에도 모양은 있어야 할 것 같다. 초상집에 가서 웃어대는 거나, 경사스러운 혼인날에 울음을 터뜨리는 일은 극단의 얘기겠지만, 하여간 장소와 때를 분별할 수 있고 그 사건이나 얘기에 대해서 웃음과 울음을 적절하게 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웃음이 없는 인생은 공허(空虛)한 인생이다"라고 말한 어떤 철학가의 말이 생각난다. 웃으며 사는 것이 즐거운 인생이련만, 이 나라의 여성들은 지난날 웃음마저 빼앗기고 말았다. 이제는 서구의 자유사상이나 여권운동과 같은 사상이 널리 퍼져 여성이나 남성이나 구별 없는 사회가 되었으니 웃음이 사회적으로나 윤리적으로 갇혀 있을 이유가 없게 되었다.
산수처럼 맑은 마음과 구름처럼 피어 나는 정서와 높은 교양이 갖추어져 있으면 우리의 생활환경도 얼마든지 즐거운 웃음이나, 명랑한 표정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사회가 건전하려면 어머니가 건전해야 한다. 특히 여성들이 건전한 사상을 배우고, 아름다운 정서(情緖)를 가꾸고, 높은 교양과 슬기로운 지혜를 몸에 지닐 때, 우리의 웃음은 미(美)가 되고 음악이 되고, 선(善)이 될 줄 안다. 이리하여 한국의 여성들의 명랑한 웃음은, 산천도 다시 푸르게 하고, 흐린 하늘도 맑아지게 하고, 얼어붙은 대지도 녹아 내리게 할 수 있을 것이다.
--- pp.33-34
"한번 웃으면 웃는 만큼 젋어지고, 한번 화를 내면 낸 만큼 늙는다"는 말이 생각난다. 웃음은 우리의 건강의 원동력이 되고 있고, 또 웃음은 우리에게 만복을 가져다 준다.
내가 학교에 있을 때의 일이다. '희자'라는 학생이 갑자기 나의 강의를 중단시키던 날의 이야기다. 끽끽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는 흑판에 판서하는 나의 백묵 소리 이외에 아무 소음도 없는 조용한 교실의 공기를 깨뜨렸다. 휙 돌아보는 나의 시선은 희자의 시선과 부딪혔다. 그 순간 희자는 머리를 푹 숙이고 있었으나, 그 물결치는 어깨를 보면, 아직도 웃음이 가시지 않는 모양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나중에 알았는데 나의 뒷머리카락 몇 대가 차분하지 않고, 뻣뻣이 일어나서 내가 판서할 때마다 춤을 추기 때문에 웃었다는 것이다. 사춘기의 소녀들이 종종 이유 없이 히히덕거리며, 깔깔대고, 심지어는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도 웃어대는 시절의 심리작용이기는 하지만, 희자의 끽끽대는 모습이 나에게는 조금 언짢았다.
심리학자 '제임스'는 "우스우니까 웃는 게 아니고, 웃으니까 우스워진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희자도 우스워서 웃는 게 아니고, 웃으니까 우스워진 거라고 가볍게 감정을 처리했지만, 웃음에도 모양은 있어야 할 것 같다. 초상집에 가서 웃어대는 거나, 경사스러운 혼인날에 울음을 터뜨리는 일은 극단의 얘기겠지만, 하여간 장소와 때를 분별할 수 있고 그 사건이나 얘기에 대해서 웃음과 울음을 적절하게 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웃음이 없는 인생은 공허(空虛)한 인생이다"라고 말한 어떤 철학가의 말이 생각난다. 웃으며 사는 것이 즐거운 인생이련만, 이 나라의 여성들은 지난날 웃음마저 빼앗기고 말았다. 이제는 서구의 자유사상이나 여권운동과 같은 사상이 널리 퍼져 여성이나 남성이나 구별 없는 사회가 되었으니 웃음이 사회적으로나 윤리적으로 갇혀 있을 이유가 없게 되었다.
산수처럼 맑은 마음과 구름처럼 피어 나는 정서와 높은 교양이 갖추어져 있으면 우리의 생활환경도 얼마든지 즐거운 웃음이나, 명랑한 표정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사회가 건전하려면 어머니가 건전해야 한다. 특히 여성들이 건전한 사상을 배우고, 아름다운 정서(情緖)를 가꾸고, 높은 교양과 슬기로운 지혜를 몸에 지닐 때, 우리의 웃음은 미(美)가 되고 음악이 되고, 선(善)이 될 줄 안다. 이리하여 한국의 여성들의 명랑한 웃음은, 산천도 다시 푸르게 하고, 흐린 하늘도 맑아지게 하고, 얼어붙은 대지도 녹아 내리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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