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429g \| 15322420mm
ISBN13	9788970123745
ISBN10	897012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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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어머니는 '어디 보자' 하면서 믹서 뚜껑을 열어 보았다.

"이거보다는 더 잘게 갈아야 한다. 콩이 너무 많이 씹히면 혀도 깔깔하고 목도 따가워."

어머니는 믹서기를 잠시 더 돌렸다.

"두본이, 너 오늘 딱 하루뿐이다. 왜냐 하면 외삼촌 생각하는 마음이 기특해서야. 부엌은 앞으로 절대 출입 금지란 거 잊지 마라. 내가 아무리 바빠도 너한테 앞치마 둘려서 부엌데기 만들 생각은 꿈에도, 꿈에도 없다."

불린 쌀도 갈아 뚝배기에 담았다. 콩물을 부어 넣으면서 어머니는 내게 다짐하는 걸 잊지 않았다.

"혹시 네가 딴 마음 먹을까 봐 내 하는 소린데, 너 외삼촌 꼴 그 동안 잘 봤지. 보기 좋았니? 너는 딴 마음 먹을 생각 절대 하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 내가 자식이 하나만 더 있어도 이러지 않는다.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가고 좋은 직업 갖고 남 보란 듯 살도록 해."

아버지 어머니는 출퇴근이 늦었다. 중등 학원은 중학교 수업이 끝나는 오후에 문을 열었고 밤늦게 끝나기 때문이었다. 어머니는 언제나 저녁 준비를 다 해놓고 나갔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국 데우기 정도였다. 부엌에 얼렁거릴 틈이 없었다. 아까워라. 나는 콩죽 만드는 일을 어머니에게 뺴앗겼다. 게다가 잔소리까지 들었다.

'엄마. 하지만 난요. 이 세상에서 요리가 제일 좋아요.'

나는 끝내 말하지 못했다.

--- pp.5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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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 손두본. 별명은 손두부. 두본이에게는 '요리사'가 되겠다는 꿈이 있다. 요리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지만, 어머니는 남자가 요리하는 것을 마땅찮게 생각하고 있다. 두본이는 부모의 바쁜 사업 탓에 어릴 때 시골에서 외할머니와 단둘이 살았다. 외할머니의 손맛을 그리워하는 두본이는 옛날 음식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1년 전, 두본이 집에 들어와 함께 살게 된 외삼촌. 호텔에 근무했다는 걸 들은 적이 있지만, 현재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고 있다. 놀랍게도 외삼촌이 호텔 한식당 조리사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미각을 잃었다는 것과 요리를 그만두게 된 사연을 전해듣는다. 두본이는 외삼촌이 요리사로 당당하게 일어서기를 바라며 입맛을 되찾는 방법을 모색한다. 두본이가 사는 아파트에 이사 온 나경이의 꿈은 헤어 디자이너. 둘 다 부모가 반대하는 꿈을 가졌다는 데에서 마음이 통한다. 두본이는 외할머니의 손맛이 배어 있는 조리법을 찾기 위해 나경이가 찾아준 인터넷 사이트에도 접속하고, 전통음식 서적을 뒤적여 본다. 외삼촌은, 조리과장의 도움으로 다시 한식당에서 일하게 된다. 미각을 잃었기 때문에 재료 다듬는 일부터 시작한다. 여름방학이 되어 두본이는 외삼촌의 휴가 여행에 기꺼이 동행한다. 전통음식축제에서 김치와 된장, 간장, 고추장, 떡 같은 전통 음식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운다. 두본이는 외삼촌에게 부탁해서 요리학원 수강증을 만들어 신바람이 나 다니게 된다. 그러나 문제집 검사를 하던 어머니에게 수강증을 들킨다. 두본이는 호되게 꾸중을 듣고 요리 학원을 그만두게 된다. 한편, 외삼촌은 미각을 찾기 위해 단식과 절제된 생활을 하며 부단히 노력한다. 밤늦게까지 1급 조리사 자격을 따기 위해 공부를 한다. 외삼촌의 모습을 보면서 두본이도 열심히 공부한다. 미래에 '요리 문화 사절;로 나서는 것을 꿈꾸고, 한국 음식이 세계인의 밥상에 오르는 것을 꿈꾸기에 영어 공부도 즐겁다. 생일날, 두본이는 가장 큰 선물을 받게 된다. 어머니가 두본이의 생일상을 스스로 차려 보라고 말 한 것. 두본이는 어머니로부터 '꿈을 이해해 준' 가장 큰 선물을 받게 된다. 두본이는 크게 기뻐하며 어머니와 나란히 시장을 보러 간다. 꿈의 요리 재료들이 가득 쌓여 있는 그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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