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스, 펠리스!"
나뭇잎이 팔랑거리는 봄날 아침이었다. 햇살은 따사롭고, 아침을 깨우는 새들의 지저귐조차 이제 들리지 않았다. 일요일이었던 것이다.
"펠리스, 펠리스!"
담 위에 앉아 생각에 빠져 있던 펠리스가 중얼거렸다.
"드디어 일어나셨군."
펠리스는 때때로 귀를 쫑긋 세우고 지빠귀가 날아오는 소리를 듣거나, 멀리서 출발하는 차 소리에 귀를 기울이곤 했다. 10시가 확실히 지났다. 해가 벌써 이웃집 지붕 위에 떠 있는 걸 보면 적어도 10시 10분은 되었을 것이다. 일요일이면 펠리스는 보통 때보다 오래 기다려야 헸다. 그런데 오늘은 10분이나 더 기다렸다. 펠리스는 벌떡 일어나 기지개도 켜지 않은 채 걸어갔다. 총총 걷다가 막 힘차게 뛰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부르는 소리가 다시 들려 왔다.
"펠리스, 펠리스!"
주인 아주머니는 펠리스를 부른 뒤에, 이런 말을 늘 빼먹었다.
'우린 드디어 일어났어. 그리고 부엌으로 와서 아침밥을 준비했단다.'
펠리스가 말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일어나신 걸 보니 좋네요."
펠리스는 머리와 옆구리를 주인 아주머니의 다리에 비빈 뒤, 옆으로 쓰러지며 말했다.
"아주머니를 보니까 말할 수 없이 기쁘네요."
이 말을 할 때마다 주인 아주머니는 옆에 앉아, 펠리스가 원하는 곳을 여기저기 긁어 주곤 했다. 2분쯤 뒤에 펠리스가 일어나며 말했다.
"오늘 날씨가 참 좋아요. 벌써 눈치채셨죠?"
주인 아주머니도 일어났다. 펠리스는 자기가 이야기를 할 때마다 주인들한테는 그 이야기 모두가 '야옹' 소리로만 들린다는 의심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물론 주인들이 나쁜 뜻으로 '야옹' 소리로만 듣는 것은 아니었다. 펠리스에게 무관심해서도 아니었다. 그건 단지 주인들은 태어날 때부터 그랬고, 또 귀가 너무 작기 때문이었다. 주인들은 다른 데는 다 큰데, 귀만 유난히 작았다.
집 안으로 들어가며 주인 아주머니가 말했다.
"밥 먹으러 가자."
현관에는 주인 아저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펠리스는 주인 아저씨 앞에서 천천히 앞발을 편 다음 뒷발을 쭉 폈다. 너무 느리지도, 그렇다고 서두르지도 않고 늘 하던 대로 말이다. 펠리스는 굳이 할 필요가 없는데도 인사를 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주인 아저씨가 말했다.
"너도 잘 잤니?"
이제 아침밥을 먹을 차례였다.
--- pp.9-12
"펠리스, 펠리스!"
나뭇잎이 팔랑거리는 봄날 아침이었다. 햇살은 따사롭고, 아침을 깨우는 새들의 지저귐조차 이제 들리지 않았다. 일요일이었던 것이다.
"펠리스, 펠리스!"
담 위에 앉아 생각에 빠져 있던 펠리스가 중얼거렸다.
"드디어 일어나셨군."
펠리스는 때때로 귀를 쫑긋 세우고 지빠귀가 날아오는 소리를 듣거나, 멀리서 출발하는 차 소리에 귀를 기울이곤 했다. 10시가 확실히 지났다. 해가 벌써 이웃집 지붕 위에 떠 있는 걸 보면 적어도 10시 10분은 되었을 것이다. 일요일이면 펠리스는 보통 때보다 오래 기다려야 헸다. 그런데 오늘은 10분이나 더 기다렸다. 펠리스는 벌떡 일어나 기지개도 켜지 않은 채 걸어갔다. 총총 걷다가 막 힘차게 뛰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부르는 소리가 다시 들려 왔다.
"펠리스, 펠리스!"
주인 아주머니는 펠리스를 부른 뒤에, 이런 말을 늘 빼먹었다.
'우린 드디어 일어났어. 그리고 부엌으로 와서 아침밥을 준비했단다.'
펠리스가 말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일어나신 걸 보니 좋네요."
펠리스는 머리와 옆구리를 주인 아주머니의 다리에 비빈 뒤, 옆으로 쓰러지며 말했다.
"아주머니를 보니까 말할 수 없이 기쁘네요."
이 말을 할 때마다 주인 아주머니는 옆에 앉아, 펠리스가 원하는 곳을 여기저기 긁어 주곤 했다. 2분쯤 뒤에 펠리스가 일어나며 말했다.
"오늘 날씨가 참 좋아요. 벌써 눈치채셨죠?"
주인 아주머니도 일어났다. 펠리스는 자기가 이야기를 할 때마다 주인들한테는 그 이야기 모두가 '야옹' 소리로만 들린다는 의심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물론 주인들이 나쁜 뜻으로 '야옹' 소리로만 듣는 것은 아니었다. 펠리스에게 무관심해서도 아니었다. 그건 단지 주인들은 태어날 때부터 그랬고, 또 귀가 너무 작기 때문이었다. 주인들은 다른 데는 다 큰데, 귀만 유난히 작았다.
집 안으로 들어가며 주인 아주머니가 말했다.
"밥 먹으러 가자."
현관에는 주인 아저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펠리스는 주인 아저씨 앞에서 천천히 앞발을 편 다음 뒷발을 쭉 폈다. 너무 느리지도, 그렇다고 서두르지도 않고 늘 하던 대로 말이다. 펠리스는 굳이 할 필요가 없는데도 인사를 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주인 아저씨가 말했다.
"너도 잘 잤니?"
이제 아침밥을 먹을 차례였다.
--- pp.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