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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원 | 선영사 | 2001년 01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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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88쪽 | 563g | 148*210*30mm
ISBN13 9788975580888
ISBN10 8975580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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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노가원
경남 함양에서 출생, 고려대 대학원. 1982년 계간 『시와 의식』지 문학 신인상, 1987년 월간 『문학정신』에 중편소설 『욕계의 늪』추천 당선, 1989년 계간 『외국문학』현상공모에 장편소설 『임진강』당선.

저서로는 장편소설 『아리랑』『임진강』『붉은 까마귀』『사상의학』『남도부』『풀잎은 바람에 눕지 않는다』『천국의 시간』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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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벌판은 황금색 물결로 출렁이고 두 팔 벌린 허수아비들이 듬성듬성 늘어서서 참새떼를 쫒고 있다. 벌판 저쪽으로 병풍같이 둘러쳐져 있는 능선이 계룡산이다. 유성을 떠난 지 한나절, 주장자끝을 옆구리에 끼고 터벅터벅 걸어가는 홍운은 지친 걸음을 느릿하게 잡으면서 길잡이를 하는 대로 따라오고 있는 벽파를 흘끔 돌아본다. 벽파 역시 이곳이 들길인 줄 알는지 잘도 따라온다. 하긴 벽파는 굳이 홍운이가 주장자 끝을 잡고 길잡이를 하지 않는다고해도 잘도 걸어갈 것이다.
"큰 시님요, 좀 쉿다 가입시더."
"그러다가 해 떨어진다. 어여 가."
"시님은. 벌씨로 며칠 동안 걸어왓다 아인교. 다리가 아파 죽겠구마는. 차라도 타고 가던지예. 지는 마, 차 나아두고 굳이 걸어가라꼬 하시는 시님 속을 모리겠십니더. 차가 저리도 많이 가는대. 차비가 없써 그러십니꺼예. 시님께서 설법하고 나오실 때마다 차비를 주는대 받지도 않는다 아입니꺼. 와 고생을 사서 하는교."
홍운은 널찍한 도로 위로 모래먼지를 일으키며 옆으로 쌩쌩 지나가는 차량들을 보면서 불만스럽게 투덜거렸다.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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