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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가슴에 나의 사랑을 묻을 수 있다면

너의 가슴에 나의 사랑을 묻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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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18쪽 | 473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6247879
ISBN10 8986247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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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황운성
수많은 역경을 헤치면서 그는 소설로 인생을 말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재미와 감동」이라는 단어에 익숙하다. 이 책은 그의 8번째 작품으로 90년대를 흔들어 놓았던 『아버지』에 버금가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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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평은 창살 틈새로 아침안개가 자욱한 밖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시계가 없는 구치소였지만 대충 오전 10시는 넘은 듯 했다.
모두 열 명이 생활하는 감방 안은 약간의 긴장이 감돌았다.
그것은 인평의 심기가 몹시 날카로워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인평은 사형수라고 해서 감방 안에 있는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 간다거나 그들에게 위협을 주는 행동은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다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날마다 생명을 위협받는 사형수는 때로는 이해하지 못할 행동으로 자신을 학대하기도 하고 공포에 젖어 괴성을 지르기도 한다.
그래서 함께 생활하는 죄수들은 자신들이 밖에서 어떤 위치에 있었든 일단 사형수는 아예 건드리지 않는다.
밤거리를 휘어잡은 주먹들은 감방 안에서도 대접을 받는다.
그들은 툭하면 물리적인 힘을 사용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교도관들도 함부로 다루지 못하는 이름난 주먹들도 사형수에게는 한수 접어주고 그들의 비위를 건드리려 하지 않는다.
살아 있을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은 때문이기도 했지만 이미 목숨을 저당 잡힌 그들이니만큼 그 어느 것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제아무리 주먹을 잘 쓰는 건달이라고 해도 사형수에게는 겁을 먹기 마련이었다.
인평은 창살에 이마를 갖다댔다.
그의 눈길 끝 언저리에 한가로이 먹이를 쪼고 있는 한 쌍의 비둘기가 들어왔다.
특이하게도 구치소는 비둘기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었다.
---pp.14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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