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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01년 01월 31일 |
|---|---|
| 쪽수, 무게, 크기 | 187쪽 | 359g | 크기확인중 |
| ISBN13 | 9788989324010 |
| ISBN10 | 8989324017 |
이광수 소설
: 가실, 무명
이광수 저
|
효리원
|
2001년 01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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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3-4학년 > 3-4학년 그림/동화책 > 3-4학년 명작동화/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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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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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 : 최지훈
1942년 대구에서 출생하여 서울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고, 현재 아동문학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방정환아동문학상, 현대한국아동문학상을 수상하였고, 현재 <아동문학 평론> 상임 편집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현대아동문학론』『동시란 무엇인가』등이 있다.
그림 : 김민정
1972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대학에서 일러스트를 전공했고, 출판미술협회 회원이며 현재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무슨 꽃이 필까요』『태교 동시』『동화나라 꿈동산』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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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이 무진을, 안개를, 외롭게 미쳐 가는 것을, 유행가를, 술집 여자의 자살을, 배반을, 무책임을 긍정하기로 하자. 마지막으로 한 번만이다. 꼭 한 번만, 그리고 나는 내게 주어진 한정된 책임 속에서만 살기로 약속한다.
--- p.5
입감한 지 사흘째 되던 날, 나는 병감으로 보냄이 되었다. 병감이라야 따로 떨어진 건물이 아니고, 감방 한 편 끝에 있는 방들이었다. 내가 들어간 곳은 일방이라는 방으로, 서쪽 맨 끝 방이었다. 나를 데리고 온 간수가 문을 잠그고 간 뒤에 얼굴 희고 눈 말긋말긋한 간병부가 날더러 "앉으시거나 누우시거나 자유예요. 가만가만이 말씀도 해도 괜찮아요. 말 소리가 크면 간수한테 걱정 들어요." 하고 이르고는 내 번호를 따라서 자리를 정해 주고 가 버렸다. 나는 간병수에게 고개를 숙여 고맙다는 뜻을 표하고 나보다 먼저 들어와 있는 두 사람을 향하여 고개를 숙여서 인사를 하였다.
이 때에 바로 내 곁에 있는 사람이 옛날 조선식으로 내 발목을 잡으며 "아이고 진상이시오. 나 윤OO이예요." 하고 곁방에까지 들릴만한 큰 소리로 외쳤다.
나도 그를 알아보았다. 그는 C경찰서 유치장에서 십여일이나 나와 함께 있다가 나보다 먼저 송국된 사람이다. 그는 빼빼 마르고 목소리만 크고 말끝마다 O대가리라는 말을 쓰기 때문에 같은 방 사람들에게 O대가리라는 별명을 듣고 놀림감이 되는 사람이다. 나는 이러한 기억이 날때에 터지려는 웃음을 억제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윤씨는 옛날 조선 선비들이 가지던 자세와 태도로 대단히 점잖게, 내가 입감된 것을 걱정하고 또, 곁에 있는 '민'이라는 껍질과 뼈만 남은 노인에게 여러 가지 칭찬하는 말로 나를 소개하고 난 뒤에 퍼런 미결수 옷 앞자락을 벌려서 배와 다리를 온통 내어 놓고 손가락으로 발등과 정강이도 찔러보고 두 손으로 뱃가죽도 잡아 당겨 보면서, "이거 보세요. 이렇게 전신이 부었어요. 근일에 좀 내린 것이 이 꼴이오. 일동 팔방에 있을 때에는 이 보다도 더 했는디."
이 때에 바로 내 곁에 있는 사람이 옛날 조선식으로 내 발목을 잡으며 "아이고 진상이시오. 나 윤OO이예요." 하고 곁방에까지 들릴만한 큰 소리로 외쳤다.
나도 그를 알아보았다. 그는 C경찰서 유치장에서 십여일이나 나와 함께 있다가 나보다 먼저 송국된 사람이다. 그는 빼빼 마르고 목소리만 크고 말끝마다 O대가리라는 말을 쓰기 때문에 같은 방 사람들에게 O대가리라는 별명을 듣고 놀림감이 되는 사람이다. 나는 이러한 기억이 날때에 터지려는 웃음을 억제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윤씨는 옛날 조선 선비들이 가지던 자세와 태도로 대단히 점잖게, 내가 입감된 것을 걱정하고 또, 곁에 있는 '민'이라는 껍질과 뼈만 남은 노인에게 여러 가지 칭찬하는 말로 나를 소개하고 난 뒤에 퍼런 미결수 옷 앞자락을 벌려서 배와 다리를 온통 내어 놓고 손가락으로 발등과 정강이도 찔러보고 두 손으로 뱃가죽도 잡아 당겨 보면서, "이거 보세요. 이렇게 전신이 부었어요. 근일에 좀 내린 것이 이 꼴이오. 일동 팔방에 있을 때에는 이 보다도 더 했는디."
---pp.6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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