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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00년 12월 31일 |
|---|---|
| 쪽수, 무게, 크기 | 335쪽 | 153*224*30mm |
| ISBN13 | 9788989368090 |
| ISBN10 | 898936809X |
죽은 장군의 증언
오성찬
|
푸른사상
|
2000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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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오성찬
제주 서귀포에서 출생하여 독학으로 공부하고, 1969년 신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별을 따려는 사람들』이 당선되었고, 이후 지방신문사의 기자와 논설위원을 지냈으며 박물관에서 민속연구관으로 일한바 있다.
저서로는 『한라산』『세한도』『어두운 시대의 초상화』『한라산의 통곡소리』『한 공산주의자를 위하여』등이 있으며 오산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한국문학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한라산』『세한도』『어두운 시대의 초상화』『한라산의 통곡소리』『한 공산주의자를 위하여』등이 있으며 오산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한국문학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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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가 이른 해에는 3월 초순에 제주 섬에서는 꾀꼬리가 운다. 이 무렵부터 이 섬에는 이른 꽃들이 피기 시작해서 4월이 되면 봄 기운이 완연해진다. 2~3월 동안에 사흘 걸러 큼씩 각각대던 심술궂은 꽃샘바람도 이 무렵이 되면 느슨해진다. 스스로 첩거를 다짐하고 부대 밖엘 안 나간지 한 달여. 마침내 섬사람들이 '성안(城內)'이라고 부르는 제주시까지 나들이를 하게 된 김 중령은 구두끈을 단단히 졸라매고 집을 나설 때 기분이 풋풋했다. 언제나 여린 풀냄새가 그 몸에서 맡아지는 아내가 아기를 안고 나와서 집 나가는 남편을 배웅해 주었다. 어머니는 다만 방안에서 두어 번 기침을 하는 것으로 아들이 나가는 데 배웅을 대신하고 있었다. 방에서 인사를 하고 나온 터이므로 그는 어머니의 이런 배려가 되레 고마웠다.
"자아, 오늘은 어쩌면 못 돌아올지 모르니까 안 오더라도 걱정은 말거라고..."
그는 상큼한 아내의 코를 검지로 튕겨 주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팔을 벌리고 안기려 드는 아이의 볼도 한 번 꼬집어 줬다. 엔진을 걸어 놓고 부릉거리는 스리쿼터가 있는 큰 길 쪽으로 나가는데, 올래 골목 돌담기의 멀구슬나무에 앉은 두 마리의 까마귀가 까악까악 극성스럽게 울어댔다. 퍼뜩, 까마귀가 울면 불길하다는데...... 하는 예감이 그의 몸을 휘감았다.
그러나 그는 달려드는 예감을 떨쳐버리기라도 하듯 껑충 뛰어 차에 올랐다. 차가 달리기 시작하자 그는 전화선을 타고 들려온 단정하면서 울림이 있는 과거 직송상관이기도 했던 백 대령의 음성이 되살려냈다.
"자아, 오늘은 어쩌면 못 돌아올지 모르니까 안 오더라도 걱정은 말거라고..."
그는 상큼한 아내의 코를 검지로 튕겨 주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팔을 벌리고 안기려 드는 아이의 볼도 한 번 꼬집어 줬다. 엔진을 걸어 놓고 부릉거리는 스리쿼터가 있는 큰 길 쪽으로 나가는데, 올래 골목 돌담기의 멀구슬나무에 앉은 두 마리의 까마귀가 까악까악 극성스럽게 울어댔다. 퍼뜩, 까마귀가 울면 불길하다는데...... 하는 예감이 그의 몸을 휘감았다.
그러나 그는 달려드는 예감을 떨쳐버리기라도 하듯 껑충 뛰어 차에 올랐다. 차가 달리기 시작하자 그는 전화선을 타고 들려온 단정하면서 울림이 있는 과거 직송상관이기도 했던 백 대령의 음성이 되살려냈다.
---pp.9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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