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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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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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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04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59쪽 | 234g | 128*205*20mm
ISBN13 9791195271894
ISBN10 1195271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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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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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아프리카에 갔었죠. 엄마를 아프게 했어요. 상처는 어두운 곳에서 잘 아물어요. 이코노미 클래스 관에 팔 다리를 접어 넣고 뼈가 우는 소리를 들었어요. 사막에서는 화장이 필요 없다고, 짐바브웨에서는 몸에 불을 대지 않는다고 했어요. 엄마를 모시고 왔어야 했는데, 따뜻한 피는 솜으로 지혈시키고 살이 부패하는 지구의 언덕에서 검은 음악을 들었어야 했는데. 초베에서 만난 전생의 동물들을 불러 모아 줄을 서게 했어요.

마마 아프리카에서 저녁을 먹으며 술에 코를 대고 어미 모와 나라 국과 말씀 어를 소리 내어 불러봤죠.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사람은 오래 살지 않아요. 그걸 알지 못하고 팔짝팔짝 뛰죠. 매장만 있는 나라에 엄마를 모시고 왔어야 했는데.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후회의 조사만 반복했어요.

홀로코스트에 엄마를 버리고 보호색을 잃어버린 파충류의 눈물을 보았지만 무서움은 곧 부스러졌어요.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진리는 그냥 진리대로 남을 뿐이에요. 마케바의 엄마는 40년 동안 고립된 눈물을, 딸은 그 몸이 우는 소리를 진동으로 들었죠. 슬픔과 식욕은 비대칭으로 서서 저녁 술잔에 쏟아지고 살아있는 음악은 어둠 속에서 더 환해져요. 마마 아프리카, 아프니까 아프리카에 갔었죠, 라고 말했어요.

---「마마 아프리카」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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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원 시인의 시들은 인간의 시간을 위험하게 끌고 다니는 데 익숙하다. 그 끌려간 시간들은 이질성을 가지고 매혹적으로 치환 또는 재현된다. 이만큼 시간의 불가능성을 무릅씀으로 마음껏 시간을 낯설게 언술해내는 시인, 결코 쉽지 않다.
“오늘은 이미 잊어버렸네” “내일이 없어서 죽을 것 같았네” “기다리는 동안 손가락에서 발톱이 돋아나고” “열네 살과 스물두 살의 복사꽃이 초록대문 열쇠구멍에 같이 끼어있는” 등의 표현들이 그렇다.
따라서 시인은 이러한 시간들을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수동적 수용이 아니기에 비극적이고 통증을 동반한다. “우리의 비극은 늙지 않고 젊었었다” 눈 한번 깜빡이자 와 있는 비극, 고개 한 번 돌리고 나니 낙화처럼 밟히는 통증. 그러나 한정원 시인의 시간들은 회피와 집착의 흔적이 없다. 그저 침묵의 양을 견디는 동안 익명의 비극들은 의식 바깥으로 서서히 밀려나간다.
시인은 삶의 조건이 된 비극을 ‘내가 나로부터 가장 먼저 떠나는 것들’이라고 언술하면서도 슬픔에 머무르지 않고 고백의 형식도 따르지 않으면서 위태롭지만 무한한 시간과 풍경을 함께 껴안는다.


최문자 (시인, 배재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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