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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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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주운 건 쓰레기만은 아니다

[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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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414g | 140*210*20mm
ISBN13 9791156330417
ISBN10 115633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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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람들은 대부분 층층이 쌓아 올린 상자 같은 곳에서 살아가는데, 보통은 종이에 볼일을 보고 둘둘 말아 쓰레기 더미에 던져 버린다. 쓰레기 봉지는 한곳으로 모인다. 도시 곳곳에서 손수레에 쓰레기 봉지를 버리면 손수레에 모인 봉지는 쓰레기차나 기차에 실린다. 도시에서 나오는 쓰레기가 얼마나 많은지 알면 깜짝 놀랄 거다. 결국 쓰레기는 쌓이고 쌓여 여기, 우리가 있는 곳으로 오게 된다. ……쓰레기 더미는 마치 히말라야산맥 같다. 오르고 올라도 끝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쓰레기 산맥을 타고 오르내린다. 산은 부두로 가는 길에서 곧장 이어지는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쓰레기로 이루어진 하나의 세계다. 나는 도시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줍는 쓰레기 아이들 중에 하나다. --- p.12

“네가 발견한 건 가방이었잖아. 이제 사실대로 말해 봐.”
“아뇨, 내가 발견한 건 돈이었어요.”
“그런데 왜 신발이라고 했지? 왜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어?”
나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난 경찰이 지갑을 찾는다고 생각했어요.”
“지갑 속에 돈이 있었다고? 지금 지갑은 어디 있는데?”
“내가 가지고 있을 거예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말하고 싶지 않았어요. 다들 나를 노려보고 그리고…….”
“가방에서 지갑을 발견했잖아. 나한테는 거짓말 못 해.”
--- p.26~27

그가 날 쳤고 난 뒤로 쓰러졌다. 경찰이 나를 들어 올리자 양복 입은 남자가 내 목덜미를 잡고 벽으로 밀어붙였다. 나는 벽에 기댄 채였는데 다리가 풀려 단순히 서 있는 것조차 힘들었다. 악취가 진동하는 몸으로 덜덜 떨면서 나는 간신히 소리쳤다.
“선생님, 전 가방 몰라요!”
“밖으로 던져 버려!”
경찰들이 나를 들더니 창문으로 끌고 갔다. 양복을 입은 남자는 창문을 열고 있었고 경찰들은 내 발목과 팔을 잡은 채 창문으로 향했다. 활짝 열린 창문이 점점 커다랗게 다가왔다. 따뜻한 바람이 불었던 것 같다. 그들은 내 몸을 창밖으로 내밀고 내 발목 하나만 잡고는 거꾸로 매달았다. 눈앞에 더러운 벽이 보였고 아래로 멀리 쓰레기통처럼 보이는 것이 가득 있는 돌바닥이 보였다.
--- p.82

“……올리비아 양, 7000만 달러면 이 도시를 바꿀 수도 있는 돈입니다. 그러나 학교도 병원도, 세워진 것은 하나도 없고 도시는 여전히 빈곤하오. 상원의원 자판타가 그 돈을 가로챈 게지. 나는 그걸 입증하려고 애썼어요. 하지만 그 사건은 자판타의 맞고소로 법정에 가지도 못했고 결국 나만 유죄판결을 받았죠. 나의 호소는 비웃음만 산 게요. 결국 난…… 종신형을 선고받았지.”
그는 또다시 말을 멈추더니 고통으로 몸을 뒤틀었어요.
“이제 내 형기도 끝나려나 보오.”
- 본문 132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 경찰들이 우두커니 서 있다가 극도로 정중하게 ‘의원님, 다시 말씀해 주십시오. 어떻게 의원님의 집사가 600만 달러를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 있었지요?’라고 묻는 거야.”
그는 오랫동안 큰 소리로 웃었고, 라파엘도 미소를 짓기 시작했지. 나도 웃었어.
“600만 달러, 그걸 들고 문밖으로 나가다니. 어떻게 했는지 알고 있니?”
우리는 좀 더 크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어. 그 일을 생각하면서 저렇게 즐거워하다니, 우리도 기분이 좋았지.
“여기 사람들은 다 아는데 신문에서는 아직 제대로 몰라.”
“어떻게 한 건데요?”
--- p.158쪽

내가 어린 시절의 어느 날 가브리엘 올론드리스를 알게 된 때부터 불은 타올랐다. 그는 많은 불을 지폈듯이 나를 타오르게 했다. 그는 내게 많은 것을 알려 주었지만 그중에서도 강조했던 것은 상원의원 자판타의 엄청난 범죄였다. 상원의원 자판타는 한 나라가 가야 할 길을 막아선 사람이다. 그는 나라의 발전을 막고 있다. 무엇보다도 더 나쁜 것은 다른 나라가 원조를 중단할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그가 훔쳐간 몇백만 달러 때문에 얼마나 많은 원조를 제공받지 못했을까? 그보다 더 나쁜 것은 다른 정치인이나 관료, 공무원, 교사, 점원 그리고 평범한 이웃이, 빼앗는 것이 잘사는 길이고 가난한 사람의 얼굴을 밟고 일어나는 것이 자연법칙이라고 배운 것이다. 가난한 사람조차도 그렇게 믿으며 그것이 우리가 계속 가난한 이유 중 하나다.
--- p.25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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