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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128*188*20mm
ISBN13 9791130459110
ISBN10 11304591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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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궈모뤄
1892년 중국 쓰촨성(四川省)에서 태어났다. 중국 현대문학의 대문호 루쉰과 쌍벽을 이루는 문학가이자 학자이자 정치가로, 중국 현대시사에서 화산 폭발이라 일컬어지는 시집 ≪여신(女神)≫을 남겼다. 중국 최초의 낭만주의 문학단체 ‘창조사’를 무대로 시와 희곡 작품을 많이 발표했으며, 정치적인 이유로 1928년부터 1937년까지 일본에 망명해 있던 동안 중국 고대사와 문자학에 대해 깊이 연구하여 많은 성과를 냈다. 1949년 신중국 성립 이후 정무원 부총리 등 정부 요직을 두루 역임했으며, 1978년 사망했다.
역자 : 신진호
신진호는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중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중국현대문학의 세계≫(1997, 현암사, 공저), ≪중국문학사의 이해≫(1998, 지영사), ≪민족혼으로 잠들다≫(1999, 학고재, 공저) 등이 있고, 논문으로 <중국에서의 한류에 관한 고찰>, <魯迅과 郭沫若의 역사소설 비교론>, <1930년대 夏衍 극작의 경향성>, <老舍의 화극에 나타난 현실인식과 역사의식>, <陳白塵의 ‘세한도’ 재평가> 등이 있다. ≪중국현대문학비평사≫(1994, 신아사), ≪郭沫若 희곡선≫(2005, 학고방, 공역), ≪田漢 희곡선≫(2006, 학고방, 공역), ≪老舍 희곡선≫(2006, 학고방, 공역), ≪夏衍 희곡선≫(2006, 학고방, 공역), ≪陳白塵 희곡선≫(2006, 학고방, 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현재 연세대, 한양대, 명지대, 가천대에 출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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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가장 빌어먹을 짓은 아마 내가 저질렀던 분서갱유일 거야. 백가의 서적을 불태우고 460여 명을 한꺼번에 생매장했으니 말이야. 내 생각으로는 사상을 통일하면 천하 사람들이 모두 복종하리라 여겼던 것이지만 난 정말 멍청이였어. 사상을 어떻게 폭력으로 통일시킬 수 있단 말인가?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에게서 눈을 돌리고 측근들조차 나를 언제고 죽이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어. 세상 사람들 모두가 내가 죽기를 바라고 있지 않은가? 저주를 받아 내가 죽어 버린 후에는 나라가 멸망해 버리는 것은 아닐까?
내 통솔력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조정을 주무르는 놈들은 모두가 음양오행이니 신선술이니 하며 떠들어 대는 방사들뿐인데, 그놈들이 작당하여 나를 속이기라도 한다면…. 가장 망할 놈은 그놈의 이사 새끼야. 분서와 갱유, 이 천고에 씻을 수 없는 두 가지 어리석은 짓은 모두가 그놈이 나를 부추긴 때문이야. 저지른 죄는 모두 내가 덮어쓰게 해 놓고, 그놈은 여전히 주공(周公), 공자인 척 거들먹거리고 있어. 우라질, 나는 정말 어리석었어. 나는 정말 유사 이래 가장 어리석은 놈이었어.
만약 아버지 여불위가 죽지 않고 살아 계셨다면 이 두 가지 어리석은 짓은 절대로 못 하게 하셨을 텐데. 내가 몇 년 만 일찍 죽어 버리기라도 했다면 그런 어리석은 짓을 못 했을 것이고, 천년만년이 지나도 남게 될 오명을 뒤집어쓰지는 않았을 텐데.
나는 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를 욕하고 있다는 것을. 내가 죽으면 세상은 다시 어지러워질 것이고, 천추만세 후의 사람들도 모두 나를 욕할 것이다. 천추만세 후에는 나처럼 강제로 사상을 통제하려는 바보는 결코 없을 거야.
제기랄, 세상의 책을 어떻게 다 불태울 수 있으며 천하의 사상가를 어떻게 산 채로 모두 매장할 수 있단 말인가? 설사 다 태우고 다 묻어 버린다고 하자. 너에게 그것이 무슨 도움이 되는가? 너는 그저 돼먹지 못한 방사 놈들의 꼭두각시에 불과한 놈이야.

--- p. 1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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