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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무 과수원

생각나무 과수원

황헌식 | 청년정신 | 2000년 12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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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79쪽 | 387g | 148*210*20mm
ISBN13 9788987999760
ISBN10 8987999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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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황헌식
문학평론가,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였다. 조선일보 기자, 소설문예, 언론과 비평 주간, 바른언론 편집인 등을 지냈다. 작품에는 『신지조론』『열린 이웃을 위하여』『김삿갓 시집』『난해시의 원인과 그 분석』『이상 시를 텍스토로 한 방법론적 사고』『김수영론』『암흑가의 묵시문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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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키에 빼어난 외모, 거기다 학벌까지 갖춘 부잣집 고명 딸이 있었다.
그녀는 자기에게 걸맞는 완벽한 조건의 남자를 찾다가 어느 사이 혼기를 놓친 노처녀가 되었다. 그녀가 찾고 있던 남편감은 돈이 많고 학벌이 좋으며, 키가 크고 미남이며, 장남이 아닌 남자이다. 그런데 그런 남자를 지금까지 찾고 또 찾았으나 만나지 못했다.
그녀는 더 이상 결혼을 늦출 수 없다고 생각해, 어느 날 마지막으로 다섯 명의 남자와 선을 봤다. 첫 번째 남자는 돈은 많으나 추남이었다. 두 번째 남자는 학벌은 좋으나 키가 너무 작았다. 세 번째 남자는 키는 크나 빈털털이었다. 네 번째 남자는 얼굴은 잘 생겼으나 학벌이 형편없었다. 다섯 번째 남자는, 장남이 아니라는 것 외엔 네 가지 조건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절망했으나 이제 이 현실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기로 마음 먹고, 존경하는 현자를 찾아가 다섯 중 누구와 결혼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현자는 뜻밖에도 다섯 번째 남자와 결혼하라고 잘라 말했다.
"하필이면 장남이 아니란 조건 외엔 아무 것도 갖추지 못한 남자와 결혼하라구요?"
그녀는 깜짝 놀라 항의했다.
현자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그 외의 조건은 네가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데, 무얼 더 바라느냐?"
---pp.62-63
보이지 않는 고리 2.

어떤 재벌회사의 생산공장에서 환경오염 물질을 몰래 강으로 흘려 보냈다. 거기서 흘러나온 오염 물질은 물고기들이 먹고 죽어서 강가로 밀려 나왔다. 죽은 물고기가 썩어서 강가의 풀들을 무성히 자라게 했다. 농부가 그 풀을 베어 자기 집 소에게 먹였다. 成牛가 된 그 소는 도살장으로 끌려가 죽은 다음, 한우고기가 되어 그 재벌회사 사장집 앞 정육점에 진열되었다. 임신한 사장집 며느리가 그 쇠고기를 사 먹고 아이를 낳았다. 그런데 그 아이는 왼쪽 귀와 오른쪽 눈이 없는 기형아 였다. 사장은 장애아로 태어난 손자가 장차 고생하지 않고 살도록 많은 유산을 남겨주기 위해 더 많은 오염물질을 강 밑으로 흘리며 열심히 돈을 벌었다.

- 어리석은 자는 생태계의 고리가 자기의 생명과 연결되어 있음을 모른다. 그는 자기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자연을 죽이고, 그 속에서 자기도 죽어간다.
--- p.5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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