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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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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0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77쪽 | 42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7029634
ISBN10 8987029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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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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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버지로서 하는 말이 아니야....'
기선은 무언가에 쫓기듯이 거칠게 설희를 데리고 있던 자리로 되돌아 왔다. 문득 주위를 의식한 기선이 둘러 보니 동료 과학자들과 소년단의 소녀들, 인터뷰를 하다 만 기자까지 이상하다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깟 몇 십 미터쯤 떨어져 있었다고 그럴 것까진 없잖아?'
다들 그렇게 말하고 있는 표정이었다. 머쓱해진 기선은 설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아직까지 설희의 손목을 붙들고 있었다. 어찌나 거칠게 잡고 있었는지 새하얀 설희의 손목에는 붉은 손자국이 선명하게 찍혔다. 무척이나 아팠을 텐데 설희는 신음 소리 한마디 내지 않고 그저 순하게 기선에 이끌려왔던 것이다. 자기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한 행동을 이 소녀만은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기선은 생각했다.
---p. 39
'너무 속단하지 말아요. 어딘가 우리가 모르는 꿍이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준석은 그림 같은 이마를 찌푸리고는 머리를 굴리는 듯한 그녀의 얼굴을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모든 사람이 당신 같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마.'

'그래요. 내가 이 일에 뛰어든 건 순전히 돈 때문이죠. 솔직히 난 민족이나 국가의 앞날 따위에는 관심 없어요. 그리고 그런 것들을 위해서 개인을 희생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내가 속한 집단이 잘 되어야 나한테도 좋은 일익ㅆ지만 내가 희생되고 나면 그 모든 것들이 무슨 의미죠? 무모한 영웅주의가 아니고서는 그런 종류의 사랑은 순수할 수 없어요. 사실 준석 씨도 국가를 위해서 일을 하고 있지만 애국심 같은 게 남다른 건 아니잖아요.'

'나같은 양아치를 갖다 댈 문제는 아니지. 뭐 지나나 나처럼 개인주의적인 프로들이 이해할 수는 엇ㅂ지만 나보다 남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건 틀림 없어. 이 세상에는 그런 사람들이 꼭 필요하고, 소수지만 그런 인물들 때문에 세상이 제대로 굴러갈 수 있는 거야.....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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