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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추라기 사랑 노래

메추라기 사랑 노래

시인동네 시인선-28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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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32쪽 | 214g | 188*254*10mm
ISBN13 9791186091289
ISBN10 118609128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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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윤한로
1956년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분교마을의 봄」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안양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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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법

당최
물지 모르고
짖을지도 전혀 몰러

뜨겁게만 싹싹 핥는다
똥 먹던
긴 혀

풀 이파리 떼어 최금 불다
피리 불단 줴지른다
마는 끼잉, 몇 발자국 돌아서선
되따라붙는 길섶 누런 가이

고무래 丁가네
똥갤시다


똥차

꺼졌다가 켜졌다가
탈탈탈탈
똥차가 다 됐슈
아침저녁
허, 방구만 잦아지고
깊어지고
여기저기 손가락질 받으며
찌그러진 범퍼
덜컥거리는 문짝
절대로 비킬 줄 모르누나
간만에 보는
구름처럼 가는 차
풀도 나고
새도 울고

그런데 거저 줘도 안 갖습디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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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은 윤한로의 첫 시집이다. 스물다섯에 등단하여 한가할 ‘한’ 늙을 ‘로’, 즉 한가하게 늙는다는 자신의 이름을 죄스럽게 여긴 시인이 세상의 가장 낮은 바닥에서 “쓰게 먹고/눈 맑게 뜨리라” 다짐하며 쓴 시들을 34년 만에 세상에 내놓았다. 꽃에 비유하자면, 이 시집의 시들은 관상용 꽃이 아니라 하나하나가 땀 냄새 가득 밴 꽃이다. 새벽부터 시장에 내다 팔러 바구니에 한 아름의 꽃을 담아 길을 나서는 꽃장수의 등에서 삶의 냄새로 출렁이는 꽃다발들이다. 더구나 더하고 뺄 것도 없는 이 단정한 시들이 거친 삶에서 나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득해진다. 한결같이 가난과 결혼하고 세상과 이혼한 성 프란치스코의 삶과 묵상을 닮았다. “시를 쓸 때마다 오히려/어렵고도 거칠게 살아야만/쉬운 시를 쓸 수 있다”(「물푸레 시」)는 겸손과 고고함은 삶과 시가 하나가 된 시인만이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세계이다. 특히 자신을 씻겨주는 며느리의 손길 앞에서 대야에 둥둥 떠다니는 꽃잎을 건져내며 가지고 노는 늙은 아버지나, 죽음을 앞두고 숟가락인 줄 알고 안경 벗어 밥을 떠먹는 외숙모의 모습 등은 폐부를 찌르는, 잊힐 수 없는 풍경들로 다가온다. 또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으로서 “작지만 세게 놀던 애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아이들이 낸 구깃구깃한 시험지에 “얌얌 시를” 쓰는 모습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덥혀주는 이 ‘방구들장 선생님’의 천진하고 한길만을 가는 엄격한 예술가상을 엿본다.
- 박형준 (시인, 동국대 교수)

첫 시집을 받아든 손이 환하고 묵직하다. 안양예고 문예창작과 교사로 시 쓰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평생 시와 지척지간(咫尺之間)에 있었던 시간의 무게 때문일까. 시집은 아름다운 사람들의 활달한 사투리로 가득하다. “보소들, 하늘엔 별 쌀/다 떨어졌네!”(「화수분」) 같은 다정한 이웃들의 입말과 사람에 대한 물기 어린 시선은 이 시집에서 빛나는 별자리를 이룬다. 따스하고 슬픈 이 시집을 읽으며 나는 비로소 백발의 스승에게 감춰져 있던 수줍은 문장들을 만난다. “뻐드러진 억센 가지/한 끝 굽히고 굽혀/마침내 물속에 드리운”(「물푸레 시」) 물푸레나무처럼, 시는 세상을 향해 조심스럽게 내뻗은 가장 여린 촉수일 것이므로. 그 촉수에서 뻗어나온 푸른 문장들은 시를 일생 곁으로 삼은 자의 맑은 노래일 것이므로.
이혜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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