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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그리고 나의 이야기

어머니 그리고 나의 이야기

: 권무일 수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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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5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148*210*30mm
ISBN13 9788971156124
ISBN10 8971156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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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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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갯벌에 도달하면 자연의 알 수 없는 박자에 맞춰 춤을 추고 있던 방게들이 우리들의 인기척을 느끼고는 구멍 속으로 사라져 버리곤 했다. 우리는 크고 축축한 게 구멍을 찾아 손을 쑤셔 넣어 방게를 잡곤 했다. 또 우리는 갯벌 여기저기 패어있는 웅덩이와 고랑의 물을 퍼서 누룩지(망둥어), 모치(어린 숭어), 새우를 잡곤 했다. 우리는 그렇게 잡은 방게와 물고기를 한 망태씩 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온몸이 갯망둥이가 되어 둑길 모퉁이를 돌라치면 건너편 석호 할아버지가 댓돌을 내려서기 마련이었다. 이윽고 길목에 지켜선 석호 할아버지는 한 사발 올려 보내라며 헛기침을 하고 돌아서셨다. 어머니는 굵고 실한 것만 골라 나의 손에 쥐어 보내 주셨다. 동생은 늘 심술이 나서 씩씩거렸다. 그래서 우리는 석호 할아버지를 미워했다. 하루는 이 얌체 같은 노인의 눈을 피하기 위하여 우리는 제방 밑으로 살금살금 기어서 집에 왔다. 그런데 멀리서 밭일하시던 어머니가 그런 우리를 보신 모양이었다. 우리 형제는 비겁한 녀석들이라고 어머니의 회초리 세례를 받아야만 했다.
누나가 가끔 소쿠리를 들고 따라 나섰다. 동생과 내가 개흙에 뒤범벅이 되어 방게를 잡고 있을 때 누나는 염벗 둔덕에서 행이, 너부기, 씀바귀, 갯냉이 등의 나물을 따서 소쿠리를 채우곤 했다. ?
단옷날 밤이면 어머니는 동네 아낙들과 어울려 호롱불을 들고 갯벌로 나가서는 그네 뛰고 논다는 방게를 한 보따리 주워 오시곤 했다. 이 마을사람들은 단옷날 밤에는 갯벌의 온갖 게들이 집에서 나와서 새끼발을 땅에 버티고 그네를 뛴다고 믿고 있었다. 언젠가 어머니는 게 잡이에 눈이 팔려 일행을 놓치고 방향을 몰라 헤매고 계실 때 도깨비가 훤한 불을 비춰 수루지 산자락까지 안내해 주었다고 하셨다. 우리는 믿지 않았지만 어머니는 확신을 가지셨다.

- 희붐한 새벽, 어머니는 아궁이에 불을 지펴놓고 마루에 산더미처럼 쌓인 사기그릇들을 종류별로 나누어 광주리에 담으신다. 사발, 대접, 크고 작은 접시, 탕기, 종지…ㆍ, 사기그릇의 종류가 다양하다.
밥솥에서 풍기는 구수한 밥 냄새가 온 집안에 감돌 무렵 어머니는 그 밥을 드실 여유도 없어 어제의 찬밥으로 볼가심을 하시고 똬리를 머리에 얹으신다. 사기그릇이 가득 담긴 광주리는 너무 무거워서 혼자서는 이지도 내려놓기도 어렵다. 엉거주춤 서계신 어머니의 머리에 아버지와 둘째누나가 맞잡아 광주리를 어머니의 머리에 얹으시면 어머니는 한참을 뒤뚱뒤뚱하시다가 곧 균형을 잡고 허리를 펴신다. 그 가냘픈 체구로는 몇 발짝 못 디디고 쓰러질 것 같은데 어머니는 그 무거운 머릿짐을 이시고 수십 리 길을 다니신다. 초인적인 힘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지만 당신의 가슴에는 강인한 의지와 염원이 서려 있기에 어머니는 해내셨다. 더듬어보면 어머니는 그때의 희생으로 천수를 다하지 못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
어머니는 이 동네, 저 동네를 다니시고 가가호호를 기웃거리신다. 여러 날을 걸쳐 마도면의 모든 동네를 휩쓸고 나아가서는 남양면, 송산면, 서신면으로 진출하신다. 어느 때는 배를 타고 선감도, 대부도까지 다니시곤 하셨다.
인적이 없는 길을 걷자면 뼈가 빠지도록 힘들어도 혼자서 머릿짐을 내려놓을 수가 없다. 진 길, 미끄러운 길을 더듬더듬 걸어야 하고 찬바람에 손이 시리고 얼어 터져도 견뎌야 한다. 어느 때는 비탈길에 미끄러져 그릇을 온통 깨어먹고 빈 광주리만 들고 허탈한 마음으로 돌아오시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머니는 동네마다 단골을 만드시고 그곳에 짐을 내려놓으시면 사람들이 몰려들곤 했고 그곳을 중간거점으로 삼아 하룻밤 머무시고 여러 곳을 다니시는 경우도 있었다.

- 우리는 걷는다. 해발 100m의 장전리에서 출발하여 해발 834m의 노꼬메오름에 이르는, 길고 긴 노꼬메길을 걸을 작정이다. 직선거리로 따지면 7km, 왕복 14km다. 목적지까지 오르막의 아스팔트길이다. 우리가 말랑말랑한 오솔길을 버려두고 오늘 굳이 이 딱딱한 길을 선택한 것은 농촌과 산촌의 사람 사는 모습을 느끼기 위한 이유도 있기 때문이다.
길을 걷노라면 길섶에는 자주색의 개불알꽃이 무리지어 피고 있고 노란 민들레가 길섶에 수를 놓는다. 자줏빛 광대나물꽃이 다닥다닥 피어있다. 자주괴불주머니꽃이 다복다복 피어 있고 주홍색 살갈퀴꽃이 사이사이 얼굴을 내민다.
길가에 나지막한 돌담을 쌓은 마당 넓은 집을 살짝 엿보니 툇마루에는 중년의 부부가 앉아서 자신의 정원에 취해있다. 담장 안에는 복사꽃, 살구꽃이 만발하다.
마을마다 어구에는 아름드리 팽나무가 수호신처럼 서 있고 팽나무 그늘에는 새(풀의 일종)로 이엉을 얹고 가로세로 밧줄로 묶은 전통초가집이 게딱지처럼 웅크려 있다. 집집마다 동백나무가 빽빽하고 즐비하게 울타리를 이룬다.
우리는 계속해서 걷는다. 오르막인데도 앞서가는 여인들의 뒷모습이 경쾌하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걸으며 오손도순 대화하는 옆얼굴에 행복이 가득하다. 세상근심이 없는 사람들 같다. 걷는 걸음걸음, 올려다보면 한라산이 어서 오라 손짓하고, 내려다보면 봄꽃들이 활짝 웃는다.
하늘을 찌를듯한 삼나무숲을 지나니 말목장이 나온다. 말들이 한가롭게 오수를 즐긴다.
우리는 노꼬메오름의 초입으로 접어든다. 다리가 뻐근하다. 궷물오름으로 접어든다. 길섶에 핀 하얀 남산제비꽃이 눈부시다. 밋밋한 등성마루에는 때죽나무 한 그루가 모진 바람으로 인해 한 쪽으로 실그러져 외롭게 서있다. 궷물오름 언덕에서 큰 노꼬뫼, 작은 노꼬뫼를 배경으로 사진만 찍고 발길을 돌린다. 딴 볼 일 있는 사람도 있으니 여기서 마냥 시간을 보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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