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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먼의 천국

휘트먼의 천국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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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9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471쪽 | 630g | 160*187*30mm
ISBN13 9788984984752
ISBN10 8984984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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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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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벨트를 돌리는 롤러의 움직임, 롤러들의 확실하고 안정된 리듬을 느꼈다. 이것이 바로 철판이 맞물리면서 느끼는 감각이리라. 그의 왼손이 철판과 같이 딸려 들어갔다. 그는 댄서와 같이 우아하다고 느꼈다. 그는 아름다움의 한 순간을 통과했다. 그는 강철과 기계의 파트너가 되었다.

그의 손이 컨베이어에 실렸다. 그의 몸이 부드럽게 점점 더, 점점 더 펴졌다. 그의 발가락이 레버에서 빠져나왔다. 다시 레버를 찾느라고 다급히 서두르는 와중에 그는 균형을 잃었다. 발버둥치는 가운데 그는 바보스럽게 되어버렸다. 그의 발이 레버를 건드렸다. 그러나 그 레버가 맞는지 확신할 수는 없었다. 그는 뒤돌아보았지만 여전히 확신할 수 없었다. 다시 몸을 돌렸을 때, 그의 손가락들은 바퀴 밑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는 그 일이 일어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는 손이 두 개의 톱니 사이에 위치해 있는 것을 보았다. 손가락들이 톱니 사이의 공간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톱니가 쇠를 물었다. 손가락들이 아래로 들어갔다. 손가락 관절이 아래로 들어갔다. 바퀴의 몸통이 손가락 끝에 닿았다. 그것은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따뜻했다. 엄마가 씹은 감자 한 입을 꺼내기 위해 손을 넣었을 때 느꼈던 그 입의 온기만큼 따뜻했다. 그는 그것이 손가락 끝을 짓뭉개고 있는 것을 느꼈다. 고통은 없었다. 그는 창백해졌고 정신을 잃었다. 무자비하고 끈질기게 바퀴는 손가락 관절을 짓뭉갰다. 고통도 없었고 피도 흐르지 않았다. 기계 소리를 제외한 어떤 소리도 나지 않았다.
--- p.
아침은 좋았다(아침은 좋다. 아침을 즐겨라). 그녀는 도시 전체에서 사람들이 커피를 들고 샤워를 하고 입을 옷을 고른다는 사실이 좋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잠에서 깨어나는 이 과정은 집단적인 무죄와 아주 유사했다. 거의 모든 사람, 적어도 최소한으로라도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모든 사람은 일어나서 옷을 입어야 했다. 심지어 누군가를 쏘거나 찌르거나 폭발시키려는 계획에 대해 그녀에게 전화하고 말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그랬다. 가슴에 폭탄을 묶고 거리에서 사업가를 날려버리려는 사람들도 그랬다. 여기서 지금, 우리 모두는 이러한 매일매일의 조그마한 재탄생을 경험하고, 함께 그 일을 하고 있다.

그녀는 더러운 계단을 내려서 아침, 신선한 6월의 아침으로 들어섰다. 화재용 비상구에서도 모든 게 반짝거렸다. 그녀는 현관 입구의 계단에서 잠시 멈춰서, 그 아침을 껴안았다. 이와 같은 아침이면 사람들은 세상이 안전하고 미래가 밝다고 믿을 것이다. 해로운 일도, 독가스를 살포하는 일도 결코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른 햇빛이 얼음같이 파란 하늘에서 너무도 깨끗하게 엇비스듬히 비출 때면. 일층에 사는 과부가 창문틀의상자에서 기르는 제라늄이 백열등처럼 붉고, 지나가는 트럭이 번쩍거리는 금색 글자로 ‘파티 플래너’를 광고할 때면.

누군가가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바로 지금. 그녀는 그것을 느꼈다. 어떤 여자라도 그럴 것이다. 그것은 생존 본능이었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 인근은 일반적으로 대낮에 여자 혼자 밖에 나와 있는 것만으로도 대중의 오락거리를 위해 자신을 내놓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이것을 인정해야 했다. 최근에 그녀의 분노는 모서리가 조금은 닳아졌다. 그들은 영원히 그녀를 귀찮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느 날엔가, ‘헤이, 섹시한 아줌마’ 등과 같은 신음소리나 불한당들의 휘파람 소리는 그칠 것이다. 그건 위안이 될 것이다. 그녀도 별로 특이하지 않은 자신의 일에 대해서 별로 말을 하지 않는 그런저런 중년의 흑인 여성이 되어 있을 것이다.
--- p.
드론이 발사했다. 밝은 붉은색의 광선이 발사되어 마커스의 오른팔을 어깨에 잘라냈다. 사이먼은 가만히 서 있었다. 팔이 떨어졌다. 팔은 땅 위에 떨어졌고 어깨의 끝쪽은 연기가 나고 있었다. 손가락이 경련하고 있었다. 마커스는 계속 뛰었다. 드론이 다시 발사했다. 이번에는 빗나가서 마커스 왼쪽 3피트 지점에 있는 묘목을 태워버렸다. 마커스가 몇 야드를 갔을 때 드론이 그의 머리 바로 위에 있었다. 그것이 조금 속도를 늦췄다. 일 초도 안 되는 간격으로 광선, 광선, 광선의 발사. 마커스의 다른 팔이, 그 다음 왼쪽 다리가 떨어져 나갔다. 다음 순간 그는 나머지 한쪽 발에 의지하여 뛰어갔다. 그의 팔이 있던 구멍에서는 연기가 나고 있었다. 그는 사이먼을 보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를 알아보았다는 어떤 신호도 없었다. 그는 완전히 멍하게 사이먼을 쳐다보았다. 마치 그들이 한 번도 서로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인 것처럼. 그러고 난 다음 그는 쓰러졌다.

드론은 마커스의 두 번째 발을 분리시켰다. 그는 거꾸러졌다. 그의 머리와 몸통만이 남았다. 그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드론은 마커스의 남아 있는 부분에서 2피트 위의 상공을 떠다녔다. 드론은 아래로 계속해서 광선을 내쏘았다. 코어만 남을 때까지 살점을 발라냈다. 소프트볼 공보다 조금 크고 은으로 된 구(球) 형태의 머리에는 마디마디로 이어진 목 관절에 연결되었던 은으로 된 실린더가 붙어 있었다. 손바닥 크기의 머리가죽 조각이 아직도 거기에 붙어 있었다. 장갑판이 풀밭 위에 연기를 내며 뒹굴었다. 뜨거운 금속 냄새가 엽록소와 뒤섞였다. 살점이 붙어 있고 아직 꿈틀거리는 수족은 버려진 옷처럼 흩어져 있었다.

(…) 걸어가면서, 그는 마커스였던 그 연기 나는 조각들을 위험을 감수하며 잠시 뒤돌아보았다. 드론이 잔해 주위를 떠다니면서 비디오를 더 찍는 동안 잔해의 희미한 불빛은 꺼지고 있었다. 이것이 그들이 현재 처해 있는 모습이었다. 살점은 티타늄 장갑판에 연결되었다. 살점은 휘저은 생크림처럼 분쇄될 수 있었다. 사이먼은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으로 부드럽지만 세밀하게 자신의 이두근을 비틀었다. 그 안에는 밝은색 은으로 된 막대가 있었다. 본질적으로 마커스는, 그의 해골이 꾸고 있는 꿈이었다. 사이먼도 역시 그랬다.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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