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5년 05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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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76쪽 | 152*225*30mm |
ISBN13 | 9791185614014 |
ISBN10 | 118561401X |
출간일 | 2015년 05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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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76쪽 | 152*225*30mm |
ISBN13 | 9791185614014 |
ISBN10 | 118561401X |
우리역사연구재단에서 펴낸 여섯 번째 ‘우리국학총서’는 자산(自山) 안확(安廓: 1886~ 1946) 선생의 《조선문명사》이다. 안자산 선생은 국학자, 독립운동가로서 구한말에 태어나 일제하 한국인의 정신사에 찬란한 족적을 남기신 분이다. 3·1 만세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고, 이회영, 한용운, 이승훈, 오세창 등의 독립운동 선배들과 비밀결사 항일투쟁을 하였으며, 국어학, 국사학, 국문학, 국악, 미술사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엄청난 분량의 저술들을 발표하였다. 이번에 새로 번역된 《조선문명사》는 1923년 서울에서 간행되었으며, 원래 8권 분량으로 기획되었으나, 이 책은 그중 《조선정치사》로 저술된 것이다. 내용은 문명진보론의 관점에서 민족의 생활사를 정치체제의 변화 과정에 맞추어 상고시대부터 조선왕조까지 통사형식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서술 분량은 얼마 되지 않지만, 너무도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해설, 간결명료하면서도 사안의 핵심을 찌르는 깊이 있는 문체, 본문 도처에서 발견되는, 조선사뿐 아니라 그리스사, 로마사, 영국사, 프랑스사, 독일사 등 당시 선진제국들의 역사와 문화에 정통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우리 역사와 세계사와의 비교분석들은 1923년 당시 그 누구도 도달하지 못했던 민족지성의 한 특별한 정점을 보여 주고 있다. 안자산 국학의 특징은 동시대 어떤 국학자보다도 더 세련된 세계사적 감수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이 책은 21세기 오늘날에도 널리 읽힐 가치가 충분하다. |
우리국학총서(國學叢書를 펴내며 조선문명사(일명 조선정치사) 해제 부록 역자 일러두기 술례(述例) 제1장 서언(緖言) 제1절 개설(槪說) 제2장 태고(太古) 부락생활시대(部落生活時代) 제2절 조선 민족의 정주(定住)와 그 생활 제3절 조선 민족 이외의 제 종족과 그 관계 제4절 통치자를 갈망하기에 이르게 된 경로 제3장 상고 소분립 정치시대 - 단군시대에서 삼한시대까지 제5절 건국의 기초 제6절 단군의 헌법과 행정 제7절 봉건정치와 그 성질 소분립시대 제8절 정치상 분열 제9절 북방 여러 나라의 정치 제10절 남방 여러 나라의 정치 제11절 당시의 도시 제12절 각 방(邦) 정치의 일관(一貫) 제13절 한토(漢土)에 대한 식민과 그 변동 1 제14절 한토(漢土)에 대한 식민과 그 변동 2 제15절 신설 부락과 그 변동 제4장 중고 대분립 정치시대 상의 일변 대분립시대의 전기(삼국시대) 제18절 세 왕조 건설의 성질 제19절 고구려의 정치 제20절 고구려의 대신(大臣) 제21절 백제의 관제(官制) 제22절 백제의 해외 정책 제23절 신라 왕위 계승법의 특색 제24절 신라 제도의 발달 제25절 관리의 선거법 제26절 신라 지방정치 제27절 삼국 헌법의 공통된 특성 제28절 씨족제도의 발달 제29절 국민의 계급 제30절 경제의 상황 1 제31절 경제의 상황 2 제32절 종교 제33절 삼국의 관계 제34절 고구려의 강적과 외교 제35절 외교로 발생한 자연적인 영향 대분립시대의 후기(남북조시대) 제36절 문무왕의 통일 제37절 후고구려와 대조영(大祚榮) 제38절 대조영의 발해국 제39절 통일신라의 행정 제40절 지방자치 제41절 당나라 제도의 채택 제42절 불교와 귀족 제43절 통일신라의 쇠퇴 제5장 근고 귀족정치시대(고려) 제44절 근고사(近古史)의 의의 제45절 고려조 수립의 과정 제46절 천수대왕의 혁명 제47절 신정치의 4대 강령 제48절 신관제(新官制) 1 제49절 신관제(新官制) 2 제50절 군제(軍制) 제51절 귀족정치의 발생 제52절 귀족정치의 요소 그 하나=승(僧) 제53절 귀족정치의 요소 그 둘=무신(武臣) 제54절 귀족정치의 요소 그 셋=궁신(宮臣) 제55절 지방정치=구역(區域) 제56절 지방정치=관제(官制) 제57절 서경(西京) 제58절 향리(鄕吏) 제59절 사심관(事審官)과 기인(其人) 제60절 촌정치(村政治) 제61절 지방정치의 성질 제62절 사법제도(司法制度) 제63절 형법(刑法)의 정신 제64절 관리 임용과 정방(政房) 제65절 봉록(俸祿)과 전제(田制) 제66절 전쟁과 관리 제67절 노예(奴隸)의 운동(運動) 1 제68절 노예(奴隸)의 운동(運動) 2 제69절 관로(官路) 개방과 남반(南班) 제70절 신조직의 행정 제71절 유교도 제72절 귀족정치의 파괴 제6장 근세 군주독재정치시대(조선) 제73절 태조 이성계의 혁명과 독재정치의 유래 제74절 독재정치의 발달 제75절 입법(立法) 제76절 정기회의 제77절 임시회의 제78절 회의(會議)의 성격 제79절 의결 제80절 조지(朝紙)와 민론(民論) 제81절 국민대표의 발안(發案) 1 제82절 국민대표의 발안(發案) 2 제83절 정당의 발생 제84절 정당의 발달 제85절 당파와 정치 발달 제86절 정부(政府) 제87절 행정 각 부(各部) 제88절 대신(大臣) 1 제89절 대신(大臣) 2 제90절 대신(大臣) 3 제91절 행정장관 및 그 대신과의 관계 제92절 승정원(承政院) 1 제93절 승정원(承政院) 2 제94절 관제(官制)에서의 3대 부 제95절 대성(臺省) 제96절 관리(官吏) 1 제97절 관리(官吏) 2 제98절 관리(官吏) 3 제99절 서리(書吏) 제100절 왕실의 직사(職司) 제101절 지방정치=구역(區域) 제102절 도(道)의 감사(監司) 방백(方伯) 제103절 읍의 원 [수령(守令)] 제104절 어사(御史) 제105절 유향소(留鄕所) 제106절 향회(鄕會) 제107절 향헌(鄕憲)과 촌자치(村自治) 제108절 촌회(村會) 제109절 경찰행정 1 제110절 경찰행정 2 제111절 경찰행정 3 제112절 종교행정 1 제113절 종교행정 2 제114절 교육행정 1 제115절 교육행정 2 제116절 구제행정(救濟行政) 제117절 경제행정(經濟行政)=농업 제118절 경제행정(經濟行政)=상업 제119절 경제행정(經濟行政)=공업 제120절 경제행정(經濟行政)=어염(魚鹽), 삼림(森林), 목축(牧畜) 제121절 토목행정(土木行政) 제122절 교통행정 제123절 외무행정 제124절 군무행정(軍務行政) 제125절 군무행정(軍務行政)=징발(徵發) 제126절 군무행정(軍務行政)=병역(兵役) 1 제127절 군무행정(軍務行政)=병역(兵役) 2 제128절 재무행정(財務行政) 1 제129절 재무행정(財務行政) 2=세입(歲入) 제130절 재무행정(財務行政) 3=지출 제131절 재무행정(財務行政) 4 제132절 사법행정(司法行政) 제133절 가족제도 제134절 계급 제135절 족내(族內)의 도덕과 그 영향 제136절 독재정치의 말기 1 제137절 독재정치의 말기 2=관리의 악화 제138절 독재정치의 말기 3=민의의 타락 제139절 독재정치의 말기 4 제140절 독재정치의 사명 자산 안확 연보와 주요 논저 《조선문명사》 역자 후기 |
1923년 국학자 안확(安廓) 선생이 쓰신 한국사 개설서인 『조선문명사』를 읽었다.
단재 신채호의 『조선상고사』, 위당 정인보의 『조선사연구』, 민세 안재홍의 『조선상고사감』, 남창 손진태의 『조선민족사개론』 등과 함께 자산 안확의 조선문명사는 20세기 초 국학자들의 대표적인 저서로 손꼽이는 작품이다.
하지만 일찍부터 쉽게 풀이된 책이 나온 조선상고사를 제외하면 나머지 저서들은 그저 이름만 거론될 뿐, 실제로 읽은 이들은 많지 않다. 30년 전 대학도서관에서 위당 정인보의 『조선사연구』를 처음 접했을 때였다. 위당이 어떤 주장을 펼친 것일까에 대한 궁금증과, 그의 책을 읽어야만 한다는 어떤 의무감 때문에 독서를 시작했지만, 너무나 어려운 한자들과 외국어 등이 난무한 그의 책을 읽는 것은 고역이었다. 결국 완독을 하지 못하고, 중요한 부분만을 발췌해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들의 책은 대개 20세기 초반의 국한문혼용체로, 한문 원전만큼이나 읽기가 어렵다.
안학은 한글 전용론을 펼친 주시경과 심한 논쟁을 벌인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국한문혼용을 주장했다. 지금 우리들은 국어 전용론의 한계로 국한문혼용체의 그의 글을 읽기를 어려워한다. 한글 전용론을 펼치는 우리나라라면, 마땅히 국한문혼용체로 쓴 20세기 고전들을 쉽게 한글로만 바꾸어놓은 노력을 해야 마땅하다. 그래야 학문의 단절없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0세기 초반의 고전들은 읽기 쉬운 현대어로 제대로 옮겨지지 못했다.
그런데 우리역사연구재단에서 수년 전부터 우리국학총서를 발행해, 국학자들의 책을 현대어로 바꾸고 역주까지 달은 책들을 출판해오고 있다. 최남선의 『불함문화론』, 권덕규의 『조선유기략』, 정인보의 『조선사연구 상, 하』, 안재홍의 『조선상고사감』, 그리고 이번에 송강호씨의 역주로 『조선문명사』가 새롭게 출간되었다.
우리나라는 해방 된 후, 단재와 위당 등의 학문이 단절되고, 조선사편수회 출신의 식민사학자들과 그의 제자들이 사학계를 장악하게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나라 국학자들의 학문은 배척된 반면, 서구식(일본식 포함) 교육을 받은 학자들의 연구 방법 또는 업적만을 제대로 된 것이라고 인정되면서, 우리나라 학문은 사실상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해 버렸다. 그 때문인지 한국사학계에서도 『사고전서』를 소화해 주제별로 분류해 계통을 세운 한치윤의 『해동역사』 조차 제대로 인용하는 학자들을 거의 없었다. 국한문혼용체에 20세기 초 고전적인 어법으로 사용된 국학자들의 책을 읽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따라서 단재의 학문조차 배척당하는 마당에 위당이나 민세, 자산의 업적들 되돌아보는 이는 극히 드물 수밖에 없다.
국학을 진흥시키기 위해 여러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가장 좋은 국학 진흥 방법은 먼저 국학의 기틀이 되는 선배 국학자들의 연구 성과들부터 현대어로 번역하고 주석을 달아 후학들에게 알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역사연구재단의 사업 방침은 요란하게 국학을 진흥시키겠다고 떠드는 단체들보다 훨씬 더 현명하게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글쓴이도 30년 전 읽지 못했던 『조선사연구』를 완독할 수 있었다.
이번에 출간된 안확의 『조선문명사』는 안확이 본래 계획했던 조선문명사 8권 가운데 한권인 조선정치사에 해당된다. 나머지 7권 가운데 조선문학사는 간행되었지만, 나머지 6권은 출간되지 못했다. 1886년에 태어난 안확은 1923년 삼일운동을 경험한 후 저술했다. 안확이 이 책을 출간할 당시, 그는 조선을 대표하는 학자로 이름이 높았다. 그의 문명사가 출간되자, 동아일보는 출간 축하회가 열린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다. 1920년대 저명했던 그는 오랫동안 잊혀왔다. 그에 대한 연구는 1980년대 이후에야 비로소 다시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그의 연구업적에 비해 덜 알려진 인물이다.
그의 책을 읽으면서 감탄스러웠던 점은 그가 조선의 역사를 서양사와 비교하면서, 우리 역사가 결코 서양에 비해 후진적이지 않음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서양사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 정치사의 양상을 그리스, 로마, 중세 유럽, 근대 독일이나 영국 등과 비교하면서 우리 정치사의 장점을 드러냈다. 그는 사회진화론의 관점의 영향을 받아 우리 역사를 진화의 관점에서 발전적으로 보았고, 특히 지자체의 발달을 크게 강조했다. 그는 다수 인민이 역사의 주체가 되어 우리 역사를 발전시켰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이해했다. 당시 식민통치하의 지식인들이 조선사를 비판적으로 본 것과 달리, 그는 조선을 민족사에서 가장 문명이 발전한 시기로 보았다. 조선국권회복단 마산지부장을 맡기도 했던 독립운동가인 그의 글에는 우리 민족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들어있음을 보게 된다.
그는 스스로 조선문명사를 쓰기 위해 8,500권의 책을 읽었다고 자부했는데, 정치사 분야에 해당되는 이 책에서도 그의 폭넓은 독서량을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 많다. 신라의 화폐에 금전, 연전, 철 3종이 있고, 그 형태는 모두 문양이 없다는 표현은 그가 한치윤의 『해동역사』를 보았거나, 1149년 송나라 홍준이 펴낸 『전통(錢通)』을 보지 않고는 알 수가 없는 내용이다. 물론 그가 6두품인 최치원을 평민이라고 본 것이나, 고려 말에 남반이 권력을 독점했다고 본 것 등 현재 학계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도 펼친 점도 많다. 몇몇 사소한 문제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가 우리나라 정치사를 긍정적으로 정리한 거의 최초의 학자라는 점에서 그의 학문적 업적은 결코 무시될 수는 없을 것이다.
안확의 조선문명사가 현대어로 옮겨져 출간된 것은 우리나라 국학 연구에 있어서 소중한 디딤돌을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상업적으로 볼 때 이런 책들은 결코 많이 팔릴 수는 없는 책이다. 이런 책들을 묵묵히 남들이 알아주건 그렇지 않건 간에 뚝심을 갖고 국학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역사연구재단의 노력은 참으로 존경스럽다. 동북아연구재단 등이 해야 할 일을 민간 재단에서 말없이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아름답다. 묵묵히 일하는 이분들께 박수를 보낸다.